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하지 않는 기사는 6월 5일부터 우버 앱을 쓸 수 없다. 우버코리아가 택시 기사들에게 일방 통보한 거리별 차등 수수료 정책이 택시 업계를 들끓게 하는 핵심은 수수료 인상 그 자체가 아니라, 이 ‘앱 이용 제한’ 강제 조항이다. 플랫폼 기업이 계약 조건을 일방 변경하고 앱 접근 차단으로 강제할 때, 택시 기사에게는 법적으로 어떤 대응 수단이 남아 있을까.
수수료 구조, 숫자로 뜯어보면
우버코리아는 6월 5일부터 운행 거리에 따라 수수료를 세 구간으로 나누겠다고 공지했다.
- 10km 미만: 수수료 0%
- 10km 이상~20km 미만: 4%
- 20km 이상: 8%
단순해 보이는 수치지만 타격이 작지 않다. 인천공항에서 강남까지 50km 거리를 뛰면 요금이 6만 원 안팎이고, 이 중 수수료만 4,800원이 빠진다. 기존 기본 비용 1.8%까지 더하면 실질 수수료는 약 10%에 달한다. 더 문제는 적용 범위다. 이 정책은 우버 브랜드로 운영하는 가맹 택시는 물론, 기존에 수수료를 내지 않던 비가맹 개인택시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하루아침에 수수료 부담이 생기는 비가맹 기사들의 반발이 더 클 수밖에 없다.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를 포함한 택시 4개 단체는 국토교통부와 공정거래위원회에 항의 서한을 발송했다. “어떠한 협의나 의견 수렴도 없이 일방적으로 통보된 것”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핵심 문제는 ‘동의하거나 퇴출되거나’
수수료 인상보다 더 논쟁적인 조항이 있다. 우버코리아는 공지에서 “새 수수료 체계에 동의하지 않는 기사는 앱 이용이 제한된다”고 명시했다. 전국택시운송노동조합연맹과 민주택시노조가 “앱 이용 제한 방지”를 핵심 요구사항으로 내세운 것도 바로 이 조항 때문이다.
이 구조는 법적으로 두 가지 쟁점을 동시에 건드린다.
첫째, 공정거래법상 거래상 지위 남용 문제. 공정거래법 제45조는 사업자가 거래상 지위를 이용해 상대방에게 불이익을 강요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택시 기사는 우버 앱 없이는 콜 수입을 얻기 어렵다. 이 의존 관계를 활용해 일방적으로 계약 조건을 바꾸는 구조가 거래상 지위 남용(공정거래법 제45조 제1항 제6호)에 해당하는지가 핵심 쟁점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24년 말 심사지침을 개정해 “일회성 거래라도 거래 관계에서 이탈하기 어려운 경우 거래상 지위가 인정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우버 앱에 수익이 집중된 기사들에게 이 기준을 적용하면, 공정위 신고의 법적 근거가 없지 않다.
둘째,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상 국토부 개입 권한. 국토교통부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제49조의18을 근거로 우버코리아에 수수료 개편 내용을 제출하도록 이미 조치했다. 한발 더 나아가, 같은 법 제49조의14는 플랫폼 가맹사업 약관 변경에 대해 국토부가 개선명령(사업자에게 약관 수정 등을 강제하는 행정명령)을 내릴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다. 아직 명령이 발동되지 않았지만 국토부는 “면밀히 검토해 적절성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란봉투법이 열어둔 단체교섭 경로
지난해 9월 시행된 개정 노조법(노란봉투법)은 플랫폼 종사자의 집단적 대응 가능성을 넓혔다. 이 법은 노조법상 근로자 범위를 확대해, 형식상 자영업자라도 플랫폼에 종속적으로 노무를 제공하면 노동조합 활동을 보호받을 수 있도록 했다. 과거에는 노조 결성 자체가 어려웠던 플랫폼 종사자들이 이제 단체교섭 요구권의 테두리 안에 들어오게 된 것이다.
