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 하나로 시작하자. 39퍼센트. 그리고 52퍼센트. 두 숫자가 한 보고서 안에 나란히 있는데, 같이 읽으면 좀 불편하다.
한 줄 요약: SHRM “State of AI in HR 2026″에 따르면 미국 HR의 39%가 AI를 도입했는데, AI 전략 수립에 HR이 참여하지 않는 비율은 52%다. 사람의 일을 가장 많이 바꾸는 도구를 인사부서를 빼고 들이는 셈이다. 한국은 AI 기본법·개인정보보호법 자동화 결정 조항·채용절차법 개정이 동시에 들어와 시간이 더 짧다.
한쪽은 “이미 HR 업무 어딘가에 AI를 쓰고 있다”는 미국 조직의 비율이다. 다른 쪽은 “AI 전략을 세울 때 HR이 직접 또는 협업으로 참여하지 않는다”는 비율이다. AI를 쓰긴 쓰는데, 정작 인사부서는 그 결정 테이블에 앉아 있지 않다는 얘기다. 솔직히 이건 좀 이상한 그림이다. 사람의 일을 가장 많이 바꾸는 도구를, 사람을 다루는 부서가 모르는 사이에 들여놓는다는 건 어느 모로 봐도 정상은 아니다.
SHRM이 1,908명의 HR 전문가를 표본으로 2025년 12월에 진행한 ‘State of AI in HR 2026’ 조사 얘기다. 응답은 1,722명이 마쳤고, 분석은 기술통계와 분산분석을 함께 썼다. 표본 규모만 봐도 일회성 설문이 아니라는 건 분명하다. 이 보고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훑으면서 가장 자주 멈추게 된 지점, 그리고 한국 노동 현장에 그대로 옮겨오면 어떤 질문이 생기는지 정리해 본다.
39%
미국 HR 부서의 AI 도입률 (+ 7% 도입 계획)
SHRM State of AI in HR 2026
52%
AI 전략 수립에 HR이 미참여 (직접·협업 모두 0)
SHRM State of AI in HR 2026
56%
AI 도입 성과를 공식 측정하지 않는 조직
SHRM 보고서 (자체 ROI 16%)
HR 안에서 AI는 어디까지 와 있나
먼저 큰 그림. 미국 HR 부서의 39퍼센트가 이미 AI를 도입했고, 7퍼센트가 올해 안에 도입을 계획 중이다. 합치면 46퍼센트, 즉 2026년 말에는 미국 HR 부서의 절반 가까이가 AI를 일상 업무에 쓰게 된다는 뜻이다. 여기에 “조직 다른 부서에서 이미 쓰고 있다”가 23퍼센트. 결국 어떤 형태로든 AI가 들어와 있는 조직은 62퍼센트다.
규모별로 쪼개면 격차가 더 선명해진다. 직원 5,000명 이상 초대형 조직은 60퍼센트가 HR에 AI를 쓰고 있다. 100~499명 중형은 35퍼센트, 2~99명 소규모는 33퍼센트. 큰 회사일수록 빠르게 도입하는 흐름은 예상한 그대로지만, 격차가 거의 두 배 가까이 벌어진다는 점은 한국 시장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은 30인 미만 사업장이 전체 사업체의 90퍼센트를 넘는다. 이 격차가 그대로 들어오면, AI가 만든 생산성 차이는 곧 임금 격차와 채용 경쟁력 격차로 굳어진다.
HR 안에서도 어디에 먼저 들어왔는지가 중요하다. 보고서가 꼽은 활용 영역 1위는 채용으로 27퍼센트. 그다음 HR 기술 21퍼센트, 학습·개발 17퍼센트, 직원 경험 14퍼센트 순이다. 다양성·포용(D&I), C-suite 보고, ESG·윤리·컴플라이언스는 각각 2퍼센트 이하로 거의 손도 못 댄 상태다. 개인적으로 이 분포가 가장 흥미로웠다. 수치가 가장 낮은 영역들이 공교롭게도 ‘AI가 가장 위험할 수 있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채용에는 빠르게 넣고, 차별·윤리·거버넌스에는 가장 늦게 들어간다. 순서가 뒤집혀 있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도입은 했는데, 누가 운전대를 잡고 있나
여기서부터가 본 보고서의 가장 날카로운 대목이다. AI 도입을 주도하는 부서를 묻는 항목에서 IT가 가장 높았고, 법무·컴플라이언스가 37퍼센트. HR이 직접 주도하거나 공동 책임자로 참여하는 비율은 활동별로 16퍼센트를 넘지 않는다. 변화관리와 직원 채택(adoption)이 16퍼센트, 직원 대상 AI 도구 교육이 15퍼센트. 두 영역 모두 본질적으로 HR의 일인데도 그렇다.
