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시 배달라이더는 앱을 켜놓고 호출을 기다리는 시간까지 포함해 시간당 약 21달러(약 2만 9,000원)의 최저보수를 보장받습니다. 한국 배달라이더의 법정 최저임금은 0원입니다. 배달 건당 수수료만 받는 구조라 법적으로 최저임금법 적용 대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 간극을 좁히려는 시도가 2026년 최저임금 심의 테이블에 처음 올랐습니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고용노동부 장관은 2026년 4월 21일 최저임금위원회 1차 전원회의 소집과 함께 이례적인 요청을 했습니다. “시간·일·주·월 단위로 임금을 정하기 어려운 도급제 근로자에 대해 최저임금을 따로 정할지 검토해 달라”는 심의 요청이었습니다. 5월 26일 2차 전원회의에서 이 의제가 본격 논의 테이블에 올랐고, 노사는 즉각 충돌했습니다.
도급제 노동자란 건당 수수료 방식으로 일하는 배달라이더, 택배기사, 대리기사, 학습지 교사 등을 말합니다. 근로계약이 아닌 위탁·도급계약을 맺기 때문에 현행 최저임금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는 게 일반적 해석이었습니다. 하지만 플랫폼 경제의 팽창으로 이 형태의 노동자가 수백만 명으로 불어나면서 더 이상 외면하기 어려운 과제가 됐습니다.
왜 지금 이 논의가 중요한가
최저임금법은 이미 도급 노동자 보호의 씨앗을 품고 있습니다. 최저임금법 제5조 제3항은 “도급제 등의 경우 근로시간을 파악하기 어렵거나 시간급으로 최저임금을 정하는 것이 적합하지 않다고 인정되면 생산고 또는 업적의 일정 단위에 따라 최저임금액을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즉, 배달 건당 최소 수수료를 법으로 정하는 방식이 이미 법문에 근거가 있습니다. 위원회가 결의만 하면 당장 시행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노동계가 주목하는 수치는 약 800만 명입니다.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이하 특고)와 플랫폼 종사자를 합산한 규모로, 이들에게 최저임금법이 확대 적용되면 우리 노동시장의 구조가 근본적으로 달라집니다. 반면 경영계는 배달 플랫폼 기업과 그 뒤에 있는 영세 식당·소상공인에게 실질적인 비용 부담이 전가된다는 점을 앞세웁니다.
세 가지 핵심 쟁점
| 쟁점 | 노동계 입장 | 경영계 입장 | 현재 상황 |
|---|---|---|---|
| ① 대기시간 인정 여부 앱 켜놓고 호출 기다리는 시간 |
실질적 업무 대기 — 노동시간 인정 | 자유 이용 시간 — 노동시간 불인정 | 논의 중. 뉴욕시는 인정 |
| ② 산정 방식 시간급 vs 건당 최소보수 |
시간급 기준 적용 원칙 | 건당 방식도 허용 필요 | 최저임금법 제5조 제3항 — 건당 방식 법적 근거 존재 |
| ③ 적용 대상 범위 누구까지 포함할지 |
배달라이더·택배·대리기사·학습지 교사 전부 포함 | 업종별 차등, 단계적 적용 | 적용 대상 확정도 이번 심의 과제 |
세 쟁점 중 대기시간 인정 여부가 가장 큰 파급력을 가집니다. 배달라이더가 앱을 켜놓고 기다리는 시간을 노동으로 인정하면, 단순히 배달 건수를 기준으로 한 ‘건당 최저보수’보다 훨씬 높은 보호 수준이 요구됩니다. 현실적으로 하루 4~6시간을 대기로 쓰는 라이더가 많기 때문입니다.
실무자가 주목해야 할 포인트
- 배달 플랫폼 사업자: 라이더 계약 구조 전면 재검토 필요. 위탁계약 형식이어도 최저임금 적용 대상이 될 경우 수수료 체계를 바꿔야 한다.
- 음식점·소상공인: 플랫폼 수수료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 주의. 배달 비용 구조 변화에 미리 대응할 것.
- 택배·대리운전 업체: 도급 계약이지만 실질적 지휘·감독이 인정되면 최저임금 외 4대 보험 문제까지 연쇄 파급 가능.
- 특고 종사자 본인: 이번 논의가 최저임금법 적용에 그치지 않고 근로자성 인정 여부로 확대될 여지가 있다. 추이를 지켜볼 것.
- 법정 기한: 6월 29일이 법정 의결 기한이나, 과거 사례를 보면 매년 기한을 넘겨 7~8월에 결정됐다. 7월까지 확정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자문 현장에서 도급·위탁 계약 사업체들이 가장 많이 물어보는 것이 바로 “우리 기사/라이더는 근로자가 아니니 최저임금 안 지켜도 되죠?”입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배차 지시, 복장 규정, 앱 이탈 제한 등 실질적 지휘·감독 요소가 있는 경우가 많아 근로자성 다툼이 생기면 최저임금 소급 문제도 함께 따라옵니다. 이번 법 개정 논의와 무관하게, 지금 계약 구조를 다시 들여다보는 것이 분쟁 예방의 첫걸음입니다.
앞으로의 일정과 전망
최저임금위원회는 심의 요청일(3월 말)로부터 90일 이내인 6월 29일까지 최저임금안을 의결해야 합니다. 그러나 최저임금 자체의 인상률 논의도 병행되기 때문에, 역대 대부분의 해에 법정 기한을 지키지 못하고 7~8월에야 결론이 났습니다. 도급 노동자 적용 문제는 워낙 새로운 의제여서 올해 안에 결론이 나지 않고 다음 심의 주기로 넘어갈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러나 흐름은 분명합니다. 2026년 현재 플랫폼 종사자 고용보험 확대 적용이 이미 시행 중이고, 노동부는 ‘권리 밖 노동자 패키지법'(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 보호법) 재추진 방침을 밝혔습니다. 최저임금 확대 논의는 이 흐름의 한 고리입니다. 도급계약으로 인력을 운용하는 사업장이라면, 이번 논의를 단순히 ‘배달업계 얘기’로 넘겨서는 안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현재 배달라이더에게 최저임금이 적용되나요?
현행법상 도급·위탁 계약을 맺은 배달라이더는 최저임금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아 최저임금 보호를 받지 못합니다. 다만 실질적으로 근로자성이 인정되면 소급 적용 가능성이 있습니다.
Q. 최저임금법에 도급 노동자 관련 조항이 있나요?
네. 최저임금법 제5조 제3항은 도급제 근로자에 대해 생산고·업적 단위로 별도 최저임금을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위원회 결의만으로 시행 가능한 조항입니다.
Q. 법정 기한이 6월 29일인데, 그때까지 결론이 나나요?
과거 사례상 대부분 법정 기한을 초과해 7~8월에 결론이 났습니다. 도급 노동자 의제는 추가 논의가 필요해 올해 안에 결론이 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Q. 소상공인·음식점에도 영향이 있나요?
배달 플랫폼이 라이더 보수 보장 비용을 수수료에 반영하면 음식점 배달비 부담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간접 영향을 주의해야 합니다.
Q. 택배기사나 대리기사도 같은 논의 대상인가요?
네. 노동부 심의 요청에는 배달라이더 외에 택배기사·대리기사·학습지 교사 등 도급제로 일하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 전반이 포함됩니다.
작성: 서재홍 | NO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