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끝까지 왔다.” 4월 29일 민주노총과의 간담회에서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정년연장특별위원회 위원장이 꺼낸 이 한 마디가 파장을 일으켰다. 2025년 11월 특위 출범 이후 1년 반 가까이 지연됐던 정년연장 논의가 마침내 절충점에 다가서고 있다는 신호다. 법정 정년을 65세로 올리는 개정안은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않았지만, 특위가 검토 중인 세 가지 시나리오와 6월 지방선거 이후의 입법 일정을 지금 파악해두는 것이 핵심이다.
한 줄 요약: 민주당 정년연장특위가 검토 중인 절충안은 ①법정 65세 단계연장(2036년 완성), ②혼합형(2039년 완성·재고용 병행, 유력안), ③재고용 중심·임금 유연성 세 가지이며, 6월 지방선거 이후 본격 입법이 유력하다.
24%
경제활동인구 중 60세 이상 비율
통계청 2025년 고령자 통계
5년
정년 60세 이후 국민연금 수급 전 소득공백
현행 고령자고용법·국민연금법
2039년
유력안(②) 법정 65세 완성 시점
민주연구원 평가 — ‘가장 현실적’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
민주당 정년연장특위는 4월 29일 민주노총 간담회에 이어 4월 30일에는 경영계 간담회를 추가로 열었다. 노사 양측과 각각 만나 이견을 좁히는 ‘릴레이 간담회’ 형식이다. 소병훈 위원장은 “최소 이견을 줄일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고, 간사인 김주영 의원은 “저희들이 준비하는 대로 진행한다면 연내 입법도 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노사정 간 서로 조금씩 양보하고 대타협을 이뤄내지 않는다면 한 걸음도 진전할 수 없다”는 단서도 달았다.
원래 특위는 지난해 11월 입법을 목표로 했지만 노사 입장 차이로 수차례 연기됐다. 파이낸셜뉴스 등에 따르면 6월 지방선거 이후 본격적인 입법 추진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선거 정치 일정과 맞물려 있는 셈이다.
세 가지 시나리오, 핵심만 비교한다
특위가 테이블에 올린 절충안은 크게 세 방향으로 요약된다.
시나리오 ① 법정 65세 단계적 연장 — 2036년 완성
- 2028년부터 2년마다 정년 1세씩 상향
- 2036년에 법정 정년 65세 완성
- 임금 조정(임금피크제 등)은 노사 자율교섭에 맡기는 방식
- 민주노총이 선호 — 단, 조기 완성 요구가 강해 상반기 내 처리 촉구
시나리오 ② 단계적 연장 + 재고용 혼합 — 2039년 완성 (유력)
- 2029년부터 단계적 연장 시작, 2039년 65세 완성
- 65세 완성 전까지 정년 도달자에게 1~2년 재고용 보장 병행
-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65세)과 정년 일치 — 소득 공백 해소 목표
- 민주당 싱크탱크(민주연구원)가 ‘가장 현실적·균형적 방안’으로 지목
- 1975년생이 전환기 없이 65세 정년을 완전히 누리는 첫 세대
시나리오 ③ 재고용 중심 + 임금 유연성 병행
- 법정 정년은 60세 유지, 이후 재고용 의무화
- 취업규칙 불이익변경 기준 완화 — 임금피크제 도입 시 과반수 동의 요건 완화
- 경영계(한국경영자총협회 등) 선호 방향
- 노동계에서 ‘임금 삭감 제도화’라며 강하게 반발
주의 — 임금피크제 합리성 요건 대법원 2017다292343 판결(2022.5.26 선고)은 합리적 이유 없이 고령 근로자 임금을 삭감하는 임금피크제는 연령차별로 무효라고 판시했다. 정년연장과 임금체계 개편을 묶더라도 합리적 설계 없이는 분쟁 위험이 크다.
왜 이 논의가 지금 중요한가
현행 법적 근거는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 제19조다. 조문은 간결하다.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한다.” 만약 취업규칙·단체협약에 60세 미만으로 규정되어 있어도 법적으로는 자동으로 60세가 된다. 이 강행규정이 바뀌는 순간, 전국 모든 사업장의 취업규칙이 일제히 개정 대상이 된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5년 소득 공백이다. 법정 정년 60세로 퇴직해도 국민연금은 65세부터 수급된다. 이 사이 5년을 어떻게 버티느냐가 수백만 베이비부머 세대의 현실 문제다. 정년연장 논의가 단순한 고용 정책을 넘어 연금개혁·노후소득 보장과 맞닿는 이유다.
통계청의 2025년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경제활동인구 4명 중 1명(약 24%)이 이미 60세 이상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인건비 부담이 가장 민감한 문제다. 경영계가 집요하게 요구하는 것이 바로 임금피크제 도입 허들 낮추기다. 대법원은 2022년 5월 26일 선고한 2017다292343 판결에서 “합리적 이유 없이 고령 근로자의 임금을 삭감하는 임금피크제는 연령차별로 무효”라고 판단했다. 정년연장과 임금 체계 개편을 세트로 묶지 않으면 기업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논리다.
