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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만 명이 늘었는데, 왜 채용이 안 되는 걸까 — 청년 고용 45개월 연속 감소의 의미

10.8만 명이 늘었는데, 왜 채용이 안 되는 걸까

7월 고용 통계가 나왔다.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10.8만 명 증가하면서 4개월 만에 두 자릿수 회복을 기록했다. 5월에 마이너스 4만 명까지 떨어졌던 것을 생각하면 꽤 극적인 반등이다. 재정경제부가 일자리전담반 회의를 소집하고 “총력 대응”을 선언할 만큼, 정부도 이 숫자에 힘을 받은 모습이다.

그런데 이 숫자를 HR 실무 관점에서 뜯어보면, 기분이 달라진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통계를 보면서 “회복”이라는 단어가 적절한지 의문이 들었다. 전체 고용시장이 플러스로 돌아선 바로 그 달에, 청년(15~29세) 취업자는 19.1만 명이 줄었다. 45개월 연속 감소. 1982년 통계 작성 이래 한 번도 없었던 기록이다. HR 담당자라면 이 두 숫자를 나란히 놓고 볼 수밖에 없다.

한 줄 요약: 7월 고용시장의 두 자릿수 회복은 청년층이 빠진 회복이다 — 45개월 연속 감소와 확장실업률 17%는 전체 고용 호조가 만드는 착시 너머, HR 채용 파이프라인의 구조적 단절을 의미한다.

45개월이라는 시간 — 통계가 아니라 세대의 이탈이다

45개월을 달력에 대입해 보자. 2022년 하반기부터 지금까지, 거의 4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청년 취업자 수가 단 한 달도 전년보다 늘지 않았다는 뜻이다. 단기 경기 변동으로는 설명이 안 되는 기간이다.

더 무거운 숫자가 있다. 청년 고용률 44.2%. 전년 동월 대비 1.6%포인트 하락이다. 15~29세 인구 중 절반 이상이 일을 하지 않고 있다는 뜻인데, 이 중 상당수는 구직 자체를 포기한 비경제활동인구에 포함되어 있다. 실업률만으로는 이 현실을 담을 수 없기 때문에 확장실업률(고용보조지표3)을 봐야 한다. 그 수치가 17%다. 청년 6명 중 1명이 사실상 실업 상태에 놓여 있다는 이야기다.

45개월

청년 취업자 연속 감소 기간 (역대 최장)

재정경제부 최근경제동향, 2026.8

17%

청년 확장실업률 (고용보조지표3)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2026.7

-19.1만 명

7월 청년(15~29세) 취업자 감소 규모

재정경제부 최근경제동향, 2026.8

솔직히 이 숫자들이 말해주는 건 하나다. 청년층은 노동시장에서 이탈하고 있고, 그 이탈은 경기 반등으로도 되돌리지 못하는 구조적 흐름이 됐다는 것이다.

서비스업만 늘고 제조·건설은 줄고 — 청년이 갈 수 있는 일자리가 바뀌고 있다

7월 업종별 취업자 변동을 보면 구조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서비스업이 29.5만 명 증가하면서 전체 고용을 끌어올렸다. 반면 제조업은 6.8만 명, 건설업은 5.7만 명이 줄었다. 전월 대비 감소폭이 축소되긴 했지만(제조업 -9.7만→-6.8만, 건설업 -6.7만→-5.7만), 여전히 뚜렷한 마이너스다.

문제는 이 구조 변화가 청년 채용과 직결된다는 점이다. 제조업과 건설업은 전통적으로 초급 인력의 진입 경로 역할을 해왔다. 기술을 배우면서 경력을 쌓는 구조, 현장 중심의 숙련 체계가 작동하는 영역이었다. 이 영역이 축소되면서 청년이 처음 노동시장에 발을 디딜 수 있는 통로 자체가 좁아지고 있다.

