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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하청 교섭 책임, 노란봉투법의 시험대에 오르다

하청 노조에서 “원청과 직접 교섭하겠다”는 공문이 도착했을 때, 원청 인사팀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2026년 3월 10일부터 시행된 개정 노동조합법 제2조 제2호 후단은 직접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원청도 하청 근로자의 근로조건을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하면 노조법상 사용자가 된다고 명문화했습니다. 현대차 사내하청처럼 원청 설비·공간에서 원청 지시를 받으며 일하는 구조라면 이 조항이 교섭 의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교섭 거부 시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 벌금이라는 형사 책임까지 따릅니다.

달라진 법 조항 — ‘계약외사용자’ 개념이 명문화됐다

개정 전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조 제2호는 사용자를 “사업주, 사업의 경영담당자 또는 그 사업의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동하는 자”로만 정의했습니다. 원청이 이 범위에 들어가는지는 법원이 사건마다 달리 판단했고, 판례는 대체로 좁게 해석해 왔습니다.

2025년 9월 9일 개정(2026년 3월 10일 시행)된 노조법 제2조 제2호는 이 정의 뒤에 다음 문장을 추가했습니다.

“근로계약 체결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하여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도 그 범위에 있어서는 사용자로 본다.”

고용노동부 해석지침(2026.2.24.)은 이 조항에 해당하는 주체를 ‘계약외사용자’라고 부릅니다. 하청업체와 도급계약을 맺고 있는 원청(현대차, 현대중공업 등 대형 제조업 원청)도 실질 요건을 충족하면 이 범주에 포함됩니다.

계약외사용자로 인정되면 법리 연결은 자동으로 이어집니다. 노조법 제29조 제1항은 “노동조합의 대표자는 사용자 또는 사용자단체와 교섭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권한을 가진다”고 규정합니다. 원청이 사용자로 인정되면 하청 노조는 원청에 직접 교섭을 요구할 수 있고, 원청이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면 노조법 제81조 제3호(단체교섭 거부·해태 금지) 위반으로 부당노동행위가 성립합니다. 제90조에 따라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 벌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개정 노조법은 제3조의2(손해배상 면제)도 신설했습니다. 정당한 쟁의행위로 인한 손해에 대해 노동조합이나 근로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도록 한 규정입니다. 생산 차질을 이유로 하청 노조에 수억 원대 손배소를 제기하는 관행이 이 조항으로 제한됩니다.

계약외사용자 판단 5대 요소 — 고용노동부 2026.2.24. 확정

고용노동부는 2026년 2월 24일 「개정 노동조합법 해석지침」을 통해 계약외사용자 인정 여부를 가르는 다섯 가지 기준을 확정했습니다. 이 지침은 법원의 최종 판단을 구속하지 않지만, 노동위원회 심판과 행정 집행의 출발점이 됩니다.

  • ① 근로조건에 대한 구조적 통제 (주된 요소) — 근로시간, 휴식, 업무배치, 안전 등에 관한 규칙·시스템을 원청이 통제하는지
  • ② 설비·장비·장소에 대한 법적·사실상 통제력 (주된 요소) — 하청 근로자가 일하는 공간·장비를 원청이 소유·관리하는지
  • ③ 도급계약·과업지시서·관리시스템 등을 통한 간접적 결정력 (주된 요소) — 계약 구조를 통해 원청이 근로조건을 간접적으로 결정하는지
  • ④ 업무 조직에의 편입 정도 (보완적 징표) — 하청 근로자가 원청의 생산·업무 조직에 구조적으로 통합되어 있는지
  • ⑤ 경제적 종속성 (보완적 징표) — 전속성, 계약의 계속성 등 경제적 의존 관계

지침은 ①~③이 주된 판단요소이고 ④·⑤는 보완적 징표임을 명시하며, 종합 판단이 원칙임을 강조합니다. 어느 하나가 결정적이지 않고, 복수의 요소가 겹칠수록 사용자성 인정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계약 형태별 사용자성 판단 — 현대차형 사내도급이 가장 높다

도급·용역·위탁 등 계약 형태에 따라 원청의 사용자성 인정 가능성은 뚜렷하게 달라집니다. 고용노동부 해석지침과 기존 판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계약 형태 사용자성 주된 요소 충족 핵심 근거
사내도급 (원청 시설 내) 상 ●●● ①②③ 모두 혼재 근무, 원청 직접 지시, 설비 원청 소유 (대법원 2007두8881)
용역 (경비·청소·시설관리) 중상 ●●○ ①② 충족, ③ 부분 원청 사업장 내 근무, 근무시간·배치 원청이 실질 결정
건설 하도급 중상~중하 ●○○ ③ 부분, ①② 현장 따라 다름 현장 지시 빈도에 따라 편차 큼 — 혼재 근무 시 ‘상’에 근접
업무위탁 (IT 외주 등) 중하 ○○○ ③ 부분, ①② 미약 수행방법 수탁자 재량, 납품 형태 중심 — 직접 지시 제한적
독립 전문직 (감리·번역 등) 하 ○○○ ①②③ 미충족 자체 판단·독립 수행 구조 — 지시 관계 최소

현대차 사내하청이 판단 기준점이 되는 이유

대법원 2007두8881 판결은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근로자들에 대해 불법파견을 인정했습니다. 원청이 하청 근로자에게 구체적 작업 지시를 하고, 원청 공장 설비와 생산 시스템에 하청 근로자가 편입되어 있다는 점이 핵심이었습니다. 이는 개정 노조법 5대 판단요소 ①②③에 그대로 대응합니다.

