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제 근로계약서에 ‘2026년 12월 31일까지’라고 적혀 있더라도, 그 전에 계약을 종료하는 순간 일반 해고와 똑같은 법적 기준이 적용됩니다. 30일 전 해고예고를 빠뜨리거나, 구두로만 통보하거나, 서면 해고 사유를 누락하면 — 계약서에 날짜가 있어도 부당해고 판정을 받습니다. HR 담당자라면 조기종료 결정이 내려진 순간부터 아래 7단계를 순서대로 밟아야 합니다.
법은 뭐라고 하나
기간제 근로자에 대한 계약기간 중 종료는 세 개의 조항이 겹칩니다.
-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 사용자는 정당한 이유 없이 근로자를 해고할 수 없습니다. 대법원은 계약기간이 정해져 있더라도 그 기간 중 해지에는 동일한 ‘정당한 이유’ 기준이 적용된다고 봅니다(대법원 2017다22315, 2017.10.31.).
- 근로기준법 제26조 — 해고예고 의무. 계약기간 중 해지 시 최소 30일 전에 예고하거나, 30일분 통상임금을 예고수당으로 지급해야 합니다.
- 근로기준법 제27조 — 해고는 반드시 서면으로, 해고 사유와 해고 시기를 명시해야 합니다. 구두 통보는 효력이 없습니다.
- 기간제법 제4조 제1·2항 —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 근로자를 사용하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무기계약직)로 간주됩니다. 2년 이내에 종료해야 이 조항의 적용을 피할 수 있습니다.
판례·행정해석 실무 기준
두 가지 판정례가 조기종료의 위험을 잘 보여줍니다.
[판정례 1] 공백 없는 근무 4년 → 무기계약직 전환, 계약 종료는 부당해고
노동위원회 2019-07-08 판정(사건번호 2019부해OOO, 인용). 기간을 달리하며 계속 재계약한 결과 근로기간 단절 없이 4년을 초과했습니다. 위원회는 기간제법 제4조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된 것으로 보아, 계약기간 만료를 이유로 한 종료를 부당해고로 판정했습니다. 조기종료 대상 근로자가 2년 가까이 근무했다면 반드시 총 근속기간을 확인해야 합니다.
[판정례 2] ‘전문계약직’으로 이름 바꿔도 공백 없으면 무기전환 인정
노동위원회 2021-02-22 판정(사건번호 2020부해OOO, 인용). 사용자가 2년 초과 후 ‘전문계약직’이라는 다른 명칭으로 재계약했지만, 채용공고·면접 없이 내부 평가만으로 이어졌고 공백도 없었습니다. 위원회는 실질적 계속 근무로 보아 무기계약직 전환을 인정했습니다. 명칭 변경만으로는 기간제법 제4조의 적용을 피할 수 없습니다.
조기 계약종료 7단계 체크리스트
| 단계 | 항목 | 확인 사항 | 기한 |
|---|---|---|---|
| Step 1 | 총 근속기간 점검 | 모든 계약기간(공백·명칭 변경 포함)을 합산해 2년 초과 여부 확인. 2년 초과 시 무기계약직 전환 → 조기종료 불가, 별도 검토 필요 | 종료 결정 즉시 |
| Step 2 | 갱신기대권 발생 여부 검토 | ①반복 갱신 횟수 ②채용공고·취업규칙상 갱신 조건 기재 여부 ③담당자 구두 약속 이력. 셋 중 하나라도 있으면 갱신기대권 형성 가능 → 법률 자문 필요 | 종료 결정 즉시 |
| Step 3 | 정당한 종료 사유 확정 | 근태 불량·성과 미달·계약업무 종료 등 객관적 사유 문서화. 경위서·징계위원회 결과·업무평가 보고서 중 하나 이상 구비 | 종료 결정 후 3일 내 |
| Step 4 | 징계절차 준수 여부 확인 | 징계 사유(비위행위·근태)로 종료 시 취업규칙상 징계위원회 절차 이행. 절차 생략하면 절차 흠결 부당해고 | 종료 결정 후 1주 내 |
| Step 5 | 해고예고 (30일 전 서면) | 종료 예정일 30일 이전에 예고통지서 교부. 30일 미확보 시 부족 일수에 해당하는 통상임금을 예고수당으로 지급. 귀책사유 즉시해고 해당 여부도 별도 검토 | 종료 예정일 기준 D-30 |
| Step 6 | 해고 서면통지 발송 | 근로기준법 제27조 — 해고 사유(구체적 사실)와 해고 시기(날짜)를 서면으로 명시. 이메일·카카오톡 화면은 서면 인정 다툼 가능, 내용증명 권고 | 예고일 또는 종료일 |
| Step 7 | 퇴직금·실업급여 처리 | ①근속 1년 이상·주 15시간 이상 → 퇴직금 지급(퇴직일로부터 14일 내) ②비자발적 종료 → 고용보험 상실 신고 코드 ’23(계약기간만료)’ 아닌 ’11(사업장 필요에 의한 해고)’ 적용 여부 확인 ③임금·연차수당 정산 동시 완료 | 종료일로부터 14일 내 |
- Step 1: 총 근속기간 합산 완료 (2년 이내 확인)
- Step 2: 갱신기대권 형성 요소 없음 확인
- Step 3: 종료 사유 문서 (경위서·평가표 등) 구비
- Step 4: 징계 절차 이행 여부 확인 (징계 사유인 경우)
- Step 5: 해고예고통지서 D-30 이전 교부 완료
- Step 6: 해고 서면통지 (사유+시기 명시) 발송 완료
- Step 7: 퇴직금·실업급여·임금 정산 완료
자주 하는 실수 5가지
① 해고예고를 구두로 한다
“다음 달까지만 나오세요”라는 말은 예고통지가 아닙니다. 서면 예고통지서를 교부하거나 예고수당을 지급해야 합니다.
