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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청 노조 원청 교섭 요구 — 법원이 ‘사용자’를 인정한 사건과 거부한 사건

하청 노조로부터 “원청과 직접 교섭하겠다”는 공문이 들어왔다. 원청 인사팀은 “우리가 왜 하청 근로자의 노조와 교섭해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이 질문이 법적 분쟁이 된 사건이 바로 HD현대중공업 사내하청 교섭 사건이다. 2026년 3월 10일부터 시행된 개정 노동조합법(이하 ‘노란봉투법’)은 이 질문에 새 기준을 제시했다. 직접 근로계약을 맺지 않은 원청도 하청 근로자의 근로조건을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한다면 노조법상 사용자가 된다는 것이다. 2026년 5월 현재 이 사건은 대법원 심리가 진행 중이며 선고 기일은 미정이다. 그러나 이 사건이 던지는 법적 쟁점은 원청을 둔 모든 도급·사내하청 구조에서 즉각적으로 적용 가능하다.

HD현대중공업 사건이 보여주는 갈등 구조

HD현대중공업 사내하청 노동조합은 수년간 원청(HD현대중공업)에 단체교섭을 요구해 왔다. 하청 근로자들은 원청 소유 설비와 작업장에서, 원청이 정한 공정 기준에 따라 일하면서도 하청업체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구조였다. 원청은 “하청업체와 도급계약을 맺었을 뿐, 하청 근로자의 사용자가 아니다”라며 교섭을 거부했고, 노조는 이에 맞서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제기했다(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3호, 교섭 거부·해태 금지).

이 사건은 노동위원회 → 하급심 → 대법원 단계로 진행 중이다. 2026년 5월 21일 현재 대법원 심리가 이루어졌으나 선고 기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선고가 어떻게 이루어지든, 이 사건은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계약외사용자’ 개념이 조선·제조업 원청에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가르는 중요한 분기점이 된다.

노란봉투법이 바꾼 것 — 노조법 제2조 제2호 계약외사용자 조항

2025년 9월 9일 개정(2026년 3월 10일 시행)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조 제2호는 사용자 정의에 다음 조문을 추가했다.

“근로계약 체결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하여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도 그 범위에 있어서는 사용자로 본다.”

고용노동부 해석지침(2026.2.24.)은 이를 ‘계약외사용자’라고 명명한다. 원청이 이 범주에 해당하면 하청 노조의 교섭 요구(노조법 제29조 제1항)를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할 수 없다. 정당한 이유 없는 거부는 부당노동행위(제81조 제3호)로 형사 처벌(제90조: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 벌금)까지 이어진다. 또한 개정 노조법 제3조의2는 정당한 쟁의행위로 인한 손해에 대해 노조·근로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도록 했다.

사용자성 인정된 사건 vs 부정된 사건 — 판례 패턴 비교

노동위원회와 법원은 ‘실질적·구체적 지배·결정’ 기준을 사실관계에 따라 엄격하게 적용해 왔다. 아래 비교표는 사용자성 인정과 부정 판례에서 공통으로 드러나는 결정적 요소를 정리한 것이다.

판단 요소 사용자성 인정 사건 사용자성 부정 사건
작업장·설비 통제 원청 소유 설비·공간 사용, 원청이 실질 관리 하청 자체 설비·공간 보유, 원청과 물리적 분리
업무 지시 경로 원청 관리자가 하청 근로자에게 직접 지시 하청 감독자를 통한 간접 전달만 허용
채용·임금 결정 원청이 실질적으로 채용·급여 수준에 관여 하청이 독자적으로 채용·임금 결정
생산조직 편입도 원청 생산 라인·조직에 구조적으로 통합 독립 외주 형태로 원청 조직과 분리 운영
교섭 사항의 귀속 근로조건 결정권 상당 부분이 원청에 귀속 근로조건 결정권이 실질적으로 하청에 귀속

조선·제조업의 대형 원청처럼 하청 근로자가 원청 소유 설비 안에서 원청 공정 시스템에 종속되어 일하는 구조라면 ①~③ 세 가지 주된 요소를 동시에 충족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IT 외주 용역처럼 하청이 독자 사무실·인력을 보유하고 결과물만 납품하는 구조라면 사용자성 부정 방향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다.

