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 대치에서 3개월 합의로 — CU 노사관계의 변곡점
지난해 이맘때 BGF리테일(CU 운영사) 노사는 전쟁 중이었다. 2024년 8월 시작된 2025년 임단협은 14차례 교섭,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결렬, 파업권 확보, 본사 봉쇄 시위까지 이어졌다. 편의점 업계 최초의 파업이 현실화되나 — 업계 전체가 숨죽였다.
결과는? 2026년 1월 21일, 노사는 전 직원 CU 상품권 30만 원 지급으로 최종 합의하며 7개월간의 대치를 끝냈다. 노조가 요구한 타결금 200만 원과는 거리가 있었지만, “노조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결과”라는 평가가 나왔다.
그리고 불과 3개월 뒤인 4월 1일, 같은 노사가 2026년 임금협약을 체결했다. 이번엔 달랐다.
4% 제안에서 4.6%까지 — 6차례 만에 찍힌 숫자
사무금융노조 BGF리테일지부(지부장 김복진)와 사측은 올해 1월부터 교섭을 시작해 3개월간 총 6차례의 교섭을 진행했다. 회사가 처음 제시한 4% 인상안에서 출발해, 최종적으로 4.6% 임금인상에 합의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극적인 대조다:
- 2025년 임단협 — 8개월간 14차례 교섭, 중노위 조정 결렬, 파업권 확보, 연대 파업 예고
- 2026년 임금협약 — 3개월간 6차례 교섭, 파업 없이 합의 도출
김복진 지부장은 “아쉬움이 남지만 노사가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지난해의 격렬한 대치가 역설적으로 올해의 순탄한 협상을 가능하게 한 셈이다. 한 번 파업 위기를 겪은 양측 모두 ‘교섭의 학습 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읽힌다.
GS25·세븐일레븐은 아직 진행 중 — 3.5%가 기준이 될까
CU의 4.6%가 찍히면서, 나머지 빅2의 교섭이 본격화되고 있다.
GS25(GS리테일) — 전국평등노조 GS리테일지부(지부장 백용현, 2024년 12월 출범)는 3월 15일 사측과 상견례를 마쳤다. 사측은 3.5% 임금인상안을 먼저 제시했으나, 노조 측은 “같은 그룹 홈쇼핑 부문에 비해 낮다”며 추가 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GS리테일의 첫 번째 임단협이라는 점에서, CU의 4.6%가 협상 레버리지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세븐일레븐(코리아세븐) — 사무금융노조 코리아세븐지부(2024년 11월 설립)는 2월 25일 첫 단체교섭을 시작했다. 아직 임금보다는 타임오프(근로시간면제, 노조법 제24조의2), 사내 게시판 제공, 업무지침 수정 등 노조 활동 기반 확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부 설립 후 첫 교섭인 만큼 기초 틀부터 만들어가는 단계다.
세 회사 모두 2024년 말~2025년 초에 노조가 설립됐다는 점에서, 올해가 사실상 편의점 노사관계의 ‘원년’이다. CU의 타결 수치는 GS25와 세븐일레븐 교섭의 출발선이 된다.
파업 없는 합의가 남긴 법적 시사점
지난해 파업 직전까지 갔던 CU 사례는, 올해 순탄히 마무리되면서 몇 가지 중요한 실무 선례를 남겼다.
첫째, 단체교섭 거부·해태의 리스크가 체감됐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 제81조 제3호는 정당한 이유 없는 교섭 거부·해태를 부당노동행위로 금지한다. 위반 시 제90조에 따라 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 벌금의 형사처벌 대상이다. BGF리테일 사측이 올해 6차례 만에 합의에 이른 것은, 지난해 장기 대치의 비용을 학습한 결과로 볼 수 있다.
둘째, 대체근로 금지 규정의 현실적 무게. 노조법 제43조는 파업 기간 중 파업 참가자 업무 대체를 위한 신규 채용이나 파견 근로자 투입을 금지한다. 위반 시 1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 벌금이다. 편의점 물류·유통은 필수유지업무(노조법 제42조의2)에 해당하지 않아, 전면 파업 시 최소 운영 유지를 강제할 수단도 없다. 사측 입장에서 파업을 막을 법적 카드가 거의 없다는 현실이, 교섭 테이블에서의 양보를 이끌어낸 배경이다.
셋째, 노란봉투법의 간접 효과. 개정 노조법(2026년 3월 10일 시행) 제3조는 정당한 쟁의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대폭 제한했다. 과거에는 파업으로 인한 영업 손실을 노조에 청구하는 사례가 있었으나, 개정 후에는 불법행위가 명백히 입증되지 않으면 손해배상 청구 자체가 어렵다. 이 변화가 올해 교섭에 직접 적용된 것은 아니지만, 사측의 강경 대응 전략 자체를 억제하는 구조적 효과를 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다음 판 — 노란봉투법이 열어젖힌 ‘세 겹의 교섭’
지금까지의 교섭은 본사 직원 노조 vs 본사라는 전통적 구도다. 하지만 편의점 업계에는 더 큰 판이 열리고 있다.
