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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 테크 비용이 달라진다 — 좌석 기반 과금의 종말과 사용량 모델이 바꿀 인사 예산의 미래

SaaS 기업의 38%가 사용량 기반 과금을 채택했다. 2023년 27%에서 2년 만에 11%포인트 급등이다. Gartner는 2026년까지 기업의 70%가 좌석(per-seat) 모델보다 사용량 기반 모델을 선호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HR 테크 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2026년 6월, Workday가 기존 좌석 기반 가격 체계를 대체하는 Flex Credits를 공식 발표하면서 이 흐름은 HR 업계 전체로 번졌다.

솔직히 이건 좀 충격이었다. HR 솔루션은 오래도록 ‘직원 수 × 단가’라는 안정적인 가격 공식을 유지해왔는데, 그 공식이 깨지고 있다는 신호다.

한 줄 요약: HR SaaS의 과금 모델이 좌석 기반에서 사용량·성과 기반으로 전환 중이며, 이는 인사 예산 편성과 HR 테크 ROI 측정 방식 자체를 재편한다.

좌석 기반 모델은 왜 흔들리는가

‘직원 1인당 월 15달러.’ 지난 10년간 HR 테크 구매의 기본 단위였다. 채용 플랫폼, 성과 관리 도구, 학습 관리 시스템까지 거의 모든 HR SaaS가 이 공식을 따랐다. 문제는 AI 에이전트 시대가 열리면서 이 공식이 더 이상 사용 패턴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보자. 1,000명 규모 회사가 AI 채용 스크리닝 도구를 도입했다. 채용 시즌에는 하루 수백 건의 이력서를 처리하지만, 비수기에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좌석 기반이면 12개월 내내 동일 비용을 지불한다. 실제 가치와 비용 사이의 괴리가 벌어진다.

개인적으로는 여기가 핵심이다. AI가 HR 도구 안에 깊숙이 들어오면서, ‘사람이 로그인하는 횟수’가 아니라 ‘AI가 처리하는 작업량’이 진짜 사용량이 되었다. 토큰, 크레딧, 컴퓨팅 유닛 — 이것들이 새로운 과금 단위다.

38%

사용량 기반 과금 채택 SaaS 기업 비율

Monetization Monitor 2025

70%

2026년까지 사용량 모델 선호 예상 기업

Gartner 2025

61%

하이브리드 과금 구조 채택 기업

Chargebee 2025

Workday Flex Credits가 보여주는 전환의 실체

Workday의 Flex Credits는 단순한 가격 개편이 아니다. 고객이 크레딧을 구매한 뒤, AI 에이전트 호출·분석 리포트 생성·워크플로 자동화 등 원하는 기능에 자유롭게 배분하는 구조다. Platform Consumption Console이라는 대시보드를 통해 실시간 사용량을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이 모델의 의미는 명확하다. 소프트웨어 비용이 ‘접속 가능한 사용자 수’가 아니라 ‘비즈니스 가치에 직접 연동’된다는 것이다. 채용 시즌에 AI 스크리닝을 집중 사용하면 크레딧 소모가 높고, 비수기에는 낮다. 예산이 실제 활용도와 정렬된다.

사례 — Workday Flex CreditsWorkday는 동시에 미국 정부 전용 자회사 Workday Government를 설립하며 제로 트러스트 아키텍처 기반 클라우드 HR·재무 시스템을 공공 부문에 확장했다. 이 움직임은 사용량 기반 과금이 단순히 민간 기업의 비용 절감 트렌드를 넘어, 대규모 공공 조직까지 침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부 기관처럼 인력 규모가 유동적인 조직일수록 좌석 고정 비용의 비효율이 컸기 때문이다.