고용노동부 5대 판단 기준 — 계약외사용자 인정 체크포인트

고용노동부 해석지침(2026.2.24.)이 확정한 계약외사용자 인정 5가지 기준은 다음과 같다. ①~③이 주된 요소이고 ④·⑤는 보완적 징표이며, 종합 판단이 원칙이다.

  • ① 근로조건에 대한 구조적 통제 (주된 요소) — 근로시간·업무배치·안전 등 규칙·시스템을 원청이 통제하는가
  • ② 설비·장비·장소에 대한 법적·사실상 통제력 (주된 요소) — 하청 근로자가 일하는 공간·장비를 원청이 소유·관리하는가
  • ③ 도급계약·과업지시서를 통한 간접적 결정력 (주된 요소) — 계약 구조를 통해 원청이 근로조건을 간접적으로 결정하는가
  • ④ 업무 조직에의 편입 정도 (보완적 징표) — 하청 근로자가 원청 생산·업무 조직에 구조적으로 통합되어 있는가
  • ⑤ 경제적 종속성 (보완적 징표) — 전속성·계약 계속성 등 하청의 경제적 의존 관계가 형성되어 있는가

원청 실무 체크리스트 — 교섭 요구 수령 시

  • 하청 근로자가 작업하는 설비·공간의 소유·관리 주체 확인 (원청이면 사용자성 인정 위험 높아짐)
  • 원청 관리자·현장 감독이 하청 근로자에게 직접 작업 지시를 내리는 관행이 있는지 점검
  • 도급계약·과업지시서가 하청 근로자의 근로시간·배치를 실질적으로 결정하는 구조인지 검토
  • 교섭 요구 수령 후 10일 이내 교섭 응낙 또는 거부 의사 서면 통보 (노조법 제30조 제1항)
  • 거부 시 정당한 사유(교섭 창구 단일화 절차 미이행 등) 여부를 사전에 법률 검토
  • 교섭 거부가 부당노동행위(제81조 제3호)로 판단될 경우 형사 처벌(제90조) 위험 사전 인식
💼 위너스 인사이트
현장에서 보면, 원청 관리자가 하청 근로자에게 직접 작업 지시를 내리면서도 “우리는 단순 도급 발주자”라는 입장을 유지하다가 노동위 심판에서 사용자성이 인정되는 사례를 여러 차례 목격했다. 지금은 그 판단 기준이 노조법 제2조 제2호에 명문화됐기 때문에, 교섭을 거부하기 전에 현장 지시 구조와 설비 통제 실태를 먼저 점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방어 전략이다.

자주 묻는 질문

Q. 하청 노조가 교섭을 요구했을 때 원청이 무조건 응해야 하나요?

아닙니다. 원청이 노란봉투법상 계약외사용자(노조법 제2조 제2호)에 해당하는지를 먼저 판단해야 합니다.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지배·결정력이 없다면 교섭 의무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Q. 사용자성이 인정되는 가장 결정적인 요소는 무엇인가요?

고용노동부 지침(2026.2.24.)상 ①근로조건 구조적 통제 ②설비·장소 법적 통제력 ③도급계약을 통한 간접 결정력이 3대 주된 요소입니다. 세 가지를 종합해 판단합니다.

Q. 원청이 교섭을 거부하면 어떤 처벌을 받나요?

부당노동행위(노조법 제81조 제3호)로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 벌금(제90조) 처벌을 받을 수 있으며, 노동위원회 구제명령도 발령될 수 있습니다.

Q. 노란봉투법 시행 전 거부한 교섭에도 새 기준이 적용되나요?

아닙니다. 개정 노조법(2026.3.10. 시행) 이전 행위에는 소급 적용되지 않습니다. 다만 시행 이후 계속되는 교섭 거부에는 새 기준이 적용됩니다.

Q. HD현대중공업 대법원 판결은 언제 나오나요?

2026년 5월 현재 심리가 진행 중이며 선고 기일은 미정입니다. 선고 내용에 따라 유사 구조의 원청 교섭 의무 판단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 줄 정리: 원청 설비에서 원청 관리자의 직접 지시를 받으며 일하는 하청 근로자라면, 그 원청은 노조법상 사용자로 인정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작성: 서재홍 | NO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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