한 줄 요약: 에이전틱 AI는 단순 응답 도구가 아니라 목표를 받아 스스로 판단·실행하는 ‘디지털 동료’로 옮겨가고 있다. 채용에서 도입이 가장 빠르고, 핵심은 최종 판단을 사람이 유지하는 운용 설계다.
HR 담당자라면 한 번쯤 이런 순간을 경험했을 것이다. 채용 공고를 올린 지 일주일 만에 이력서가 300장 넘게 쌓이고, 그 중 절반은 직무와 무관한 지원서다. 성과 리뷰 시즌이 되면 팀장들은 “어떻게 쓰면 되냐”는 질문을 쏟아내고, 신입사원 온보딩 체크리스트는 누가 어디까지 진행했는지 파악조차 어렵다. 인력은 그대로인데 업무는 복잡해지는 구조다.
2026년 지금, 이 그림이 달라지고 있다. 달라지게 만드는 주역은 에이전틱 AI(Agentic AI)다.
76%
1~2년 내 AI 미도입 시 경쟁 뒤처짐
TeamSense 조사
86.7%
국내 매출 500대 인사업무 AI 활용
국내 조사 (본문 인용)
27%
HR 영역 중 AI 활용 1위(채용)
SHRM 2026 State of AI in HR
단순 자동화를 넘어선 ‘행동하는 AI’
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HR AI는 주로 ‘답해주는’ 도구였다. 챗봇에 질문하면 FAQ를 안내해주고, 이력서를 붙여넣으면 키워드 점수를 뽑아줬다. 사람이 입력하면 AI가 반응하는 구조다.
에이전틱 AI는 다르다. 목표를 주면 스스로 판단하고 실행하며, 결과를 확인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채용 파이프라인을 예로 들면, 후보자 정보를 수집하는 에이전트, 직무 적합도를 평가하는 에이전트, 일정을 조율하는 에이전트가 각자 역할을 나눠 전체 프로세스를 처리한다. 사람은 최종 판단만 내리면 된다.
실제로 Workday는 2025년 말부터 복수의 AI 에이전트를 동시에 운용할 수 있는 멀티에이전트 프레임워크를 확장했다. 성과 관리 에이전트는 실시간 기여 데이터를 분석해 관리자에게 근거 있는 리뷰 초안을 제시하고, 채용 에이전트는 지원서의 IP 정보와 자동화 패턴을 분석해 봇 지원을 걸러낸다. 이런 기능들이 HR 실무자의 맥락에서 어떤 의미인지는 잠깐 뒤에 다시 짚겠다.
실행 팁 — 초안은 AI, 마감은 사람 Lattice·Workday의 성과 관리 에이전트가 리뷰 초안을 만들면 관리자가 빈 화면 앞에서 고민하는 시간이 줄어든다. 다만 ‘초안을 받아 고치는’ 문화를 팀 내에 명확히 설정해두는 것이 전제다.
숫자가 말해주는 현실
76%의 HR 리더는 향후 1~2년 내에 AI를 도입하지 못하면 경쟁에서 뒤처질 것이라고 답했다(TeamSense 조사). 한국에서도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86.7%가 이미 인사 업무에 AI를 활용하고 있다는 조사가 나왔다.
그런데 현실은 좀 더 복잡하다. 생성형 AI를 도입한 기업의 80%는 실질적인 업무 성과 개선을 체감하지 못했다는 보고도 있다. 이 간극의 원인은 대개 하나다. AI를 ‘도구’로 쓰지 않고, 도구 위에 또 도구를 얹어놓은 채 어떻게 써야 할지 몰라서다.
AI 활용이 가장 활발한 HR 분야는 채용(27%)이고, 다음이 HR 테크(21%), 학습·개발(17%), 직원 경험(14%) 순이다(SHRM, 2026 State of AI in HR). 채용이 압도적으로 많은 건 데이터가 풍부하고 반복 작업이 많기 때문이다. 이력서 스크리닝 시간을 최대 75%, 면접 일정 조율 시간을 36% 단축한 사례도 보고됐다.
주의 — 이탈 징후 감지의 양날 Culture Amp·Lattice의 펄스 서베이는 로그인 빈도 감소 같은 패턴으로 이탈 징후를 잡지만, 잘못 쓰면 감시 문화로 흐를 수 있다. 도입 전 활용 범위와 알림 책임자를 명확히 정의해야 한다.
HR 실무자가 당장 쓸 수 있는 도구들
개인적으로는 도구 이름을 나열하는 것보다 ‘어떤 상황에서 무엇을 쓰는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상황별로 정리해본다.
채용 스크리닝이 병목일 때
Eightfold AI나 Phenom은 단순 키워드 매칭이 아닌 컨텍스트 기반 후보자 분석을 제공한다. 직무기술서와 지원자의 경력 궤적을 비교해 “이 사람이 이 역할에서 성장 가능한가”를 판단하는 방식이다. 국내 기업이라면 Wanted나 사람인의 AI 매칭 기능도 비슷한 역할을 한다. 어떤 도구든 핵심은 최종 판단은 사람이 해야 한다는 점이다. AI가 올려준 후보자 풀을 보고, 왜 이 사람이 추천됐는지를 실무자가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성과 관리가 형식적으로 흐를 때
Lattice나 Workday의 성과 관리 에이전트는 목표 달성 데이터, 피드백 기록, 동료 평가를 종합해 리뷰 초안을 제시한다. 관리자가 빈 화면 앞에서 고민하는 시간을 줄이고, 더 구체적인 대화를 유도한다. 다만 이 초안이 그대로 최종 평가가 되면 곤란하다. ‘초안을 받아 고치는’ 문화를 팀 내에 명확히 설정해두는 것이 전제다.
