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 요약: 2024.12.19.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통상임금의 ‘고정성’ 요건을 폐기했다. 재직조건부·근무일수 조건부 상여금도 통상임금이며, 판결 선고일 이후의 임금 산정부터 새 법리가 적용된다.
매달 받는 급여명세서를 꼼꼼히 들여다본 적이 있는가. 기본급, 식대, 직무수당, 정기상여금, 명절상여금 — 항목이 꽤 많다. 그런데 이 가운데 어디까지가 ‘통상임금’에 해당하는지에 따라, 연장근로수당, 연차미사용수당, 퇴직금이 모두 달라진다. 지금까지 많은 사업장에서 “재직 중인 사람에게만 주는 상여금이니까 통상임금이 아니다”라고 처리해왔다면, 이제 그 관행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법은 뭐라고 하나
통상임금의 법적 정의는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6조 제1항에 있다. “근로자에게 정기적이고 일률적으로 소정근로 또는 총 근로에 대하여 지급하기로 정한 시간급 금액, 일급 금액, 주급 금액, 월급 금액 또는 도급 금액”이 통상임금이다.
이 통상임금이 왜 중요한지는 근로기준법 제56조를 보면 바로 알 수 있다. 연장근로에 대해서는 통상임금의 50% 이상을, 야간근로(오후 10시~오전 6시)에도 50% 이상을, 휴일근로 8시간 이내에 대해서는 50%, 8시간 초과분에 대해서는 100%를 각각 가산해서 지급해야 한다. 즉, 통상임금의 크기가 곧 각종 법정수당의 크기를 결정하는 것이다.
문제는 2013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대법원 2012다89399) 이후 11년간 유지되어 온 ‘고정성’이라는 요건이었다. 당시 대법원은 통상임금이 되려면 “소정근로의 대가”이면서 “정기적, 일률적, 고정적”이어야 한다고 보았다. ‘고정적’이란, 근로자가 임의의 날에 소정근로를 제공하면 그 지급 여부와 액수가 사전에 확정되어 있어야 한다는 뜻이었다.
이 기준 때문에 “분기 말 재직 중인 자에게만 지급”하는 정기상여금이나, “월 15일 이상 근무한 자에게만 지급”하는 근무일수 조건부 상여금은 고정성이 없다는 이유로 통상임금에서 빠졌다. 수많은 사업장이 이 논리에 따라 임금체계를 설계하고 운영해왔다.
대법원은 왜 판을 뒤집었나
11년
2013년 → 2024년 — 고정성 법리 변경 간격
대법원 2012다89399 → 2020다247190
2024.12.19
새 법리 적용 — 소급효 제한 기준선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선고일
6조 원
재직조건부 상여 포함 시 — 전체 인건비 증가 추산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추산
2024년 12월 19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20다247190(현대해상 사건)과 2023다302838(현대자동차 사건) 두 건의 판결을 통해 11년 된 법리를 전원일치 의견으로 변경했다.
핵심은 이것이다.
“근로자가 소정근로를 온전하게 제공하면 그 대가로서 정기적, 일률적으로 지급하도록 정해진 임금은, 그에 부가된 조건의 존부나 성취 가능성과 관계없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
대법원은 ‘고정성’이라는 개념이 법령 어디에도 근거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6조 제1항은 ‘정기적’, ‘일률적’만 언급할 뿐 ‘고정적’이라는 문언은 존재하지 않는다. 2013년 판결이 법문에 없는 요건을 만들어낸 셈이었고, 이번에 그것을 바로잡은 것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현대해상 사건에서는 재직조건부 정기상여금(특정 시점에 재직 중인 사람에게만 지급)이, 현대자동차 사건에서는 근무일수 조건부 상여금(지급주기가 2개월, 6개월, 1년이고 월 15일 이상 근무 조건)이 각각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판단되었다.
소급효 제한 — 가장 실무적인 쟁점
판례가 바뀌었으니 과거에 덜 받은 수당도 소급해서 청구할 수 있을까? 여기서 대법원은 중요한 제한을 두었다.
“새로운 법리는 이 판결 선고일(2024. 12. 19.) 이후의 통상임금 산정부터 적용된다.”
2024년 12월 18일까지 제공한 연장근로 등에 대한 법정수당은, 판결 선고 당시 법원에 계속 중인 사건(병행사건)을 제외하고는 종래 법리에 따라 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종전 판례를 믿고 오랜 기간 안정적 노사관계를 유지해 온 사업장에 대해 소급 적용을 전면적으로 관철하는 것이 반드시 실질적 정의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2013년 판결에서 활용되었던 ‘신의칙’에 의한 청구 제한 법리와는 다른 접근이다. 이번에는 신의칙이 아니라, 판례변경의 소급효 자체를 제한하는 방식을 택했다는 점에서 법리적으로도 주목할 만하다.
실행 팁 — 임금대장 전수 점검부터 그동안 통상임금에서 빠져 있던 재직조건부 정기상여, 명절상여, 하계·동계상여, 근속수당을 전수 점검하라. 항목 단위로 ‘소정근로 대가성·정기성·일률성’을 다시 평가하고, 통상임금이 올라가면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연차미사용수당, 퇴직금까지 연쇄적으로 재산정해야 한다.
고용노동부 개정 지침이 말하는 것
대법원 판결에 발맞춰 고용노동부는 2025년 2월 6일 「통상임금 노사지도 지침」을 11년 만에 개정했다. 2014년 지침을 전면 대체하는 이 개정 지침의 핵심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명칭이 아닌 실질 기준 판단 — 임금 항목의 이름이 ‘상여금’이든 ‘수당’이든, 실질적으로 소정근로의 대가인지를 따져야 한다.