서비스업 일자리가 느는 건 사실이지만, 여기에도 함정이 있다. 서비스업 내에서도 IT·금융 같은 고숙련 직종과 음식·숙박 같은 저숙련 직종의 양극화가 심하다. 중간 지대 — 적당한 역량으로 진입해서 성장할 수 있는 일자리 — 가 비어 있는 것이다.

사례 — 일자리전담반 회의8월 12일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이 주재한 관계부처 합동 일자리전담반 회의에서는 ‘청년일자리 회복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겠다는 방침이 나왔다. 정부가 청년 고용을 별도 의제로 분리해 대책을 세우겠다고 나선 것 자체가, 전체 고용 회복만으로는 청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점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셈이다.

전체 고용 호조가 만드는 착시 — HR이 빠지기 쉬운 함정

“고용시장이 좋아졌으니 채용도 수월해지겠지.” 이런 판단이 가장 위험하다. 전체 숫자의 호조는 50대 이상 고연령층과 서비스업이 주도한 것이다. 20대 후반~30대 초반의 핵심 채용 대상 풀은 오히려 줄고 있다.

월별 취업자 추이를 보면 이 점이 더 분명해진다. 올해 들어 1월 +10.8만, 2월 +23.4만, 3월 +20.6만으로 순항하다가, 4월 +7.4만으로 꺾이더니 5월에는 -4.0만으로 역성장했다. 6월 +6.3만, 7월 +10.8만으로 반등하긴 했지만, 이 등락의 와중에도 청년 고용은 단 한 달도 플러스를 기록하지 못했다.

이건 좀 아쉽다 — 한국노동연구원의 노동리뷰 7월호도 서비스업 증가세와 제조업·건설업 감소폭 축소를 점검하면서 “고용구조 변화”를 핵심 키워드로 꼽았지만, 청년 고용의 구조적 단절에 대한 깊이 있는 진단은 아직 부족하다. 매크로 수치의 개선이 마이크로 현실의 개선과 동의어가 아니라는 점을 HR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채용 파이프라인을 다시 설계해야 할 때

그렇다면 HR은 이 상황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핵심은 ‘채용 파이프라인의 재설계’다.

하나는 진입 경로의 다변화다. 제조·건설 중심이었던 초급 인력 채용 구조가 작동하지 않는다면, 인턴십·도제(apprenticeship)·프로젝트 기반 채용처럼 새로운 진입 경로를 설계해야 한다. 특히 중소기업에서는 “경력직만 뽑겠다”는 관성이 강한데, 이 관성을 깨지 않으면 인력 확보 자체가 불가능한 시장이 되고 있다.

다른 하나는 리텐션 전략의 전환이다. 확장실업률 17%라는 수치는 역설적으로 잠재 인력풀이 크다는 뜻이기도 하다. 구직을 포기한 청년 중 상당수는 “원하는 일자리가 없어서” 이탈한 것이지, 일할 의지가 없는 것이 아니다. 유연근무, 성장 경로의 가시화, 초기 6개월 온보딩 설계 — 이런 요소들이 채용 공고의 스펙 나열보다 훨씬 강력한 인력 유인 수단이 될 수 있다.

정부가 8월 중 발표하겠다는 ‘청년일자리 회복방안’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는 아직 모른다. 하지만 정책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것은 HR의 역할이 아니다. 지금 당장 자사의 채용 데이터를 꺼내서 한 가지만 확인해 보자 — 지난 1년간 신규 채용 중 29세 이하 비율이 어떻게 변했는지. 그 추이선이 전체 고용 통계의 착시를 걷어내는 가장 정직한 거울이 될 것이다.

💡 실무 시사점: 전체 고용시장의 두 자릿수 회복에도 불구하고, 청년 취업자 45개월 연속 감소와 확장실업률 17%는 채용 파이프라인의 구조적 단절을 보여준다. HR은 매크로 고용 지표의 호조에 안주하지 말고, 자사의 연령별 채용 추이를 점검하고 초급 인력 진입 경로를 재설계해야 한다.

#청년고용 #확장실업률 #채용전략 #고용구조변화 #HR운영

참고 링크

작성: 서재홍 | NO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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