확대된 사용자 개념의 프랜차이즈 적용 가능성
개정 노조법 제2조 제2호 후단은 사용자를 “근로계약 체결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하여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로 확대했다.
편의점 가맹본부가 매장 근로자의 시급, 근무시간, 업무 범위, 유니폼, 교육 등을 실질적으로 결정하고 있다면? 가맹점 소속 근로자 노조가 가맹본부를 교섭 상대로 지목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생긴 것이다. 아직 실제 사례는 없지만, 법적 경로는 열려 있다.
여기에 개정 가맹사업법 제14조의3(2026년 12월 31일 시행)이 가맹점사업자단체 등록제를 신설했다. 동일 영업표지 가맹점주 중 일정 비율 이상이 가입하면 공정위에 등록하고, 등록 단체가 협의를 요청하면 가맹본부는 이에 응할 의무가 발생한다. 불응 시 시정명령이다.
정리하면, 편의점 업계에는 세 층위의 교섭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 본사 직원 노조 vs 본사 — 현재 진행 중 (CU 타결, GS25·세븐일레븐 교섭 중)
- 가맹점 근로자 노조 vs 가맹본부 — 노란봉투법의 확대된 사용자 개념으로 향후 가능
- 가맹점주 단체 vs 가맹본부 — 개정 가맹사업법으로 연말부터 법적 근거 마련
실무 체크포인트
편의점뿐 아니라 프랜차이즈 구조를 가진 모든 사업장이 주목해야 할 사항이다:
- CU 4.6%를 벤치마크로 삼을 것 — GS25의 3.5% 제안이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음. 편의점 업계 첫 임금 타결 수치가 사실상의 업계 기준선이 됨
- 가맹본부의 근로조건 관여 범위 점검 — 가맹점 근로자의 시급·근무시간·교육 등에 대한 본사 관여가 ‘실질적 지배·결정’으로 해석될 수 있는지 법률 검토 필요
- 프랜차이즈 계약서 재검토 — 근무시간, 인력 배치 기준, 교육 의무 등 근로조건 관련 조항이 교섭 의무 확대의 근거가 될 수 있음
- 가맹사업법 시행 대비 — 12월 가맹점사업자단체 등록제 시행 전, 협의 의무 이행 체계(담당 부서, 절차, 응답 기한)를 설계해야 함
- 단체교섭 거부·해태 절대 금지 — 확대된 사용자에게도 노조법 제81조 제3호가 동일 적용됨. 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 벌금의 형사처벌 대상
첫 번째 숫자가 만든 기준선
CU의 4.6%는 단순한 임금 인상률이 아니다. 36년간 노조가 없던 편의점 업계에서 단체교섭으로 도출된 최초의 임금 합의 숫자다.
지난해의 파업 위기가 올해의 순탄한 합의로 이어진 과정은, 신생 노조와 사측이 교섭이라는 시스템을 학습해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GS25는 3.5% 제안을 놓고 줄다리기 중이고, 세븐일레븐은 아직 교섭 기반을 닦는 중이다.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첫 번째 편의점 임금 타결. 이 숫자가 올해 프랜차이즈 업계 전체의 교섭 풍경을 결정짓게 될 것이다.
자주 묻는 질문
Q. 7개월 대치에서 3개월 합의로 — CU 노사관계의 변곡점, 어떻게 되나요?
지난해 이맘때 BGF리테일(CU 운영사) 노사는 전쟁 중이었다.. 2024년 8월 시작된 2025년 임단협은 14차례 교섭,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결렬, 파업권 확보, 본사 봉쇄 시위까지 이어졌다.
Q. 4% 제안에서 4.6%까지 — 6차례 만에 찍힌 숫자, 어떻게 되나요?
사무금융노조 BGF리테일지부(지부장 김복진)와 사측은 올해 1월부터 교섭을 시작해 3개월간 총 6차례의 교섭을 진행했다.. 회사가 처음 제시한 4% 인상안에서 출발해, 최종적으로 4.6% 임금인상에 합의했다.
Q. GS25·세븐일레븐은 아직 진행 중 — 3.5%가 기준이 될까, 어떻게 되나요?
CU의 4.6%가 찍히면서, 나머지 빅2의 교섭이 본격화되고 있다..
GS25(GS리테일) — 전국평등노조 GS리테일지부(지부장 백용현, 2024년 12월 출범)는 3월 15일 사측과 상견례를 마쳤다.
Q. 파업 없는 합의가 남긴 법적 시사점, 어떻게 되나요?
지난해 파업 직전까지 갔던 CU 사례는, 올해 순탄히 마무리되면서 몇 가지 중요한 실무 선례를 남겼다..
첫째, 단체교섭 거부·해태의 리스크가 체감됐다.
Q. 그다음 판 — 노란봉투법이 열어젖힌 ‘세 겹의 교섭’, 어떻게 되나요?
지금까지의 교섭은 본사 직원 노조 vs 본사라는 전통적 구도다.. 하지만 편의점 업계에는 더 큰 판이 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