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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기사 통상임금 대법 완승 — ‘간주근로시간’ 기준 확정, 소급 3,000억 파장과 교대제 실무

2016년에 시작된 임금 소송이 10년 만에 대법원에서 결론을 맺었다. 2026년 4월 30일,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동아운수 소속 버스 기사들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청구 소송에서 근로자 측 손을 들어줬다. 판결의 핵심은 두 가지다. 첫째, 정기상여금은 통상임금이다. 둘째, 연장·야간수당을 계산할 때는 실제 일한 시간이 아닌 노사가 합의한 ‘간주근로시간(보장시간)’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

두 번째가 더 무거운 포인트다. 이 판단 하나가 전국 시내버스 업계 전체의 임금 구조를 뒤흔드는 신호탄이 됐다.

간주근로시간(보장시간)이란 무엇인가

시내버스 기사들은 흔히 격일제(이틀 단위 근무) 또는 2인 1조 교대제로 일한다. 이때 ‘실제 운전대를 잡고 있는 시간’과 ‘노사가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으로 정해놓은 시간’이 서로 다른 경우가 많다. 후자를 간주근로시간 또는 보장시간이라 한다.

구체적인 사례를 들면 이렇다. 단체협약에 “하루 운행시간이 8시간 미만이더라도 8시간으로 간주한다”고 규정돼 있다면, 실제 운행이 6시간에 그쳤어도 8시간치 연장·야간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야간근로수당도 마찬가지다. “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 사이 야간수당 기준시간을 4시간으로 본다”고 합의했다면, 실제 야간 운행이 3시간이더라도 4시간 기준으로 수당이 산정돼야 한다.

이번 판결 이전까지는 회사들이 “실제 근로시간이 보장시간보다 짧으니, 수당도 실제 시간 기준으로 계산하면 된다”고 맞서 왔다. 대법원이 이 주장을 명확히 잘라냈다. “노사가 합의로 정한 보장시간이 있으면, 실제 근로시간이 짧아도 그 기준으로 지급하라.”

소급 3,000억 — 서울시 재정에도 불이 붙다

이번 판결의 직접 당사자는 동아운수 한 곳이지만, 파장은 서울 시내버스 전체로 번진다. 서울 시내버스는 현재 63개 업체가 준공영제(서울시가 운영 적자를 보전해주는 방식) 아래 운영된다. 동아운수에서 인정된 법리가 동종 업체 62곳에도 사실상 그대로 적용된다.

소급 임금 규모는 약 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서울시의 버스 회사 손실보전 지원금은 현재 연간 약 8,000억원 수준인데, 이번 판결 이후 1조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시는 올해 상반기 추경에 1,000억원을 이미 편성했지만, 전문가들은 “사실상 적자 감소 효과는 미미한 수준”이라고 입을 모은다.

통상시급 자체도 15~20%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편입되면 통상시급이 오르고, 통상시급을 기준으로 산정하는 연장·야간·휴일수당도 연쇄 인상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회사 입장에서는 단순 임금 인상이 아니라 ‘기준 자체’가 바뀌는 것이어서 충격이 더 크다.

버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 교대제 사업장 실무 체크포인트

이번 판결이 시내버스 업계만의 문제라고 보면 오산이다. 간주근로시간(보장시간) 합의는 버스·철도뿐 아니라 경비·청소·콜센터·항공지상직·병원 등 교대제 사업장 전반에서 활용된다. 아래 사항을 지금 바로 점검해야 한다.

