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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4.5일제 시범사업 4개월 — 금요일 오후를 쉬었는데 수당 분쟁이 생기는 이유

금요일 오후 반차를 전 직원에게 주고 있다. 노사가 합의했고, 아무도 불만이 없다. 그런데 몇 달 뒤 노동청 진정이 들어왔다. “연장근로수당이 잘못 계산됐다.” 이런 일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 2026년 3월 고용노동부가 324억 원을 들여 본격 착수한 주 4.5일제 시범사업, 4개월이 지난 지금 현장에서 올라오는 질문들은 예상 밖의 지점에서 터지고 있다.

324억짜리 시범사업, 지금 어디까지 왔나

고용노동부는 2026년 업무보고에서 주 4.5일제 도입지원 시범사업에 276억 원(사업 전체 324억 원)을 편성했다. 노사 합의로 주 4.5일제를 도입한 사업장에 노동자 1인당 월 최대 26만 원의 임금보전을 지원하고, 근태관리시스템 구축에 최대 2,000만 원, 전용 컨설팅 예산 17억 원도 별도로 책정했다. 3월부터 전국 단위 모집이 시작됐고, 앞서 선행 사업을 진행한 경기도만 해도 이미 99개사가 참여 중이다.

주목할 점은 현행 근로기준법 안에서도 이 제도를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주 40시간 틀을 유지하면서 유연근무제를 활용하면 별도 법 개정 없이도 가능하다. 정부는 병행해서 「실노동시간 단축 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을 추진 중이지만(2026년 3월~), 아직 법률이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다. 지금 참여 기업들은 법적 공백 속에서 운영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운영 방식은 4종류 — 선택에 따라 법적 처리가 완전히 달라진다

현장에서 기업들이 선택하는 방식은 크게 네 가지로 나뉜다. 어떤 방식을 택하느냐에 따라 취업규칙 처리, 연장근로수당 계산, 임금 보전 방식이 전혀 달라진다.

운영 방식 소정근로시간 변화 취업규칙 변경 임금 처리 주요 리스크
① 금요일 오후 반차
(주4.5일 선택형)
변화 없음
(주 40시간 유지)
불필요
(반차 사용)
연차 차감 or
별도 유급 처리
연차 소진 후 지속 불가,
연차수당 청구 분쟁
② 주 35·36시간제
(소정근로시간 단축)
주 40→35·36시간
단축
필수
(근로조건 변경)
임금보전 약정
필수
취업규칙 미변경 시
소정근로시간 분쟁
③ 격주 주 4일제
(격주 단축)
2주 평균 유지
(탄력적 운영)
탄력근로제
서면 합의 필수
2주 평균 40시간
초과분만 연장수당
탄력근로 단위기간
미설정 시 위법
④ 혼합형
(부서별 자율)
부서별 상이 부서별 별도
합의 필요
복잡한
병행 관리
형평성 분쟁,
불이익 변경 이의

가장 많이 걸리는 함정 — 취업규칙 안 바꾸고 운영

현장에서 가장 흔하게 보이는 패턴은 ②번 방식(소정근로시간 단축)을 실질적으로 운영하면서 취업규칙은 그대로 두는 케이스다. “일단 해보고 반응 좋으면 정식으로 변경하자”는 논리인데, 여기서 법적 지뢰가 터진다.

근로기준법 제94조는 취업규칙을 변경할 때 근로자에게 불리한 경우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없으면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도록 정하고 있다. 문제는 ‘소정근로시간 단축이 근로자에게 유리한가’라는 판단이 단순하지 않다는 점이다. 시간이 줄었지만 임금도 줄면 불이익, 임금은 보전해도 초과근무 계산 기준이 달라지면 일부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 법원은 취업규칙 전체를 종합 비교해 판단하므로, 조항 하나만 떼어 “유리하니까 괜찮다”고 판단하면 안 된다.

취업규칙 변경 없이 관행적으로 단축 운영하다가 나중에 근로자가 “원래대로 돌아가겠다”고 주장하면 사업주는 되돌리기 어려운 상황에 놓인다. 취업규칙에 명시된 소정근로시간이 여전히 주 40시간이기 때문이다.

연장근로수당, 어디서 계산이 틀리나

두 번째 지뢰는 연장근로수당 재산정이다. 근로기준법 제56조에 따른 연장근로 가산(50%)은 ‘소정근로시간을 초과한 근로’에 붙는다. 그런데 소정근로시간을 주 36시간으로 낮추면, 36시간 초과 시점부터 연장근로가 시작된다. 반대로 취업규칙상 소정근로시간이 여전히 40시간이면 40시간 초과 전까지는 연장수당이 발생하지 않는다.

기업들이 흔히 빠지는 오류는 이렇다. 실제로는 주 36시간을 운영하면서 취업규칙엔 40시간이 남아 있어, 36~40시간 구간 근무가 발생했을 때 수당을 주지 않는다. 근로자 입장에서는 ‘내 소정근로시간은 36시간인데 그 이상 일했으니 연장수당을 달라’고 주장할 여지가 생긴다. 이 구간이 수개월 쌓이면 진정 사건으로 이어진다.

