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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 60세, 왜 법으로 정했나 — 고령자고용법 제19조 해설과 2026년 개정 논의 핵심

HR 담당자라면 한 번쯤 이런 질문을 받았을 것이다. “우리 회사 취업규칙에 정년이 58세로 돼 있는데, 괜찮은 거죠?” 괜찮지 않다. 2017년 1월 1일부터 모든 사업장에서 근로자 정년은 반드시 60세 이상이어야 한다. 취업규칙에 59세라고 적혀 있어도, 노사가 합의해서 55세로 정했어도, 법은 그것을 60세로 읽는다. 그런데 지금 이 60세 기준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민주당 정년연장특위가 65세 단계적 연장을 논의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금 당장 취업규칙을 바꿔야 하나”, “임금피크제를 손봐야 하나”는 문의가 부쩍 늘었다. 개정안이 나오기 전, 현행 법이 정확히 무엇을 요구하는지부터 정리한다.

법은 뭐라고 하나 — 제19조, 강행규정의 의미

정년을 규율하는 핵심 조문은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 제19조다.

  • 제19조 제1항: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한다.”
  • 제19조 제2항: “사업주가 제1항에도 불구하고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미만으로 정한 경우에는 정년을 60세로 정한 것으로 본다.”

‘정한 것으로 본다’는 표현이 핵심이다. 당사자 의사와 무관하게 법이 직접 내용을 채운다는 뜻, 즉 강행규정이다. 단체협약으로 55세 정년을 합의했더라도, 취업규칙에 53세라고 명시했더라도 — 그 조항은 처음부터 효력이 없고, 정년은 60세가 된다. 취업규칙 변경 절차 없이도 자동으로 수정이 이루어진다.

이 조항은 2013년 5월 개정되었다. 개정 전 조문은 ’60세 이상이 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는 노력의무에 불과했다. 2016년 1월 1일 상시 300명 이상 사업장부터 적용된 뒤, 2017년 1월 1일부터 모든 사업장으로 확대됐다(대법원 2018다248909 전원합의체 참조). 이 시점 이전에 맺어진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에 60세 미만 정년이 남아있다면, 지금도 무효다.

제19조의2 — 정년연장 시 따라오는 의무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장에는 추가 의무가 생긴다. 제19조의2는 이렇게 규정한다.

“제19조에 따라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과반수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은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정년을 60세보다 더 높이는 경우 — 예컨대 61세, 63세로 연장하는 경우 — 임금체계 개편을 함께 해야 한다는 의미다. 임금피크제의 법적 근거가 여기에 있다. 다만 ‘노력하여야’가 아니라 ‘하여야’이므로 의무에 해당한다는 해석이 통설이지만, 구체적 방식은 사업장 여건에 따라 자율적으로 정한다. 고용노동부가 특정 임금피크제 모델을 강제하지는 않는다.

제21조 — 재고용은 의무인가, 재량인가

정년퇴직 이후 다시 일하고 싶다는 근로자에게 사업주는 어떤 의무를 지는가. 제21조 제1항은 이렇게 정한다.

“사업주는 정년에 도달한 사람이 그 사업장에 다시 취업하기를 희망할 때 그 직무수행 능력에 맞는 직종에 재고용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노력하여야’다. 이것은 재량 영역이다. 정년 도달자가 재고용을 원한다고 해서 사업주가 반드시 받아들여야 하는 의무는 아니다. 실무에서 이 조항을 근거로 재고용 거부가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는 경우가 있지만, 그 논리는 성립하지 않는다. 정년 만료는 근로관계의 자동 종료이고, 이후 재고용 여부는 사용자의 판단에 달려 있다.

재고용이 이루어지는 경우, 기존 정규직 근로계약과는 단절된 새로운 기간제(촉탁직) 계약이 시작된다. 이때 퇴직금 산정 기간과 연차유급휴가 일수 계산을 위한 계속근로기간 산정 시 종전 근로기간을 제외할 수 있고, 임금도 종전과 달리 정할 수 있다(제21조 제2항). 재고용 근로자의 임금이 대폭 낮아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촉탁직으로 재고용된 이후 계약 갱신이 반복되면, 촉탁직 계약에 대한 갱신기대권은 발생할 수 있다. ‘정년 도달 후 재고용될 것이라는 기대권’과 ‘촉탁직으로 재고용된 후 그 계약이 갱신될 것이라는 기대권’은 별개다. 후자는 갱신 횟수, 사업장 관행 등을 종합해 판단한다.

실무에서 주목할 포인트 — 임금피크제 대법원 기준

정년연장 관련 실무에서 가장 분쟁이 많은 지점이 임금피크제 유효성 문제다. 대법원은 2022년 5월 26일 선고 2017다292343 판결에서 임금피크제의 유효성 판단 기준을 명확히 제시했다.

해당 사안은 정년은 그대로 두고(61세) 임금만 55세부터 삭감한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였다. 대법원은 이를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로 보아 무효 판단을 내리면서, 임금피크제 적법 여부를 판단하는 4가지 기준을 제시했다.

  • ① 도입 목적의 타당성: “인건비 절감”과 같은 일반적 경영 필요성만으로는 부족하다. 신규 채용 확대, 고용 유지 등 구체적 목적이 있어야 한다.
  • ② 근로자가 입는 불이익의 정도: 삭감 폭과 기간이 크고 길수록 정당화가 어려워진다.
  • ③ 대상(代償) 조치의 존재: 임금 삭감에 상응하는 보완 장치(업무량 조정, 복지혜택 등)가 있어야 한다.
  • ④ 감액 재원의 실제 사용 여부: 신규 채용 확대 등 당초 목적대로 감액분이 사용되었는지 확인된다.

같은 임금피크제라도 정년을 연장하면서 임금을 조정하는 정년연장형은 상대적으로 유효 판단을 받기 쉽다. 정년 연장 자체가 근로자에 대한 이익 제공(대상 조치)으로 기능하기 때문이다. 반면 정년유지형은 정년 연장 없이 임금만 깎는 구조여서, 합리적 이유를 입증하기가 훨씬 까다롭다.

2026년 개정 논의 — 지금 어디까지 왔나

민주당 정년연장특위는 현재 법정 정년을 65세로 단계적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법정 65세 완성 시점을 2036년 또는 2039년으로 설정하고, 그 이전 세대에게는 재고용 의무를 부과하는 ‘혼합안’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다만 아직 국회에 통과된 법안이 아니다. 개정이 이루어지면 제19조의 ’60세’가 상향 조정되고, 제19조의2의 임금체계 개편 의무도 더 많은 사업장에 적용될 것이다. 지금 당장 취업규칙을 손볼 이유는 없지만, 입법 흐름을 주시하면서 사전 검토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핵심 정리

  • 제19조: 정년 60세 강행규정 — 위반 시 자동 수정, 노사 합의도 소용없다
  • 제19조의2: 정년을 연장할 때 임금체계 개편 의무 — 임금피크제의 법적 근거
  • 제21조: 재고용은 노력의무(재량) — 거부가 부당해고가 되지 않는다
  • 임금피크제: 대법원 4가지 기준으로 합리성 심사 — 정년유지형은 무효 위험 높다
  • 개정 논의: 절충안 논의 중, 아직 통과 전 — 현행 60세 규정 기준으로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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