② “계약 만료”라고 쓰고 끝낸다
조기종료는 만료가 아닙니다. 서면 해고통지에 구체적인 해고 사유(예: “2026. 4~5월 무단결근 5일 및 시말서 제출 후 재발”을 명시해야 합니다.
③ 2년 경과 후 아직 「기간제 근로자」라고 착각한다
계약서가 갱신·연장 없이 2년을 초과하면 법률상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됩니다. 이 상태에서의 종료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에 대한 해고」로, 더 높은 입증 부담이 생깁니다.
④ 갱신기대권을 무시하고 종료한다
반복 갱신 이력이 있거나 취업규칙에 「평가 양호 시 연장」 조건이 있으면, 계약기간이 남아 있지 않아도 갱신기대권이 형성됩니다. 조기종료는 이 기대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더 큽니다.
⑤ 퇴직금을 종료일로부터 14일 후에 지급한다
근로기준법 제36조·퇴직급여법 제9조에 따라 퇴직금은 종료일로부터 14일 이내 지급이 원칙입니다. 당사자 합의로 연장할 수 있지만, 합의 없이 늦으면 지연이자(연 20%)가 발생합니다.
주목 포인트 — 전략적 시점 관리
기간제법은 「2년 초과 사용 금지」를 규정하지만, 이를 역으로 활용하는 실무도 있습니다. 계약 기간이 2년에 근접할수록 갱신기대권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종료 시 입증 부담도 커집니다. 조기종료가 불가피하다면 1년 6개월 이내에 실행하고, 사유를 명확히 문서화해두는 것이 분쟁 예방에 유리합니다.
또한 2025년 개정 고용보험법(2026년 시행)에 따라 비자발적 계약종료 시 고용보험 상실 신고 코드 선택이 실업급여 수급자격에 직접 영향을 미칩니다. 조기종료는 원칙적으로 사업주 귀책 사유에 해당하므로, 상실 코드를 「계약기간만료(23)」가 아닌 「회사 사정 해고(11)」로 처리하지 않으면 근로자가 실업급여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현장에서 가장 자주 목격하는 실수는 “Step 2 갱신기대권 점검을 건너뛰는 것”입니다. 특히 프로젝트형 기간제 계약에서 담당자가 비공식으로 “잘하면 계속 있을 수 있어요”라고 한 마디 한 것이 이후 노동위원회에서 갱신기대권의 근거로 활용된 사례를 여러 건 처리했습니다. 조기종료 결정이 내려지면 계약서·취업규칙뿐 아니라 이메일·카카오톡 메시지까지 사전에 검토하고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계약기간이 남아 있으면 해고예고 30일이 꼭 필요한가요?
네. 계약기간 중 해지는 계약 만료가 아니라 「해고」로 분류됩니다. 근로기준법 제26조 해고예고 의무가 그대로 적용됩니다. 단, 근로자 귀책사유에 해당하는 즉시해고 사유(무단결근 등)는 예외가 있습니다.
Q. 서면 해고통지를 카카오톡으로 보내면 안 되나요?
카카오톡·이메일은 서면 여부를 다투는 경우가 생깁니다. 법원은 “서면”을 물리적 문서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어, 내용증명 우편 또는 직접 서명 교부가 가장 안전합니다.
Q. 계약을 조기종료하면 퇴직금은 얼마나 나오나요?
근속 1년 이상이면 퇴직금이 발생하며, 계약기간 전체가 아닌 실제 근무기간을 기준으로 산정합니다. 1년 미만이면 퇴직금 미발생이나 실업급여 수급은 가능합니다.
Q. 징계 사유 없이도 계약기간 중 종료가 가능한가요?
근로기준법 제23조에 따라 “정당한 이유”가 필요합니다. 계약업무 자체가 소멸·종료된 경우(프로젝트 완료, 대체 인력 필요 소멸 등)는 객관적 사유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단, 문서화가 필수입니다.
Q. 2년 초과 후 계속 사용 중인 기간제 근로자를 조기종료할 수 있나요?
법률상 이미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상태입니다. 「기간제 계약 만료」를 이유로 한 종료는 부당해고가 됩니다. 일반 해고 절차(제23조 정당한 이유 + 제26조 예고 + 제27조 서면 통지)를 별도로 밟아야 합니다.
작성: 서재홍 | NO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