전국택시운송노동조합연맹은 이미 단체교섭 요구 기반을 갖추고 있다. 양대 택시 노조가 이번 수수료 인상에 반발하며 합리적 수수료 체계 마련, 배차 알고리즘 공개, 차별적 배차 중단을 요구한 것도 이 맥락이다.
다만 현실적인 제약이 있다. 플랫폼 기업이 택시 기사들의 ‘사용자(노동법상 근로계약 상대방)’로 인정될 수 있는지는 아직 판정례가 쌓이는 단계다. 단체교섭 테이블이 실제로 열리기까지는 노동위원회 조정 또는 행정소송 과정을 거쳐야 할 가능성이 높다.
지금 당장 확인해야 할 3가지 대응 경로
- 공정위 신고: 거래상 지위 남용이 의심된다면 공정거래위원회 신고센터(국번 없이 1345)에 신고할 수 있다. 개인보다 노조·단체 차원의 집단 신고가 조사 착수 가능성이 높다. 신고 시 우버의 수수료 공지 화면, 동의 강제 조항 내용을 캡처해 첨부한다.
- 국토부 개선명령 요청: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상 이해관계자는 국토부에 개선명령 발동을 요청할 수 있다. 4개 택시 단체가 이미 항의 서한을 제출했으며, 후속 공식 요청이 가능하다.
- 증거 보전 즉시 시행: 우버 앱 내 수수료 변경 공지, 동의 강제 조항, 기존 계약서를 즉시 캡처·저장한다. 공정위 조사나 향후 민사 분쟁에서 핵심 증거가 된다.
앞으로의 전망 — 규제 방향은 이미 정해졌다
6월 5일 시행이 그대로 강행될 가능성은 현재로선 높다. 정부는 우버에 “택시 업계와 소통하라”고 권고했지만 강제 명령은 아직 없다. 그러나 시장의 방향은 다르다.
카카오 택시 배회영업 수수료 부과 금지법이 이미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2026년은 ‘플랫폼 규제 원년’으로 불리며, 온라인 플랫폼 규제 법안들이 국회에서 속도를 내고 있다. 플랫폼 기업이 일방적으로 조건을 바꾸고 앱 접근 제한으로 강제하는 구조는, 법제가 정비될수록 유지하기 어려워진다.
지금 이 순간 택시 기사들이 수수료 인상을 완전히 막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 사건은 플랫폼 종사자들이 법적으로 어디까지 대응할 수 있는지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테스트케이스가 되고 있다. 그 결과가 향후 플랫폼 관련 법제와 판정례의 기준점이 될 것이다.
자주 묻는 질문
Q. 우버 택시 차등 수수료는 언제부터 시행되나요?
2026년 6월 5일부터 시행됩니다. 10km 미만 0%, 10~20km 구간 4%, 20km 이상 8%가 적용되며, 가맹 여부와 관계없이 우버 앱을 이용하는 모든 기사에게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Q. 수수료에 동의하지 않으면 앱이 정말 차단되나요?
우버코리아 공지 기준으로 그렇습니다. 새 수수료 정책에 동의하지 않는 기사는 앱 이용이 제한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Q. 공정거래법으로 우버 수수료 인상에 대응할 수 있나요?
공정거래법 제45조 거래상 지위 남용을 근거로 공정위에 신고할 수 있습니다. 단체 차원의 집단 신고가 개인 신고보다 실효성이 높으며, 공지 화면 캡처를 증거로 제출합니다.
Q. 국토부가 우버에 수수료 개선명령을 내릴 수 있나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제49조의14에 따라 국토부는 플랫폼 가맹사업 약관 변경에 개선명령 권한을 보유합니다. 현재 검토 중이며 아직 발동되지 않았습니다.
Q. 택시 기사가 노동조합을 통해 우버에 교섭을 요구할 수 있나요?
노란봉투법(개정 노조법) 시행으로 플랫폼 종사자도 노조 결성과 단체교섭 요구권을 가집니다. 다만 우버가 법적 사용자로 인정되는지는 판정례 형성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