그리고 앞서 언급한 52퍼센트. AI 전략 수립 자체에 HR이 직접 참여하지도, 다른 부서와 협업하지도 않는다. 절반이 넘는 조직이 인사부서를 빼고 AI 도입 로드맵을 그리고 있다는 얘기다. 솔직히 이건 좀 슬프다. HR이 변명할 거리도 있긴 하다. 응답자의 32퍼센트는 자신들이 “평균 이하의 AI 활용도”라고 답했고, 33퍼센트는 조직 전체가 뒤처져 있다고 인식한다. 이른바 ‘AI FOMO’가 HR 본인들에게도 작동하고 있는 셈이다.
현장에서 보면 한국도 패턴이 비슷하다. 챗봇은 마케팅이 먼저 깔고, AI 코딩 도구는 개발팀이 먼저 들여놓는다. HR이 가장 늦게 부르고, 그제야 “이거 노동법 위반 아니냐”는 질문이 나온다. 순서를 바꿔야 한다고 글에서 쉽게 말하지만, 실제로는 HR이 그 자리에 앉을 만한 언어와 데이터가 없는 경우가 많다. 보고서가 보여주는 32퍼센트라는 자기인식이 그 출발점이다.
직원들은 어떻게 느끼고 있는가
직원 입장 데이터도 같이 봐야 한다. SHRM 보고서에 따르면 AI를 도입한 조직의 직원 가운데 87퍼센트가 효율성이 향상됐다고 답했고, 75퍼센트가 업무 품질, 70퍼센트가 창의성이 좋아졌다고 본다. 의사결정이 약간 개선됐다는 응답은 41퍼센트, 변화 없다는 응답이 50퍼센트. 흥미롭게도 직업 안정성에 영향이 없다고 답한 비율이 77퍼센트, 경력 전망에 영향이 없다는 응답이 73퍼센트다.
겉으로 보면 평온해 보인다. 그런데 갤럽이 비슷한 시기에 진행한 AI 직장 조사를 같이 읽으면 톤이 달라진다. AI를 도입한 조직 직원의 23퍼센트가 “5년 안에 AI나 자동화로 내 일자리가 사라질 가능성이 매우 높거나 어느 정도 있다”고 답했다. 미국 전체 직원 평균은 18퍼센트인데 도입 조직만 23퍼센트로 뛴다. 같은 보고서에서 AI 도입 조직의 27퍼센트가 “지난 1년 사이 직장이 매우 큰 폭으로 변했다”고 답했다. 비도입 조직은 17퍼센트.
두 보고서가 어긋나는 게 아니다. 같은 사람이 동시에 말하고 있는 것이다. “효율은 올랐다, 그런데 내 자리가 안전한지는 모르겠다.” 개인적으로는 이 모순이 향후 2~3년 노사관계를 흔들 가장 큰 변수라고 본다. 효율이 올라도 불안은 줄지 않는다. 오히려 효율이 올라갈수록 “그래서 나는 왜 필요한가”라는 질문이 또렷해진다.
주의 — 한국은 미국보다 시간이 짧다 한국은 AI 기본법(2026.1.22. 시행 예정)이 채용·평가·해고를 “고영향 AI”로 분류해 영향평가·위험관리·사람의 감독을 의무화하고, 개인정보보호법 제37조의2 자동화 결정 조항(2024.3 시행)은 응시자의 설명 요구권·거부권·사람 개입 요구권을 보장합니다. 채용절차법 2024년 개정으로 알고리즘 평가 결과의 보존·개시 의무도 강화됐습니다. 회사가 모른다고 해서 책임이 면제되지 않습니다.
한국 채용 현장에서 가장 먼저 부딪히는 것
SHRM 보고서가 가장 활용도가 높다고 짚은 영역, 채용으로 다시 돌아오자. 미국 HR의 27퍼센트는 채용에 AI를 쓴다. 이력서 스크리닝, AI 면접, 직무 적합도 점수, 챗봇 1차 응대까지 형태도 다양하다. 한국에서도 대기업 공채와 일부 중견기업이 AI 면접을 도입한 지 5년이 넘었다.
