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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가 연봉보다 안정을 원한다 — 불확실성 시대, HR이 다시 써야 할 약속

67%. 대학을 갓 졸업한 신입 직원 3명 중 2명은, 지금 이 순간 더 높은 연봉보다 장기적인 고용 보장을 원한다고 답한다. 경제 불확실성이 심화된 2025~2026년, 채용 시장의 심리가 바뀌었다. 보상이 아니라 안전, 성과보다 생존이 먼저가 된 시대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같은 시기에 ‘장기 고용’이라는 개념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AI가 직무를 재편하고, 자동화가 역할을 대체하면서, 회사가 직원에게 “평생 함께하겠다”고 약속하기가 어려워졌다. 고용 보장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정작 그 보장을 줄 수 있는 조직이 줄어들고 있다는 뜻이다.

이 간극 앞에서, HR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장기 고용이 사라진 자리에 남은 것

“종신 고용은 끝났다”는 말은 이미 익숙하다. 하지만 익숙하다고 해결된 건 아니다. 문제는 그 빈자리를 무엇으로 채울 것이냐다.

최근 HR 담론에서 주목받는 개념이 고용가능성(Employability)이다. 회사가 직원의 미래 자리를 보장해줄 수 없다면, 대신 어디서든 일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주겠다는 약속이다. 특정 기업에 묶인 생존이 아니라, 시장 전체에서 통하는 경쟁력. 이것이 장기 고용을 대체하는 새로운 HR의 계약이 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이 개념은 크게 두 축으로 구성된다. 하나는 ‘행동 엔진’ — 어떤 상황에서도 배우고 적응하는 자세와 습관. 다른 하나는 ‘시장 기술 엔진’ — 지금 이 순간 시장이 원하는 기술을 갖추는 것. 전자가 태도라면, 후자는 실력이다. HR의 역할은 이 두 엔진이 동시에 돌아갈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드는 일이다.

안정을 원하는 신입사원에게 “우리 회사에 영원히 있어도 된다”고 말하는 건 현실적이지 않다. 그러나 “여기서 쌓은 경험과 역량으로, 어디서든 살아남을 수 있다”는 약속은 가능하다. 그리고 그것이 오히려 더 강력한 리텐션 도구가 되기도 한다.


인재관리를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는 문제

조직의 인재관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그것을 진심으로 책임지는 리더가 드물다는 데 있다. 채용은 HR 부서의 일, 육성은 교육팀의 일, 유지는 보상팀의 일로 분산되다 보면, 정작 한 사람의 커리어를 전체적으로 보는 시선이 사라진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인재관리에 강한 ‘챔피언(champion)’ 리더를 조직 내에 키우는 데는 5가지 연구 기반 개입이 효과적이다.

  1. 인재관리의 전략적 중요성을 명시적으로 인식시키기 — 리더가 이것이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부가 업무가 아님을 이해하게 한다.
  2. 리더가 직접 인재 식별과 개발에 참여하게 하기 — 위임이 아닌 직접 관여가 핵심이다.
  3. 인재관리 행동을 평가와 보상 기준에 연결하기 — 측정되지 않으면 실행되지 않는다.
  4. 역할 모델이 될 수 있는 선배 리더를 노출시키기 — 말보다 모델이 강하다.
  5. 인재관리 역량 향상을 위한 코칭과 피드백 제공하기 — 의지가 있어도 방법을 모르면 멈춘다.

핵심은 ‘시스템’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인재관리가 살아 움직이려면, 그것을 믿고 실행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HR은 그 시스템을 설계하는 것에 더해, 그 시스템을 이끌 리더를 함께 키워야 한다.


변화관리는 HR의 일이 아니다 — 그렇다면 누구의 일인가

조직 변화가 실패하는 이유는 대부분 기술이나 구조의 문제가 아니다. 사람의 문제, 더 정확히는 리더십의 문제다.

갤럽 조사에 따르면, 조직 변화 과정에서 리더가 효과적으로 소통하고 있다고 ‘강하게 동의’하는 직원은 3명 중 1명에 불과하다. 나머지 3분의 2는 변화의 이유도, 방향도, 자신의 역할도 명확히 모른 채 흔들린다. 그 불안이 저항이 되고, 저항이 실패가 된다.

그런데 많은 기업에서 변화관리(Change Management)는 여전히 HR의 프로그램으로 취급된다. 오리엔테이션, 워크숍, 내부 커뮤니케이션 캠페인. 하지만 직원들은 HR 담당자의 메일보다 자신의 직속 상사의 말 한 마디에 더 크게 반응한다. 변화의 진짜 관리자는 C레벨, 그 중에서도 CEO여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변화관리를 HR에 위임하는 순간, 두 가지 문제가 생긴다. 하나는 HR이 ‘변화의 전령’이 되어 저항의 표적이 되는 것. 다른 하나는 정작 결정권자인 리더가 변화로부터 한 발 물러서는 것. 변화는 HR이 설계하되, 실행과 소통의 주체는 리더여야 한다.


빠르게 성장하는 조직일수록 HR이 더 중요하다

한 가지 직관과 반대되는 데이터가 있다. “회사가 작고 빠르게 움직일 때는 HR이 필요 없다”는 통념이다.

최근 조사에서, 응답자의 63%는 “좋은 HR 기능이 회사 성장을 이끈다”고 동의했다. 80%는 “성장하는 회사에 HR 리더는 필수”라고 답했다. 빠르게 성장하는 조직일수록 채용 실수 한 번이 더 크게 작용하고, 온보딩 부실이 이탈로 직결되며, 내부 갈등이 속도를 잡아먹는다. 스케일업 단계에서 HR이 약하면, 성장 자체가 위기의 씨앗이 된다.

2026년 HR 트렌드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단순하다: 비즈니스 영향(Business Impact). HR이 복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지원 부서가 아니라, 조직의 성과와 방향에 직접 기여하는 전략 파트너가 되어야 한다는 요구다. 채용 한 명, 개발 프로그램 하나, 평가 설계 하나가 비즈니스에 어떤 결과를 만드는지를 HR 스스로 측정하고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불확실성 시대의 HR이 해야 할 ‘약속’

67%의 신입사원이 연봉을 깎아도 안정을 원한다는 숫자는, 단순히 경기 심리의 반영이 아니다. 그것은 조직과 직원 사이의 신뢰가 얼마나 약해졌는지를 보여주는 신호다.

불확실성은 외부에서 온다. 하지만 그 불확실성이 직원의 불안이 되느냐, 조직의 동력이 되느냐는 HR의 설계에 달려 있다.

  • 장기 고용 대신 고용가능성을 약속하고
  • 시스템 대신 인재관리 챔피언을 키우고
  • 변화를 HR에 떠넘기지 않고 리더가 직접 소통하며
  • HR의 모든 행동을 비즈니스 결과와 연결한다

이 네 가지가 2026년, 불확실성 시대의 HR이 해야 할 일이다. 안정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조직이 줄 수 있는 가장 솔직한 약속이기도 하다.


참고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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