  • 단체협약·취업규칙에 ‘보장시간’ 조항이 있는가? — 있다면 실제 근로시간이 짧더라도 보장시간 기준으로 수당이 산정돼야 한다. 회사가 실제 시간 기준으로 지급해왔다면 차액이 이미 발생한 상태다.
  •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 산정에서 빠져 있는가? — 2023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이후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 포함은 거의 확립된 법리다. 아직 반영하지 않은 사업장은 임금 구조를 재검토해야 한다.
  • 소멸시효 3년을 놓치지 말 것 — 임금채권의 소멸시효는 3년(근로기준법 제49조)이다. 근로자 입장에서 소급 청구 가능 기간이 3년이라는 뜻이고, 사업주 입장에서는 3년치 미지급분이 누적돼 있을 수 있다는 의미다.
  • 준공영제·위탁운영 사업장은 계약 단가를 재검토할 것 — 발주처(지자체·공공기관)가 적자를 보전해주는 구조라면, 새로운 임금 기준에 따른 증가분을 발주 계약에 반영해야 한다. 계약 단가가 고정돼 있으면 사업자가 단독으로 적자를 떠안게 된다.
  • 파기환송심 확정까지 관망 가능한가? — 이번 판결에는 일부 파기환송(산정 방식 재검토 지시)이 포함됐다. 최종 확정액은 서울고등법원 환송심에서 결정된다. 단, 법리 자체는 대법원에서 확정됐으므로 준비를 미루면 리스크만 커진다.

통상임금 법리의 마지막 퍼즐 조각

노동법 전문가들은 이번 판결을 ‘2023년 정기상여금 통상임금 인정 판결의 실질적 완결판’으로 평가한다. 당시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 포함 법리가 확정됐지만, ‘그래서 수당을 어떻게 계산하느냐’는 문제가 업계별로 제각각이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이 교대제 사업장의 ‘보장시간 기준 수당 산정’을 명확히 함으로써, 유사 소송이 전국 곳곳에서 뒤따를 가능성이 높다.

관건은 파기환송심 이후 최종 확정액이다. 동아운수의 차액 산정이 확정되는 순간, 나머지 62개 서울 버스사와 전국 시내버스 업체들은 사실상 같은 기준을 적용받게 된다. 서울시와 각 지자체의 2026년 하반기 버스 추경은 이 숫자를 기다리고 있다.

근로자 입장에서는 통상임금 법리가 안정됐다는 점이 중요하다. 대법원이 ‘수당 계산 기준은 보장시간’이라고 못 박았으니, 앞으로 비슷한 분쟁에서 이 판결이 기준점이 된다. 간주근로시간 합의를 두고 회사와 이견이 있다면, 이번 대법원 판결이 든든한 근거가 된다.

자주 묻는 질문

Q. 간주근로시간(보장시간)이 실제 근로시간보다 길면 항상 보장시간 기준으로 수당을 지급해야 하나요?

대법원은 노사가 합의로 정한 보장시간이 있으면 실제 근로시간이 짧아도 보장시간 기준으로 수당을 산정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단,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 보장시간 조항이 명시돼 있어야 합니다.

Q.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되면 어떤 수당이 올라가나요?

통상시급이 상승하므로 연장근로수당·야간근로수당·휴일근로수당·연차수당이 연쇄 인상됩니다.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산정하는 모든 수당이 영향을 받습니다.

Q. 이번 판결은 버스 기사 외에도 적용되나요?

간주근로시간(보장시간) 합의가 있는 모든 사업장에 동일한 법리가 적용됩니다. 경비·청소·콜센터·항공지상직 등 교대제 근무 사업장은 지금 바로 수당 산정 기준을 검토해야 합니다.

Q. 소급 임금 청구 시효는 얼마인가요?

임금채권 소멸시효는 3년입니다(근로기준법 제49조). 퇴직한 근로자도 퇴직일로부터 3년 이내라면 청구가 가능합니다.

Q. 파기환송심 결과를 기다리면서 지급을 미룰 수 있나요?

법리 자체는 대법원에서 확정됐습니다. 최종 산정액이 환송심에서 확정되더라도 법리에 따른 지급 의무는 이미 발생한 상태입니다. 미지급 기간에는 지연이자(연 20%)가 붙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작성: 서재홍 | NO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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