개정법 시행 이후 이 구조에서 하청 노조가 원청에 교섭을 요구하면, 원청이 “우리는 계약외사용자가 아니다”라고 항변하기가 상당히 어려워졌습니다. 사내하청의 실질적 지배·관리 관계를 법원이 이미 선례로 인정했기 때문입니다. 노란봉투법은 이 판례 논리를 입법으로 명문화·확장한 구조입니다.

아울러 개정 노조법 제2조 제5호는 ‘노동쟁의’의 대상을 확대해,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경영상의 결정, 근로자 지위의 결정에 관한 사항도 쟁의 대상이 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도급단가 결정, 외주화 확대 방침 등이 교섭·쟁의 대상이 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열린 것입니다.

원청이 지금 확인해야 할 세 가지

개정 노조법 시행 이후 원청이 실무적으로 점검해야 할 사항을 정리합니다.

첫째, 교섭 요구 공고 의무를 확인하십시오. 하청 노조가 교섭 요구서를 제출하면 원청은 지정된 방법과 기간 내에 사업장 게시 등 공고를 해야 합니다. 공고 절차를 이행하지 않으면 그 자체가 불성실 교섭으로 문제될 수 있습니다.

둘째, 교섭 범위를 명확히 설정하십시오. 제2조 제2호 후단은 “그 범위에 있어서는 사용자로 본다”는 구조입니다. 원청이 실질적으로 지배·결정하는 사항(근로시간, 안전 기준, 작업 배치 등)만 교섭 의무가 발생합니다. 하청사용자가 독자적으로 결정하는 임금·퇴직금 등은 원청 교섭 범위 밖임을 사전에 명확히 해 두는 것이 분쟁 예방의 핵심입니다.

셋째, 부당노동행위 리스크를 점검하십시오. 원청이 계약외사용자가 아니라고 자체 판단해 교섭을 거부할 경우, 노동위원회 부당노동행위 심판과 형사 고발이 동시에 진행될 수 있습니다. 최종 법적 판단이 나오기 전이라도 교섭 절차를 이행하거나 조정을 신청하는 방식이 현실적으로 안전한 선택입니다.

💼 위너스 인사이트
현장에서 자문을 진행하다 보면, 원청이 “도급계약이므로 지시 관계가 없다”고 주장하면서도 실제로는 하청 근로자의 출퇴근·안전교육·작업 중단을 직접 관리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개정 노조법 시행 이후 이 간극은 계약외사용자 인정의 핵심 증거가 됩니다. 도급 운영 방식 전반을 점검하고, 교섭 요구가 도착하기 전에 대응 방침을 세워두는 것이 불필요한 분쟁을 막는 첫걸음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계약외사용자로 인정되면 하청 근로자의 임금까지 원청이 교섭해야 하나요?

아닙니다. 개정 노조법 제2조 제2호 후단은 “그 범위에 있어서는 사용자로 본다”고 규정합니다. 원청이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사항(근로시간, 안전기준, 작업배치 등)에 한해 교섭 의무가 발생하며, 하청사용자가 독자 결정하는 임금·퇴직금 등은 원청 교섭 범위 밖입니다.

Q. 노란봉투법 시행(2026.3.10.) 이전에 체결한 도급계약도 적용되나요?

네. 법은 계약 체결 시점이 아닌 교섭 요구 시점을 기준으로 적용됩니다. 2026년 3월 10일 이후 하청 노조로부터 교섭 요구를 받으면 기존 계약의 내용과 무관하게 계약외사용자 해당 여부가 판단됩니다.

Q. 원청이 교섭을 거부하면 어떤 절차가 진행되나요?

하청 노조가 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제기합니다. 노동위원회가 부당노동행위를 인정하면 교섭 응낙 명령이 발령되고, 불이행 시 이행강제금과 함께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 벌금(노조법 제90조)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Q. 5대 판단요소 중 어느 것이 가장 결정적인가요?

①근로조건 구조적 통제, ②설비·장소 통제력, ③계약을 통한 간접 결정력이 주된 요소입니다. 고용노동부 지침은 이 세 가지 중 복수 항목이 강하게 충족되면 계약외사용자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합니다.

Q. 정당한 쟁의행위로 생산 차질이 생기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나요?

정당한 쟁의행위에 한해 손해배상 청구가 제한됩니다(개정 노조법 제3조의2). 폭력·생산시설 점거 등 불법적 수단을 동반한 쟁의행위는 여전히 손해배상 대상입니다. ‘정당성’ 범위 판단이 실무 핵심 쟁점입니다.

작성: 서재홍 | NO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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