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차유급휴가는 몇 일이나 되는지, 언제까지 써야 하는지, 안 쓰면 수당으로 받을 수 있는지 — 매년 반복되는 질문이지만 정확한 답을 아는 사람은 의외로 드뭅니다. 근로기준법 제60조는 연차유급휴가의 발생·사용·소멸을, 제61조는 사용촉진 절차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두 조문만 제대로 이해하면 연차를 둘러싼 분쟁의 90%는 예방할 수 있습니다.
입사 1년차, 연차는 어떻게 쌓이나
입사일부터 1년이 되지 않은 근로자는 1개월 개근 시 1일의 유급휴가가 발생합니다(근로기준법 제60조 제2항). 매달 빠짐없이 출근했다면 최대 11일까지 쌓이는 구조입니다.
여기서 실무자가 자주 놓치는 포인트가 있습니다. 이 11일은 입사일로부터 1년 이내에 사용하지 않으면 소멸합니다(제60조 제7항). 2020년 법 개정 이전에는 각 발생일로부터 1년이었으나, 현행법은 입사일 기준 1년으로 통일되었습니다.
1년 넘게 일했으면 15일이 추가된다
입사 후 1년간 80% 이상 출근한 근로자에게는 15일의 연차유급휴가가 발생합니다(근로기준법 제60조 제1항). 핵심은 이 15일이 1년차에 발생한 11일과 별개로 추가된다는 점입니다.
과거에는 구법 제60조 제3항에서 “1년 미만 월별 연차를 15일에서 차감”하도록 규정했으나, 2017년 11월 28일 개정으로 이 조항이 삭제되었습니다. 따라서 입사 후 1년 1일째가 되는 날, 해당 근로자에게는 이론적으로 최대 26일(11일 + 15일)의 연차가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다만 대법원은 계약기간이 정확히 1년인 기간제 근로자의 경우, 제1항 15일은 “1년을 초과하는 계속 근로”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2021다227100, 2021.10.14. 선고). 즉 1년 기간제 근로자의 연차는 최대 11일입니다.
3년 이상 근속하면 연차가 더 늘어난다
장기근속 근로자에게는 가산 연차가 주어집니다. 3년 이상 계속 근로한 경우, 최초 1년을 초과하는 계속 근로 연수 매 2년에 1일씩 추가됩니다(근로기준법 제60조 제4항).
- 근속 3~4년: 기본 15일 + 가산 1일 = 16일
- 근속 5~6년: 기본 15일 + 가산 2일 = 17일
- 근속 7~8년: 기본 15일 + 가산 3일 = 18일
- 근속 21년 이상: 가산 포함 총 25일(법정 상한)
가산 연차를 포함한 총 휴가일수는 25일을 초과할 수 없습니다. 다만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으로 법정 기준보다 유리하게 정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연차 사용촉진, 절차를 빠뜨리면 수당 폭탄
사용자가 가장 주의해야 하는 부분이 바로 연차 사용촉진 절차(근로기준법 제61조)입니다. 이 절차를 적법하게 이행하면 근로자가 연차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미사용수당 지급의무가 면제됩니다. 반대로 절차에 흠이 있으면 미사용 연차 전부에 대해 수당을 지급해야 합니다.
1년 이상 근로자 — 2단계 서면 절차
- 1단계: 연차 소멸 기간 만료 6개월 전을 기준으로 10일 이내에, 근로자별 미사용 휴가일수를 서면으로 통보하고 사용 시기를 지정하여 제출할 것을 촉구합니다.
- 2단계: 근로자가 촉구에도 사용 시기를 제출하지 않은 경우, 소멸 기간 만료 2개월 전까지 사용자가 직접 사용 시기를 지정하여 서면으로 통보합니다.
1년 미만 근로자 — 단축된 일정(2020.3.31. 신설)
- 1단계: 최초 1년 근로기간 종료 3개월 전 기준 5일 이내 통보·촉구
- 2단계: 종료 1개월 전까지 사용자 직권 시기 지정
실무에서 자주 문제가 되는 것은 “서면” 요건입니다. 구두 통보, 단순 게시판 공지, 또는 카카오톡 메시지만으로는 적법한 사용촉진으로 인정되지 않을 위험이 큽니다. 반드시 개별 근로자에게 서면(이메일 포함)으로 통보하고, 수신 확인 증거를 보존해야 합니다.