학습·개발 예산이 부족할 때
LinkedIn Learning이나 Docebo는 직원의 역할, 목표, 스킬 갭을 분석해 맞춤형 학습 경로를 제안한다. 한국에서는 Riiid나 클래스101 B2B 솔루션도 비슷한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Notion AI를 활용해 팀 내 학습 메모, 온보딩 가이드, 업무 매뉴얼을 자동 정리하는 방식도 실용적이다.
직원 경험 데이터가 없을 때
Culture Amp이나 Lattice의 펄스 서베이 기능은 정기 설문 없이도 실시간으로 팀 감정 온도를 측정한다. 주목할 건 이탈 징후 감지 기능이다. 특정 패턴(로그인 빈도 감소, 미팅 참여율 하락 등)을 감지해 HR에게 알림을 준다. 솔직히 이 기능은 양날의 칼이다. 잘 쓰면 조기 개입이 가능하지만, 잘못 쓰면 감시 문화로 흐를 수 있다.
코드 한 줄로 이해하는 AI 기반 HR 데이터 조회
도구를 직접 개발하거나 기존 시스템과 연동할 때, 간단한 Python 코드로 HR 데이터를 조회하고 분석하는 방식이다. Workday나 Bamboo HR 같은 플랫폼은 REST API를 제공한다.
import requests
HR 플랫폼 API 연동 예시 (직원 이직 리스크 데이터 조회)
def get_attrition_risk_report(api_url, auth_token, department_id):
headers = {
"Authorization": f"Bearer {auth_token}",
"Content-Type": "application/json"
}
params = {
"department": department_id,
"risk_level": "high", # high / medium / low
"include_factors": True # 이탈 요인 포함
}
response = requests.get(
f"{api_url}/workforce/attrition-risk",
headers=headers,
params=params
)
if response.status_code == 200:
data = response.json()
# 고위험 직원 목록 + 주요 요인 추출
for employee in data.get("at_risk_employees", []):
print(f"{employee['name']} | 위험도: {employee['risk_level']}")
print(f" 주요 요인: {', '.join(employee.get('risk_factors', []))}")
return response.json()
실제 운용에서는 이직 위험도 데이터만 있다고 해서 대응이 가능한 게 아니다. 이 데이터가 팀장에게 어떻게 전달되고, 어떤 대화로 이어지느냐가 핵심이다. 기술 구현보다 운용 설계가 어려운 이유다.
AI 시대, HR 담당자의 역할은 무엇인가
에이전틱 AI가 채용, 성과 관리, 학습 설계까지 맡아간다면 HR 담당자는 무엇을 해야 할까. 이건 진짜 중요한 질문이다.
대학들도 이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NC State)는 전교 단위의 데이터 사이언스·AI 교육 모델(ADAPT)을 도입하면서 특정 전공이 아닌 모든 학생이 AI 도구를 실무에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는 방향으로 전환했다. HR 분야도 같은 방향이다. AI를 개발하는 사람이 아닌, AI와 협업해서 더 나은 인사 결정을 내리는 사람이 필요하다.
구체적으로는 세 가지 역할이 남는다고 본다.
첫째, AI가 제시하는 데이터를 해석하고 조직 맥락에 연결하는 역할이다. 이직 위험도가 높다는 데이터를 받았을 때, 그것이 번아웃인지, 보상 불만인지, 커리어 막힘인지를 판단하는 건 사람이다.
둘째, AI 사용 기준을 설계하는 역할이다. 어떤 결정을 AI에게 위임하고, 어떤 결정은 반드시 사람이 내려야 하는지를 정하는 HR 거버넌스다. 이건 법적 리스크(근로기준법, 개인정보보호법)와도 직결된다.
셋째, 직원들이 AI 도구를 실제로 잘 쓸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이다. 도구를 도입했다고 끝이 아니다. 팀장이 AI 리뷰 초안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수정하는지, 직원이 AI 학습 추천을 어떻게 활용하는지를 관리해야 한다.
마무리하며
AI 에이전트는 HR 담당자를 대체하러 온 게 아니다. 적어도 지금 단계에서는. 반복적이고 데이터 집약적인 작업을 처리하면서 더 중요한 판단에 집중할 시간을 만들어주는 역할이다.
문제는 그 ‘더 중요한 판단’이 무엇인지를 지금 HR 조직이 명확히 갖고 있느냐다. AI가 빠르게 들어오는 지금이 오히려 “HR의 본질적 가치는 무엇인가”를 재정의할 기회다. 답은 아직 없다. 다만 방향은 보인다.
💡 시사점:
① 에이전틱 AI는 채용·성과·학습·EX 전 영역에서 ‘행동하는 AI’로 진화 중이다.
② 도입률 86.7% 시대에도 80%는 성과 개선을 체감하지 못한다 — 운용 설계가 핵심이다.
③ HR은 데이터 해석자·AI 거버넌스 설계자·도구 활용 지원자라는 세 역할로 재정의된다.
#에이전틱AI#HR거버넌스#디지털동료
참고 링크
- SHRM, “The State of AI in HR 2026 Report” (2026)
- Workday, “Sana AI Agents from Workday” (2026)
- TeamSense, “43 AI Tools for HR to Transform Your Workforce Management in 2026” (2026)
- HR Acuity, “The Best AI Tools for HR in 2026” (2026)
- arXiv, “The NC State ADAPT Model: University-wide Data Science and AI Education” (2026)
- Speak, “2026년 HR 트렌드 전망: AI 에이전트가 변화시킬 인사관리의 미래” (2026)
작성: 서재홍 | NO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