- 소정근로 대가성 — 소정근로시간에 통상적으로 제공하기로 한 근로의 가치를 어떻게 평가하고, 그에 대해 얼마를 지급하기로 정했는지를 기준으로 전체적으로 판단한다.
- 정기성 — 지급 주기가 1개월을 넘는다는 사정만으로 통상임금에서 제외되지 않는다. 분기별, 반기별, 연간 상여금도 정기성을 충족할 수 있다.
- 일률성 — ‘일정한 조건 또는 기준에 달한 모든 근로자’에게 지급되면 일률성을 갖추며, 여기서 ‘일정한 조건’에는 자격, 면허뿐 아니라 근속기간도 포함된다.
실무에서 주목할 포인트
1. 임금대장 전수 점검이 필요하다
그동안 통상임금에서 제외해왔던 항목들을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 재직조건부 정기상여금, 명절상여금, 하계(동계)상여금, 근속수당, 자격수당 등이 새로운 기준으로 통상임금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재직조건부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될 경우 기업 전체로 약 6조 원대의 인건비 부담 증가를 추산한 바 있다.
2.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재산정
통상임금이 올라가면, 근로기준법 제56조에 따라 산출되는 연장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 휴일근로수당이 모두 인상된다. 교대근무나 연장근로가 많은 제조업, 물류업, 의료업 등은 영향이 특히 크다.
3. 연차미사용수당과 퇴직금도 달라진다
연차미사용수당은 통상임금 또는 평균임금을 기초로 산정한다(근로기준법 제60조 제5항). 통상임금이 높아지면 연차미사용수당도 오르고, 이것이 평균임금 산정에 반영되면 퇴직금 역시 증가한다. 연쇄적 파급 효과를 반드시 계산에 넣어야 한다.
4. 2024년 12월 19일이 기준선이다
소급효가 제한된다는 점은 사용자 측에 유리하지만, 반대로 2024년 12월 19일 이후에 제공된 근로에 대해서는 새로운 법리가 적용된다. 즉, 지금 이 시점에서 여전히 종전 기준으로 통상임금을 산정하고 있다면 미지급 임금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임금체계 개편이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사업장은 시급히 점검해야 한다.
주의 — 불이익 변경엔 과반수 동의 필수 통상임금 확대로 인건비 부담이 커졌다고 기본급 구조조정·포괄임금제 재설계를 시도할 때, 근로조건 불이익 변경이 발생하면 근로기준법 제94조에 따른 근로자 과반수 동의가 필요하다. 동의 없는 변경은 무효 처리된다.
5. 단체협약·취업규칙 변경 협의
고용노동부 개정 지침은 노사 간담회 및 설명회 개최, 단체협약·취업규칙·근로계약 변경을 위한 노사협의 지도, 임금체계 개편 지원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체 인건비 총액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일부 사업장은 기본급 구조조정이나 포괄임금제 재설계를 검토할 수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근로조건의 불이익 변경이 발생한다면 근로기준법 제94조에 따른 근로자 과반수 동의 절차가 필요하다는 점을 놓쳐서는 안 된다.
💡 실무 시사점:
① 고정성은 사라졌다. 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하기로 정한 임금이면 재직·근무일수 조건이 붙어도 통상임금이다.
② 2024.12.19. 이후가 기준선. 그 이전 기간은 종전 법리, 이후 산정분은 새 법리. 지금도 종전 기준으로 계산하고 있다면 미지급 임금 분쟁 리스크.
③ 임금체계 개편은 동의 절차와 함께. 인건비 총액 증가 대응으로 임금체계를 손볼 때 불이익 변경이면 근기법 제94조 과반수 동의를 빠뜨리지 마라.
#통상임금#고정성폐기#대법원2020다247190
핵심 정리
11년간 통상임금의 범위를 좁혀왔던 ‘고정성’ 요건이 사라졌다. 소정근로의 대가로서 정기적, 일률적으로 지급하기로 정한 임금이면 — 재직조건이 붙어 있든, 근무일수 조건이 붙어 있든 — 통상임금이다. 대법원은 소급효를 2024년 12월 19일 이후로 제한했지만, 그 이후의 임금 산정은 당장 새 기준을 따라야 한다. 임금대장을 다시 펴고, 각 항목의 통상임금 해당 여부를 하나하나 점검하는 것이 지금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다.
자주 묻는 질문
Q. 법은 뭐라고 하나, 어떻게 되나요?
통상임금의 법적 정의는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6조 제1항에 있다.. “근로자에게 정기적이고 일률적으로 소정근로 또는 총 근로에 대하여 지급하기로 정한 시간급 금액, 일급 금액, 주급 금액, 월급 금액 또는 도급 금액”이 통상임금이다.
Q. 대법원은 왜 판을 뒤집었나?
2024년 12월 19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20다247190(현대해상 사건)과 2023다302838(현대자동차 사건) 두 건의 판결을 통해 11년 된 법리를 전원일치 의견으로 변경했다..
핵심은 이것이다.
Q. 소급효 제한 — 가장 실무적인 쟁점, 어떻게 되나요?
판례가 바뀌었으니 과거에 덜 받은 수당도 소급해서 청구할 수 있을까?. 여기서 대법원은 중요한 제한을 두었다.
Q. 고용노동부 개정 지침이 말하는 것, 어떻게 되나요?
대법원 판결에 발맞춰 고용노동부는 2025년 2월 6일 「통상임금 노사지도 지침」을 11년 만에 개정했다.. 2014년 지침을 전면 대체하는 이 개정 지침의 핵심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Q. 실무에서 주목할 포인트, 어떻게 되나요?
1.. 임금대장 전수 점검이 필요하다
그동안 통상임금에서 제외해왔던 항목들을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
작성: 서재홍 | NO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