또한 근로자가 지정일에 출근하더라도 사용자가 노무 수령을 거부하지 않으면 사용촉진 효력이 완성되지 않는다는 점도 유의해야 합니다.
퇴직할 때 연차수당, 이렇게 정산한다
퇴직 시점에 남아 있는 미사용 연차는 수당으로 정산해야 합니다. 여기서 핵심적인 판단 기준은 재직 기간이 1년을 초과했는지 여부입니다.
- 정확히 1년 근무 후 퇴직: 제2항 연차(최대 11일)만 정산 대상
- 1년 1일 이상 근무 후 퇴직: 제2항 11일 + 제1항 15일 = 최대 26일 정산 대상
- 3년 이상 근속 후 퇴직: 기본 15일 + 장기근속 가산분까지 정산
대법원은 연차수당 청구권이 “전년도 1년간 근로를 마친 다음 날” 발생한다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2022다245419, 2022.9.7. 선고). 퇴직하더라도 이미 발생한 연차수당 청구권은 소멸하지 않으며, 임금채권으로서 3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됩니다(근로기준법 제49조).
수당 산정 기준은 취업규칙에서 정하는 통상임금 또는 평균임금입니다(제60조 제5항). 별도 규정이 없으면 통상임금 기준으로 계산합니다.
미부여 시 형사처벌까지 가능하다
연차유급휴가를 부여하지 않은 사용자에게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근로기준법 제110조 제1호). 이는 단순 과태료가 아닌 형사처벌이라는 점에서, 연차 관리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되는 결정적인 이유입니다.
특히 5인 이상 사업장에서는 사용촉진 절차(제61조)를 통해 미사용수당 부담을 줄일 수 있지만, 5인 미만 사업장에는 제61조가 적용되지 않으므로 미사용 연차에 대해 항상 수당 지급 의무가 남는다는 점도 기억해야 합니다.
실무 체크리스트
- 입사일 기준으로 근로자별 연차 발생·소멸일을 개별 관리하고 있는가?
- 사용촉진 서면 통보 시 수신 확인(이메일 열람 확인 등) 증거를 보존하고 있는가?
- 기간제 1년 계약 근로자의 연차를 11일로 정확히 운영하고 있는가?
- 퇴직 시 1년 초과 근무 여부를 확인하여 제1항 15일 추가 정산을 하고 있는가?
- 장기근속 가산 연차(매 2년에 1일, 최대 25일)를 반영하고 있는가?
- 회계연도 기준 운영 시에도 사용촉진은 입사일 기준으로 개별 실시하고 있는가?
자주 묻는 질문
Q. 입사 1년차에 발생한 연차 11일은 2년차 15일에서 차감되나요?
아닙니다. 2017년 법 개정으로 차감 규정(구 제60조 제3항)이 삭제되었으므로, 1년차 11일과 2년차 15일은 별도로 발생합니다. 1년 1일 이상 근무 시 최대 26일까지 보유 가능합니다.
Q. 사용촉진 절차를 이메일로 해도 유효한가요?
이메일도 서면에 해당하므로 유효합니다. 다만 개별 근로자에게 직접 발송해야 하며, 단순 게시판 공지나 구두 통보만으로는 적법한 촉진으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수신 확인 기록을 반드시 보존하세요.
Q. 1년 계약직의 연차는 몇 일인가요?
계약기간이 정확히 1년인 기간제 근로자의 연차는 최대 11일입니다. 대법원 2021다227100 판결에서 제1항 15일은 1년 초과 근로를 전제로 하므로 1년 기간제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확정했습니다.
Q. 퇴직할 때 남은 연차는 반드시 수당으로 받을 수 있나요?
퇴직 시점에 이미 발생한 미사용 연차에 대해서는 수당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사용자가 제61조 사용촉진 절차를 적법하게 이행했다면, 재직 중 소멸된 연차에 대해서는 수당 지급 의무가 면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