한국 HR 부서에 미치는 영향 — 예산 편성이 달라진다

한국 기업 대부분은 아직 연간 계약·좌석 기반으로 HR 테크를 구매한다. 하지만 글로벌 벤더들이 사용량 모델로 전환하면서, 국내 도입 기업도 곧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가장 직접적인 변화는 예산 편성 방식이다. 좌석 기반이면 ‘직원 수 × 단가 × 12개월’로 연간 비용이 확정된다. 사용량 기반이면? 변동 비용이 된다. CFO가 좋아할 수도, 싫어할 수도 있다. 예측이 어려워지니까.

하지만 SaaS 대형 벤더 77%가 사용량 과금을 도입한 이유는 분명하다. 비용 대비 가치를 증명하기 쉽다. HR 부서가 “올해 AI 채용 도구에 크레딧 X만큼 썼고, 채용 리드타임이 30% 줄었다”고 말할 수 있다면 — 이건 ROI 입증이 자동으로 된다.

반대로 리스크도 있다. 사용량을 제대로 모니터링하지 않으면 예산이 폭발할 수 있다. AI 에이전트 하나당 월 800~2,000달러 수준의 과금이 시작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몰래 쓰는 AI'(Shadow AI)가 비용 블랙홀이 될 수 있다.

하이브리드 모델 — 현실적 착지점

완전한 사용량 기반으로의 전환은 아직 이르다. 현실에서는 기본 플랫폼 비용(월 고정) + 사용량 연동 비용(변동)을 결합한 하이브리드가 주류다. Chargebee의 2025 보고서에 따르면, 구독과 사용량을 결합한 기업이 43%에서 연말 61%로 증가할 전망이다.

한국 HR 팀이 취할 수 있는 접근법은 이렇다. 코어 HRIS(인사정보시스템)는 고정 비용으로 유지하되, AI 기능(채용 스크리닝, 성과 분석, 학습 추천 등)은 사용량 기반으로 분리 계약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예산 예측성과 유연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이건 좀 아쉽다. 국내 HR SaaS 벤더 중 사용량 기반 모델을 공식 도입한 곳은 아직 손에 꼽는다. Flex Credits처럼 투명한 소비 대시보드를 제공하는 곳은 더 적다. 글로벌 벤더와의 격차가 여기서 벌어진다.

HR이 준비해야 할 질문들

솔루션 갱신 시점이 다가올 때, HR 리더가 벤더에게 물어야 할 질문이 달라진다.

“직원 1인당 얼마입니까?”가 아니라 — “AI 기능 1회 호출당 크레딧은 얼마이고, 월간 상한은 어떻게 설정됩니까?” “사용량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대시보드가 있습니까?” “비수기 미사용 크레딧은 이월됩니까?”

예산 담당자에게도 새로운 프레임이 필요하다. HR 테크 비용을 ‘고정비’에서 ‘변동비+고정비 하이브리드’로 재분류하고, 분기별 사용량 리뷰를 예산 프로세스에 넣어야 한다. 이건 재무팀과의 협업 없이는 불가능하다.

결국 이 전환의 본질은 단순한 가격 모델 변경이 아니다. HR 테크의 가치를 어떻게 측정하고, 누가 그 비용에 책임을 지는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이다. 좌석 기반에서는 IT 부서가 라이선스를 관리했다. 사용량 기반에서는 HR 실무자가 직접 소비를 관리해야 한다. 권한과 책임이 함께 이동한다.

답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방향은 보인다. 2026년 말이면 한국 시장에서도 ‘크레딧’이라는 단어가 HR 테크 RFP에 등장하기 시작할 것이다.

실무 시사점: HR 테크 갱신 계약 전, 현재 솔루션의 실제 사용률(로그인 빈도, 기능별 활용도)을 먼저 측정하라. 사용량 기반 전환 시 예상 비용을 시뮬레이션하고, 기본 플랫폼 고정비 + AI 기능 변동비 분리 계약을 벤더에 요청하라. CFO와 분기 리뷰 체계를 사전 합의해두면 예산 돌발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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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링크

작성: 서재홍 | NO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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