문제는 한국 법제가 이미 이걸 따라잡으려 움직이고 있다는 점이다. 개인정보보호법 제37조의2는 “완전히 자동화된 결정에 대한 정보주체의 설명 요구권과 거부권”을 규정한다. 2024년 3월부터 시행 중이고,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2025년 8월 ‘생성형 AI 개발·활용을 위한 개인정보 처리 안내서’를 통해 이 조항을 채용 AI에까지 확장 적용하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응시자는 자신이 자동화 평가를 받았는지 알 권리, 그 결정에 사람이 개입할 것을 요구할 권리, 알고리즘 설명을 요구할 권리를 갖는다.
여기에 한국형 ‘AI 기본법'(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이 2026년 1월 22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 법은 채용·평가·해고 같은 노동 영역의 AI를 ‘고영향 AI’로 분류해 영향평가, 위험관리, 사람의 감독을 의무화한다. 채용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은 2024년 개정으로 알고리즘 평가 결과의 보존·개시 의무가 강화됐다. 즉, SHRM이 측정한 27퍼센트가 한국에 그대로 들어오면, 이 27퍼센트는 자동으로 ‘고영향 AI 사용 사업장’으로 분류된다는 얘기다.
현장에서 보면 이걸 모르고 도입한 회사가 적지 않다. AI 면접 솔루션 영업이 들어와서 “공정성 이슈는 솔루션이 다 처리한다”고 안내했고, HR은 IT 검수만 받고 도입했다. 그런데 응시자가 떨어진 뒤 “왜 떨어뜨렸는지 알려달라, 사람이 다시 봐달라”고 요구하면 답할 사람이 없다. 솔루션 벤더는 알고리즘이 영업비밀이라고 한다. 결국 채용담당자가 책임을 진다. 이 그림이 흔하다.
일자리는 정말 사라지는가, 책임은 어디로 가는가
SHRM 데이터에서 따로 짚어둘 만한 수치가 있다. AI 도입 조직 안에서 “AI 때문에 약간의 일자리 대체가 있었다”는 응답은 7퍼센트에 불과하다. 반면 “새로운 역할이 생겼다”가 24퍼센트, “직무 책임이 바뀌었다”가 39퍼센트, “직원에게 재교육·업스킬링 기회가 생겼다”가 57퍼센트다. 적어도 응답자들이 본 표면 데이터로는 ‘AI = 대규모 해고’의 그림은 아니다.
다만 같은 응답자에게 “AI 도입 성과를 어떻게 측정하느냐”를 물었더니 56퍼센트가 “공식적으로 측정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자체 ROI 지표를 갖춘 조직은 16퍼센트. 효과가 별로 없다는 게 아니라,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를 회사 스스로 모른다는 뜻이다. 측정하지 않으면 책임 소재도 흐려진다. 솔직히 이게 가장 위험한 신호다.
한국 노동법 관점에서 일자리 영향이 표면화되는 순간 적용되는 조항도 정리해두자. AI 도입을 이유로 인력을 줄이려면 근로기준법 제24조의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 절차를 그대로 따라야 한다. 긴박한 경영상 필요,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 합리적·공정한 해고기준, 50일 전 사전 협의가 모두 충족돼야 한다. AI를 도입하면서 직무를 바꾸는 경우라면 근로기준법 제17조의 근로조건 명시 의무,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시 근로기준법 제94조의 동의 절차가 걸린다. 노조가 있다면 단체협약상 조합 사전 협의 조항도 살아있다.
SHRM 데이터의 39퍼센트(직무 책임 변화)는 한국 법으로 옮기면 ‘직무 변경에 따른 근로조건 변경 동의 이슈’다. 24퍼센트(새 역할 신설)는 ‘신규 직무에 대한 임금 체계 설계’와 ‘기존 직원에 대한 우선 배치 의무’ 이슈를 동반한다. 이걸 IT나 경영전략실이 단독으로 결정할 수는 없다. HR이 그 테이블에 앉아 있어야 한다는 말이, 근거 없는 부서 이기주의가 아니라는 얘기다.