노사 입장 — 거리가 얼마나 좁혀졌나
| 주체 | 핵심 요구 | 현재 상태 |
|---|---|---|
| 민주노총 | 법정 65세 연장, 임금·노동조건은 노사 자율교섭 | 상반기 내 처리 촉구 — 시나리오 ①②에 조건부 수용 가능 |
| 한국노총 | 정년연장, 임금 삭감 없는 방식 | 논의 참여 중단 — 민주당 일방 입법 시 반발 예고 |
| 경영계 | 임금 유연성 확보 없으면 정년연장 수용 불가 | 취업규칙 불이익변경 완화 요구 관철 조건부 수용 |
| 민주당 특위 | ‘대타협 또는 단독 입법’ 투 트랙 | 6월 지선 후 본격 입법 추진 예고 |
지금 당장 주목해야 할 3가지 포인트
- 취업규칙 불이익변경 완화 여부 —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려면 현행 근로기준법 제94조에 따라 근로자 과반수 동의가 필요하다. 이 요건을 완화하는 내용이 최종 개정안에 포함되면, 노사 교섭력 균형이 크게 흔들린다. 협상 테이블의 숨은 핵심이다.
- 재고용 의무 vs 노력의무 — 현행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는 정년 후 재고용을 “노력하여야 한다”는 노력의무로 규정한다. 새 절충안에서 이 ‘노력’이 ‘하여야(강행)’로 격상되느냐가 기업 부담의 분기점이다.
- 1975년생 기준선 — 절충안 ②(2039년 완성)가 통과되면 1975년생이 65세 정년을 전환기 없이 완전히 적용받는 첫 세대가 된다. 그 전 세대는 과도기 재고용 제도를 병행 적용받게 된다.
실무 포인트 — 지금이 점검 시점 입법이 현실화되면 취업규칙 불이익변경 절차, 임금피크제 설계, 재고용 계약서 표준화까지 한꺼번에 처리해야 한다. 지금이 정년 조항·임금체계·재고용 양식을 사전 점검할 골든타임이다.
앞으로의 전망
민주연구원이 사실상 ②(혼합연장·2039년 완성)를 ‘가장 현실적’이라고 지목했고, 특위도 같은 방향으로 수렴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한국노총이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지 않는 한 완전한 노사 합의는 어렵다. 민주당이 6월 지선 이후 단독 입법을 강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아직 법안은 통과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거의 끝까지 왔다’는 신호가 나온 이상, 기업 인사 담당자라면 지금이 취업규칙 정년 조항과 임금체계를 점검할 최적 시점이다. 입법이 현실화되면 취업규칙 불이익변경 절차, 임금피크제 설계, 재고용 계약서 표준화까지 한꺼번에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 준비된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 사이의 격차가 이미 벌어지고 있다.
▶ 이 기사의 실무 후속편: ‘정년연장 대비 취업규칙 정비 — HR 실무 10단계 체크리스트’를 함께 읽어보세요. 임금피크제 도입 요건, 재고용 절차 규정 마련, 직급체계 조정까지 단계별로 정리했습니다.
💡 시사점:
① 유력안은 ②(혼합형, 2039년 완성). 국민연금 개시 연령 65세와 정년 일치를 통해 소득공백을 해소한다는 설계.
② 임금피크제 합리성 설계가 분쟁 분기점. 대법 2017다292343에 따라 합리적 이유 없는 삭감은 무효.
③ 6월 지선 이후 단독 입법 가능성. 한국노총 복귀 여부와 별도로 법안 통과 시 취업규칙 일제 개정이 불가피하다.
#정년연장#임금피크제#고령자고용법#재고용의무
자주 묻는 질문
Q. 정년 65세 연장은 언제부터 시행되나요?
아직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않았습니다. 민주당 특위 절충안 중 유력한 ②안 기준으로는 2029년 단계 시작, 2039년 65세 완성입니다. 6월 지방선거 이후 입법 추진이 유력합니다.
Q. 정년연장과 임금피크제는 반드시 함께 도입해야 하나요?
법적 의무는 없으나 경영계는 임금 유연성 없는 정년연장은 수용 불가 입장입니다. 대법원(2017다292343 판결)은 합리적 이유 없는 임금피크제는 연령차별로 무효라고 판단했으므로, 도입 시 합리적 설계가 필수입니다.
Q. 현행법상 정년을 60세 미만으로 정하면 어떻게 되나요?
고령자고용법 제19조 제2항에 따라 자동으로 60세로 간주됩니다.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에 59세로 정해도 법적 효력은 60세입니다.
Q. 재고용 의무화와 재고용 노력의무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현행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는 ‘노력하여야’ 즉 노력의무입니다. 이행하지 않아도 직접 제재가 없습니다. 절충안에서 ‘하여야’로 격상되면 위반 시 제재가 가능한 강행규정이 됩니다.
Q. 한국노총이 논의에서 빠진 이유는 무엇인가요?
민주당이 6월 지방선거 이후로 논의를 미루겠다고 제안한 것에 반발해 협상 테이블에서 퇴장했습니다. 노사정 합의 없는 일방 입법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습니다.
작성: 서재홍 | NO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