실무 체크리스트 — 지금 우리 회사는 어디에 해당하나

  • 소정근로시간 단축이 실질적으로 이루어졌는가? — 금요일 오후 반차를 연차로 처리하는 게 아니라 무급 또는 별도 유급으로 처리하고 있다면 소정근로시간 변경이 된 것이다.
  • 취업규칙에 소정근로시간이 명시되어 있는가? — 10인 이상 사업장은 의무적으로 취업규칙을 작성·신고해야 한다. 소정근로시간 조항을 현실에 맞게 바꾸었는지 확인.
  • 탄력근로제 또는 선택근로제를 활용하고 있다면, 서면 합의서가 있는가? — 탄력근로제(2주·3개월·6개월 단위)는 서면 합의 없이는 효력이 없다. 구두 합의는 무효.
  • 임금보전 약정이 서면으로 되어 있는가? — 정부 지원금 수령 요건이기도 하고, 나중에 임금 삭감 분쟁을 막는 근거다.
  • 5인 미만 사업장인가? — 5인 미만은 연장근로수당(근로기준법 제56조) 적용 제외. 4.5일제 도입 시 임금 처리 방식이 다르다.
💼 위너스 인사이트
자문 현장에서 가장 많이 보는 패턴은 “금요일 오후 반차를 연차 소진으로 처리하다가 연차가 바닥난 뒤 그냥 무급으로 운영한 케이스”입니다. 이 순간 소정근로시간이 사실상 단축된 것으로 볼 여지가 생기는데, 취업규칙에는 여전히 주 40시간이 적혀 있어 양쪽 다 약해진 상태가 됩니다. 4.5일제를 도입하기 전에 운영 방식부터 확정하고, 취업규칙 정비·서면 합의를 선행하는 것이 분쟁 예방의 핵심입니다.

이중구조 논쟁 — 대기업 혜택, 중소기업 부담

주 4.5일제가 채용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이미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경기도 시범사업 데이터에 따르면, 4.5일제를 도입한 기업의 채용 지원자 수가 미도입 기업 대비 10배 급증한 사례가 나왔다. IT·서비스업 중심의 사무직 사업장에서는 인재 유치 도구로 빠르게 자리잡고 있다.

반면 교대제 운영 사업장, 생산직·안전 업무 종사자가 많은 중소 제조업은 현실적으로 도입이 어렵다. 한 교대가 빠지면 다른 교대가 메워야 하는 구조에서 주 4.5일제는 곧 인건비 증가다. 정부 지원금(1인당 월 26만 원)이 이 비용을 모두 커버하지 못한다는 점도 중소기업들이 신청을 꺼리는 이유다. 입법조사처는 이미 “도입 여부가 아니라 정착 방식”이 핵심 쟁점이라고 짚었다. 화이트칼라 중심 확산이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오히려 심화시킬 수 있다는 경고다.

법적 근거는 아직 없다 — 입법 공백이 남긴 과제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시범사업이 진행되는 동안 전용 법률이 없다는 점이다. 현재 추진 중인 「실노동시간 단축 지원에 관한 법률」이 국회를 통과하기 전까지, 사업주는 현행 근로기준법(유연근무제 조항)과 개별 노사 합의에만 의존해야 한다. 정부 보조금 지원 요건과 근로기준법 요건이 불일치할 때 어느 것을 우선 적용할지도 불명확하다.

4개월이 지난 지금, 시범사업에서 축적되는 사례들이 입법의 방향을 결정할 것이다. 어떤 사업장이 실제로 지속 가능하게 운영했는지, 어디서 분쟁이 생겼는지 — 그 데이터가 쌓이는 2026년 하반기가 주 4.5일제 입법의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자주 묻는 질문

Q. 주 4.5일제를 도입하면 취업규칙을 반드시 변경해야 하나요?

소정근로시간을 실질적으로 단축하는 경우엔 취업규칙을 변경해야 합니다. 기존 연차를 활용한 반차 방식이라면 변경 불필요하지만, 연차 소진 후 운영 방식이 달라질 수 있어 사전 설계가 필요합니다.

Q. 정부 시범사업 지원금을 받으면 법적 안전이 보장되나요?

아닙니다. 지원금 수령과 근로기준법 준수는 별개입니다. 지원금을 받더라도 취업규칙·서면 합의 없이 운영하면 노동청 시정지시 대상이 됩니다.

Q. 탄력근로제로 격주 4일제를 운영하려면 뭐가 필요한가요?

근로자 대표와 서면 합의서 체결, 단위기간(2주·3개월·6개월) 명시, 근로일·근로시간 사전 확정이 필수입니다. 구두 합의는 효력이 없습니다.

Q. 5인 미만 사업장도 주 4.5일제를 시범사업 지원받을 수 있나요?

고용노동부 시범사업 지원 대상에 5인 미만 사업장도 포함됩니다. 다만 근로기준법 제56조(연장수당) 적용은 제외되므로 수당 계산 방식이 다릅니다.

Q. 4.5일제 도입 후 임금이 줄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임금 삭감은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에 해당해 근로자 과반수 동의가 필요합니다. 정부 지원금(1인당 월 최대 26만 원)으로 보전하더라도 차액이 발생하면 동의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작성: 서재홍 | NO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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