AI를 안 쓰는 회사들은 왜 안 쓰고 있는가
보고서에서 의외로 비중 있게 다룬 부분이 ‘AI 미도입 조직 399곳’이다. 이들은 왜 안 쓰고 있을까. 67퍼센트가 “AI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잘 모른다”고 답했고, 49퍼센트가 “투명성·정확성·데이터 부족 같은 기술적 우려” 때문이라고 했다. 42퍼센트는 “고객(또는 직원)이 인간적인 응대를 더 선호하기 때문”, 38퍼센트는 “자원 부족”을 꼽았다.
한 걸음 더 들어간 질문이 있다. “당신 조직이 AI를 회피하는 게 현명한 결정인가?” 35퍼센트가 동의, 42퍼센트가 불확실, 24퍼센트가 동의하지 않는다. 즉 AI를 안 쓰고 있는 조직 안에서도 4명 중 1명은 “이렇게 가만히 있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고 답하고 있다. 이게 ‘AI 회의주의’가 아니라 ‘조용한 불안’에 가깝다는 게 보고서의 분석이다.
한국 중소·중견기업의 분위기와 거의 같다. 솔직히 현장에서 “우리는 아직 AI 안 쓴다”는 회사들 중 상당수는 “안 쓰는 게 아니라 못 쓰는” 쪽이다. 데이터 정합성, HRIS 연동, 보안 검토, 노사 협의까지 갖춰야 도구 하나를 깔 수 있다. 그 과정을 끌고 갈 사람이 HR에 없다. 그래서 자료에서 본 비기술적 장벽 데이터가 흥미롭다. 기술 장벽을 다 치워도 비기술적 장벽이 남아 있다고 답한 비율이 72퍼센트, 그 안에서 87퍼센트가 “고객·직원의 인간 상호작용 선호”, 57퍼센트가 “법규제 장벽”, 35퍼센트가 “비용 효율성”을 꼽았다.
거버넌스 공백 — 정책은 있는데 작동하지 않는다
한 가지 더 짚어야 할 데이터. AI 정책을 가진 조직은 49퍼센트다. 그런데 그 정책이 “명확하고 미래 대비적”이라고 답한 비율은 정책 보유 조직의 25퍼센트뿐이다. 54퍼센트는 “과도하게 제한적”, 23퍼센트는 “지나치게 광범위해 모호하다”고 답했다. 정리하면 AI 정책을 가진 조직 4곳 중 3곳이 자기 정책에 만족하지 못한다.
주(州) 단위 AI 규제도 마찬가지다. 미국 응답자 57퍼센트는 자기 지역의 AI 규정을 인식하지 못한다. 인식한다고 답한 43퍼센트 중에서도 12퍼센트만 준수 정책을 이행했고, 12퍼센트는 정책이 없으며, 19퍼센트는 아직 조정조차 하지 않았다. 즉 미국 안에서도 ‘AI 규제 인식 → 내부 정책화 → 실행’까지 이어지는 비율은 한 자릿수다.
한국은 좀 다르다. 한국은 AI 기본법, 개인정보보호법 자동화 결정 조항, 채용절차법 개정이 한꺼번에 들어온다. 인식하든 못 하든 법은 적용된다. 회사가 모른다고 해서 책임이 면제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이 한국 HR이 미국 HR보다 먼저 움직여야 하는 이유라고 본다. 미국은 주마다 시차가 있어서 천천히 가도 되지만, 한국은 동시 시행이다.
실무 포인트 — 사용 인벤토리부터 만든다 “다른 부서에서 이미 쓰는 비율” 23%가 우리 회사에 얼마인지 모르면 시작도 못 합니다. 부서별로 누가 어떤 AI 도구를 어디에 쓰는지 한 번 다 적고, 채용 영역(AI 면접·이력서 스크리닝·챗봇)부터 개인정보보호법 제37조의2 자동화 결정 조항에 맞는 고지·설명·이의제기 절차가 있는지 점검하세요.
그래서 우리 회사 HR은 뭘 해야 하나 — 체크리스트
보고서를 덮고 나서 한국 회사에 적용 가능한 형태로 정리해 봤다. 거창한 전략 말고, 다음 분기에 실제로 손에 잡을 수 있는 항목 위주로.
- ① AI 사용 현황 인벤토리. 우리 회사 안에서 누가 어떤 AI 도구를 어디에 쓰고 있는지 부서별로 한 번 다 적어본다. SHRM 데이터의 23퍼센트(다른 부서에서 이미 쓰는 비율)가 우리 회사에 얼마인지 모르면 시작도 못 한다.
