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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청노조의 교섭 요구, 원청은 거부할 수 없다 — 노란봉투법 시행 한 달의 현실

한 줄 요약: 노란봉투법 시행 한 달, 372개 원청에 1,011개 하청노조가 교섭을 요구했고 노동위 판정 6건 모두 사용자성을 인정했다. “직접 고용 안 했다”는 항변은 더 이상 방어 수단이 되지 않는다.

하청 노조에서 연락이 왔다. “원청에 교섭을 요구했는데 ‘우리는 너희 사용자가 아니다’라며 거부합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2026년 3월 10일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조·제3조 개정)이 시행된 이후, 이 질문은 이제 달라진 법적 환경 속에서 완전히 새로운 답을 얻게 됐다. 법 시행 한 달 만에 372개 원청 사업장에 1,011개 하청노조가 교섭을 요구했고, 노동위원회는 판정이 나온 6건 모두에서 사용자성을 인정했다.

372

교섭 요구 받은 원청

2026.4 누계

1,011

하청노조 교섭 요구

시행 한 달

6/6

사용자성 인정

노동위 판정 전수

노란봉투법이 바꾼 ‘사용자’ 범위

개정 전 노조법 제2조 제2호는 사용자를 “사업주, 사업의 경영담당자 또는 그 사업의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동하는 자”로만 규정했다. 근로계약서에 서명한 당사자, 즉 직접고용 사용자만을 의미했다. 원청이 하청 노동자의 임금을 사실상 좌우하더라도, 계약서 상의 사용자는 하청 업체였으므로 원청은 교섭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는 논리가 통했다.

개정 노조법 제2조 제2호는 여기에 결정적인 문구를 추가했다.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하여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도 사용자에 포함시킨 것이다. 근로계약의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조건에 대한 실질적 지배력을 가진 자라면 노조법상 사용자로 보겠다는 뜻이다.

  • 개정 전: 근로계약 상대방(직접 고용 사업주)만 사용자
  • 개정 후: 근로계약 상대방 + 근로조건을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

이 변화는 수십만 명의 하청·파견·용역 노동자들에게 직결된다. 형식적 계약 관계가 아니라 실질적 지배 관계를 기준으로 삼겠다는 것이 개정의 핵심이다.

원청이 교섭에 응해야 하는 조건

노조법 제29조 제1항은 노동조합이 “그 구성원을 위하여” 사용자와 단체교섭을 요구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문제는 ‘그 사용자’가 누구인지다. 개정법 적용 이후 노동위원회와 법원이 원청의 사용자성을 판단할 때 들여다보는 요소는 크게 세 가지다.

  • 근로조건 결정 참여도: 원청이 하청 노동자의 임금 수준, 근로시간, 업무 배치에 직접 관여하거나 이를 사실상 결정하는가. 단순히 도급금액을 정하는 것을 넘어 인건비 단가나 작업 기준을 명시적으로 정하는 구조라면 지배력이 있다고 본다.
  • 안전보건·복리후생 관리 여부: 원청이 하청 노동자에 대해 안전교육을 직접 실시하고, 작업 중단 명령을 내릴 수 있는 구조인지. 사업장 출입·시설 이용을 원청이 통제하는 경우에도 해당된다.
  • 고용 유지에 대한 영향력: 원청이 특정 하청 노동자를 현장에서 배제할 수 있거나, 하청 계약 해지·축소를 통해 사실상 집단해고에 준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구조인지.

대법원은 2010. 3. 25. 선고 2007두8881 판결(현대중공업 사건)에서 “원청회사가 사내 하청업체 근로자들의 기본적인 노동조건에 관하여 고용사업주인 하청업체의 권한과 책임을 일정 부분 담당하고 있다고 볼 정도로 실질적이면서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다면 노동조합법상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개정 노조법은 이 판례 법리를 입법으로 명문화한 것이다.

노조법 제29조 제2항에 따르면 노동조합이 교섭을 요구하면 사용자는 정당한 이유 없이 이를 거부하거나 해태할 수 없다. 원청이 사용자로 인정된다면, 이 의무는 원청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원청이 교섭을 거부하면 어떻게 되나

원청이 “우리는 교섭 상대가 아니다”라며 교섭을 거부할 경우, 노조법 제81조 제3호가 작동한다. 이 조항은 “노동조합의 대표자 또는 노동조합으로부터 위임을 받은 자와의 단체협약 체결 기타 단체교섭을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거나 해태하는 행위”를 부당노동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위반 시에는 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 벌금(노조법 제90조)이 부과될 수 있다.

하청 노조의 구제 절차는 다음과 같다.

  • 노동위원회 시정신청: 원청이 교섭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우선 지방노동위원회에 사용자성 확인 및 교섭요구 공고 이행 시정신청을 낼 수 있다. 노동위는 원청이 노조법상 사용자에 해당하는지를 심판하며, 인정 시 원청에게 교섭요구 사실 공고를 명한다.
  • 재심 및 행정소송: 결정에 불복하면 10일 이내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고, 이후 행정소송으로 다툴 수 있다.
  •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 원청이 사용자성 인정 이후에도 정당한 이유 없이 교섭을 계속 거부하면, 별도로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할 수 있다.

