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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인사담당자의 역할이 통째로 바뀌고 있다

직원 63%가 연봉 인상 대신 AI 교육을 택했다

“연봉 10% 올려줄까, AI 역량 교육을 시켜줄까?” 이 질문에 직원 63%가 교육을 골랐다. 머서(Mercer)가 2025~2026년 직원 인식 조사에서 뽑아낸 숫자다. 돈보다 생존을 택한 거다.

구조조정, 관세 불확실성, AI가 내 자리를 밀어낼지 모른다는 공포. 이 세 가지가 겹치면서 근로자들의 심리가 달라졌다. 53%는 “미래에 필요한 스킬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고, 보수가 공정하다고 인식하는 직원은 그렇지 않은 직원보다 몰입도가 85% 높다. 급여 투명성도 채용의 문턱이 됐는데, 응답자 40% 이상이 “급여 정보가 없는 채용공고엔 지원조차 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그렇다.

직원들이 원하는 건 단순히 더 많은 돈이 아니라, 내가 여기서 계속 일할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숫자가 한국 기업에도 거의 그대로 적용된다고 본다. 주변 실무자들한테 물어보면 반응이 비슷하거든.

CHRO는 사라지지 않는다 — 대신 완전히 다른 일을 하게 된다

BCG와 세계인사관리협회(WFPMA)가 7,000명 이상의 HR·경영 리더를 조사했다. 결론은 명확하다. 인사 최고책임자(CHRO)의 역할이 ‘인적 자본 관리자’에서 ‘사람과 기술의 하이브리드 워크포스 설계자’로 넘어가고 있다는 것.

여기서 핵심 프레임워크가 하나 나온다. 10/20/70 법칙이다. AI 전환에 필요한 투자 비중을 따져보면 알고리즘이 10%, 기술 인프라가 20%, 나머지 70%가 사람·조직·프로세스의 변화다. 기술 도입 자체보다 사람을 어떻게 재배치하고 역할을 재설계하느냐가 압도적으로 중요하다는 얘기다.

솔직히 이건 좀 뼈아프다. 많은 기업이 AI 도구 도입에만 예산을 쏟고, 정작 그걸 쓸 사람의 역할 전환에는 관심이 없다. BCG 데이터에 따르면, AI·워크포스 분석 역량이 뛰어난 조직은 공석 충원 속도가 경쟁사보다 최대 3주 빠르다. 채용 하나만 봐도 차이가 확연한 셈이다.

CHRO가 해야 할 이중 과제도 분명해졌다. 하나는 기업 전체의 AI 전환을 주도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HR 기능 자체를 디지털·AI로 현대화하는 것. 이 두 가지를 동시에 끌고 가야 한다.

관리자가 인재를 키우느냐, 방치하느냐 — 그 차이가 조직을 가른다

MIT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에서 흥미로운 연구가 나왔다. 26개 다국적 기업에서 147건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중간관리자가 인재 관리에 얼마나 다른 태도를 보이는지를 분석한 거다.

연구진이 도출한 프레임워크는 두 축으로 구성된다. ‘전략적 깊이’와 ‘영향력 범위’다. 전략적 깊이는 단기 업무 중심인지 장기 전사적 관점인지를 나누고, 영향력 범위는 자기 팀에만 집중하는지 조직 전체로 확장하는지를 본다. 이 두 축을 교차시키면 관리자 유형이 나뉘는데, 한쪽 끝에는 인재를 선제적으로 발굴·육성·배치하는 ‘탤런트 챔피언’이 있고, 반대쪽에는 인재 관리를 사실상 방치하는 관리자가 있다.

된다. 이 구분이 중요한 이유는 간단하다. 같은 인사 제도를 갖고 있어도, 현장 관리자의 태도에 따라 인재가 남느냐 떠나느냐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조직이 탤런트 챔피언을 늘리기 위한 5가지 개입(intervention)을 제시했다. 체계적 인재 식별 프로그램, 챔피언 역할에 대한 인센티브 구조, 관리자 역량 강화 교육, 인재 관리의 조직문화 내재화, 그리고 전사적 인재 전략과의 정렬이 그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중 인센티브 구조가 가장 즉각적인 효과를 낸다고 생각한다. 평가 항목에 ‘부하직원 성장 기여도’를 넣는 것만으로도 관리자 행동이 바뀌거든.

세 가지 흐름이 하나로 모인다

BCG, MIT 슬론, 머서의 연구를 관통하는 메시지는 결국 하나다. AI가 일자리를 없애느냐 마느냐는 이미 지난 질문이고, 지금의 진짜 질문은 “사람의 역할을 어떻게 재설계할 것인가”다.

직원들은 이미 움직이고 있다. 연봉보다 스킬을 원하고, 급여 투명성을 요구하고, 불확실성 속에서도 성장 가능성이 있는 조직에 남으려 한다. CHRO는 이 흐름을 읽고 기술과 사람 사이의 설계자가 되어야 하며, 현장 관리자는 인재를 키우는 챔피언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한국 기업은 어디쯤 와 있을까. 근로기준법 제93조(취업규칙)는 “근로자의 직무 내용에 관한 사항”을 취업규칙 기재사항으로 규정한다. AI 도입으로 직무가 바뀌면 이건 취업규칙 변경 사안이 될 수 있다. 불이익 변경이라면 근로자 과반수 동의가 필요하다(같은 조 단서). 실무에서는 이 부분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은데, AI 전환이 본격화되면 노사 간 갈등 포인트가 될 수 있다.

AI 시대의 인사 전략은 기술 도입이 아니라 사람 재설계다. 당신의 조직은 사람을 재설계하고 있는가, 아니면 아직 도구만 사고 있는가?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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