- ② 채용 영역 우선 점검. AI 면접·이력서 스크리닝·챗봇이 들어와 있다면, 개인정보보호법 제37조의2 자동화 결정 조항에 맞는 고지·설명·이의제기 절차가 있는지 확인한다. 솔루션 벤더 계약서에 알고리즘 설명 자료 제공 의무가 들어 있는지도 같이 본다.
- ③ 직무 변경·신설 대응 매뉴얼. AI 도입으로 직무가 바뀌면 근로조건 명시 의무, 취업규칙 변경 절차, 불이익 변경 시 동의 요건이 그대로 적용된다. 변경 통보 → 설명 → 동의 → 시행으로 이어지는 4단 프로세스를 미리 문서화한다.
- ④ 측정 지표. SHRM 응답자 56퍼센트가 측정하지 않는다는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면, 도입 시점부터 ‘AI 도입 전/후’ 시간·품질·만족도 지표를 정해둔다. 1년 뒤 노조나 직원이 효과를 물을 때 답할 자료가 있어야 한다.
- ⑤ HR을 AI 거버넌스 위원회 상설 멤버로. 사내 AI TF가 있다면 HR이 자리를 받아야 한다. 없다면 만들어야 한다. 52퍼센트라는 숫자가 우리 회사가 되지 않으려면 이 자리부터 확보한다.
- ⑥ 직원 커뮤니케이션 라인. 갤럽 데이터가 보여준 23퍼센트의 ‘내 자리가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불안은 데이터로 줄지 않는다. 분기 1회라도 “어디에 어떻게 쓰고 있고 앞으로 어떻게 쓸지” 공식 채널로 알리는 루틴이 필요하다.
마무리하며 — 자리를 비워두면 누군가 채운다
이 보고서를 읽으면서 가장 오래 남은 문장이 있다. “기술 장벽이 사라져도 비기술 장벽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 비기술 장벽의 87퍼센트가 사람과 사람 사이 상호작용에 대한 선호이고, 57퍼센트가 법규제다. 둘 다 HR의 영역이다.
그럼에도 SHRM 데이터의 52퍼센트는 HR을 빼고 AI 전략을 짠다. IT가 짜고, 경영기획이 검토하고, 법무가 마지막에 도장을 찍는다. HR이 그 자리에 앉지 않으면 결국 다른 누군가가 사람의 일을 결정한다. 그 결정이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책임은 결국 사람이 진다. 그리고 그 책임이 가장 많이 떨어지는 자리가 HR이다.
답은 아직 없다. 다만 방향은 보인다. 미국 HR이 32퍼센트 자기인식에서 멈춰 있는 동안, 한국 HR은 같은 인식 위에 더 빠른 법제 시계와 더 좁은 인력 풀이 얹힌 환경에 서 있다. 이걸 위기로 볼지, 자리 잡을 기회로 볼지는 결국 다음 분기 회의에서 누가 손을 드느냐에 달려 있다.
💡 시사점:
① AI를 위험한 곳에 가장 늦게 넣는다. SHRM 활용 1위는 채용(27%)인데 D&I·C-suite 보고·ESG·윤리·컴플라이언스는 2% 이하로 거의 손도 못 댄 상태. AI가 가장 위험할 수 있는 영역이 가장 비어 있다.
② 효율은 올라도 불안은 줄지 않는다. AI 도입 조직 직원 87%가 효율 향상을 답하면서도 갤럽 조사에서 23%가 “5년 내 내 일자리가 사라질 가능성이 매우 높거나 어느 정도 있다”고 답했다(미국 평균 18%보다 5%p 높음). 같은 사람이 동시에 말하는 모순이다.
③ 한국에서는 AI 도입이 곧 노동법 이슈. 직무 변경(39%)은 근로기준법 제17조 근로조건 명시·제94조 취업규칙 동의, 새 역할 신설(24%)은 임금 체계 설계와 우선 배치 의무, AI 인력 감축은 제24조 경영상 이유 해고 4요건과 직접 맞붙는다.
#AIinHR#SHRM#AI기본법#자동화결정#채용AI거버넌스
참고 링크
- SHRM, “The State of AI in HR 2026 Report” (2026)
- Gallup, “Rising AI Adoption Spurs Workforce Changes” (2026)
-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생성형 인공지능(AI) 개발·활용을 위한 개인정보 처리 안내서” (2025)
- 국가법령정보센터,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 (2025)
작성: 서재홍 | NO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