2026년 3월 말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연구원,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등 4개 공공기관에 대해 사용자성을 인정하는 첫 판정을 내렸다. 4월 7일에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가 한국공항공사, 인덕대학교, 성공회대학교에 대해 사용자성을 인정했는데, 인덕대와 성공회대 사건은 개정 노조법 시행 이후 민간 부문 최초의 사용자성 인정 사례로 기록됐다. 4월 8일에는 경북지방노동위원회가 포스코를 대상으로 한 하청노조의 교섭단위 분리 신청을 인정하는 결정도 나왔다.

주의 — 교섭 거부는 형사 영역 사용자성이 인정된 후에도 정당한 이유 없이 교섭을 거부하면 노조법 제81조 제3호 부당노동행위로 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 벌금 대상이 됩니다. 단순 행정 분쟁이 아닙니다.

원청 인사팀이 지금 해야 할 것

법 시행 후 한 달, 사용자성 판정이 연달아 나오고 있다. 단순히 “우리는 직접 고용한 게 아니다”라는 답변은 더 이상 방어 수단이 되지 않는다. 원청 인사·노무 담당자가 지금 당장 점검해야 할 항목들을 정리했다.

  • 도급계약서 검토: 도급계약서에 하청 노동자의 임금 단가, 작업인원, 배치 기준 등이 명시되어 있다면 실질적 지배력의 증거로 기능할 수 있다. 계약서 문언의 실질을 재검토하고, 지나치게 세부적인 노무관리 조항은 정비를 검토한다.
  • 근로조건 결정 구조 파악: 하청 노동자의 임금, 근로시간, 안전보건, 복리후생에 관해 원청이 얼마나 직접적으로 관여하는지 실태를 파악한다. ‘사실상’ 결정하고 있다면 노동위는 이를 사용자성의 근거로 볼 수 있다.
  • 교섭 요구 수신 절차 마련: 하청노조로부터 교섭 요구서가 접수될 경우 법령 절차에 따라 처리할 내부 프로세스를 만든다. 접수를 무시하거나 묵살하면 부당노동행위로 이어질 수 있다.
  • 교섭단위 분리 신청 검토: 하청노조가 복수이고 상급단체가 다를 경우, 노조법 제29조의3에 따른 교섭단위 분리 신청을 활용해 교섭의 복잡성을 관리하는 방안을 법률 전문가와 함께 검토한다.
  • 단체협약 적용 범위 사전 설계: 원청과 하청노조 사이의 단체협약이 체결될 경우 협약의 적용 대상과 범위를 명확히 하여 원청 정규직 조합원과의 중복·충돌을 방지한다.
  • 노동위원회 심판 대응 준비: 사용자성 시정신청이 접수되면 답변서와 소명 자료를 체계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임기응변식 대응은 역효과를 낼 수 있으므로 초기 단계부터 법적 조력을 받는 것이 좋다.

실행 팁 — 6대 점검표 체크인 도급계약서·근로조건 결정 구조·교섭 요구 수신 절차·교섭단위 분리 검토·협약 적용 범위 설계·심판 대응 준비, 이 6개 항목을 1주 안에 한 번씩 점검 미팅을 잡으면 노동위 시정신청에 대비한 기초 자료가 자동으로 정리됩니다.

💡 실무 시사점:

① “직접 고용 안 했다” 항변은 끝. 노동위 판정 6건이 모두 사용자성 인정으로 귀결됐다. 실질적 지배력만 있으면 원청도 사용자다.

② 거부=형사책임. 사용자성 인정 이후 교섭 거부는 부당노동행위로 형사처벌 대상이다. 행정 다툼이 아니라 형사 영역이다.

③ 도급계약서가 곧 증거. 임금 단가·인원·배치 기준이 명시된 계약 문언은 실질적 지배력 입증 자료로 직결되므로 정비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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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Q. 원청이 하청노조의 교섭 요구를 받았을 때 무조건 응해야 하나요?

사용자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만 교섭 의무가 발생합니다. 노동위원회가 원청의 실질적 지배력을 인정하면 교섭에 응해야 하며,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면 부당노동행위(노조법 제81조 제3호)가 됩니다.

Q. 노란봉투법 시행 전에 체결된 도급계약도 영향을 받나요?

네. 개정 노조법은 법 시행 이후의 교섭 요구에 적용됩니다. 기존 도급계약의 내용이 실질적 지배력 판단의 증거 자료로 활용될 수 있으므로 계약서 전반을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Q. 원청과 하청노조 간 교섭이 타결되면 원청 소속 노동자에게도 협약이 적용되나요?

원청과 하청노조 간 단체협약은 하청 노동자에게만 적용됩니다. 원청 소속 정규직에게 당연히 효력이 미치지는 않으나, 협약 내용에 따라 사업장 운영 방식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Q. 하청노조가 여러 개인 경우 교섭을 어떻게 처리하나요?

복수의 하청노조가 교섭을 요구하면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노조법 제29조의2)가 원칙입니다. 다만 상급단체나 업무 성격이 달라 이해가 충돌하면 노조법 제29조의3에 따라 교섭단위 분리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Q. 원청이 사용자성 판정에 불복하면 어떤 절차가 있나요?

지방노동위원회 판정일로부터 10일 이내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고, 이후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재심신청이나 소송 중에도 교섭 절차가 정지되지는 않습니다.

작성: 서재홍 | NO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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