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4월, 스타트업에서 일하던 A씨는 카카오톡 한 줄로 해고됐다. “오늘까지만 일해야겠다. 미안타.” 서면도, 사유 고지도 없이 근로관계가 끊겼다. A씨는 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냈고 원직복직 대신 금전보상명령을 선택했다. 그런데 2주 뒤 사용자가 내용증명을 보냈다. 원직복직을 통보하고 해고 기간 임금 2,597,351원을 계좌로 입금했다. 노동위원회는 어떻게 판단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A씨는 금전보상을 받지 못했다. 2025부해OOO 판정(2025.4.4.)은 “원직복직 명령과 해고기간 임금상당액을 모두 지급한 이상 구제이익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반면 2020부해OOO 판정(2021.2.22.)에서 사용자가 똑같이 복직 명령을 내렸지만 노동위는 금전보상명령 신청을 수용했다. 차이는 단 하나, 복직 명령이 ‘진정한 의사에 따른 것’이었느냐는 점이었다.
금전보상제도는 표면적으로 비슷한 사실관계에서도 결론이 극단적으로 갈린다. 임금상당액과 금전보상액이 어떻게 다른지, 어떤 상황에서 금전보상 신청이 받아들여지고 거부되는지를 실제 판정례로 분석한다.
금전보상제도란 무엇인가 — 근로기준법 제30조의 구조
부당해고가 인정되면 노동위원회는 원칙적으로 두 가지를 명한다. 첫째, 사용자에게 원직복직 명령. 둘째, 해고 기간 동안 근로자가 계속 일했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상당액 지급(근로기준법 제30조 제2항). 이것이 부당해고 구제의 기본 틀이다.
그런데 근로기준법 제30조 제3항은 예외를 열어두었다. 근로자가 원직복직을 원하지 않으면 원직복직에 갈음하는 금전보상을 신청할 수 있다. 이것이 금전보상제도다. 신청은 구제신청 시 또는 판정 전까지 취지를 변경하는 방식으로 할 수 있다. 다만 판정이 내려진 이후에는 취소할 수 없다(2023부해OOO, 2023.5.16. — 근로자가 판정 이후 신청을 취소하려 했지만 불가하다고 판단).
여기서 두 개념을 혼동하기 쉽다.
임금상당액은 해고 기간 동안 받았어야 할 임금 전액이다. 부당해고가 인정되면 원직복직 여부와 무관하게 사용자가 반드시 지급해야 하는 금액이다. 해고 첫날부터 구제명령 시점까지의 기간에 해당하는 소급 임금이다.
금전보상액은 금전보상명령이 발령될 때 사용자가 지급해야 하는 실제 금액이다.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11조는 이를 ‘해고기간의 임금 상당액 이상’으로 정하며, 노동위원회가 구체적인 금액을 결정한다. 즉 임금상당액은 최저 기준선이고, 금전보상액은 노동위가 설정하는 실제 지급 금액으로 이보다 많을 수 있다.
금전보상명령이 수용된 사건 vs 거부된 사건
다음 표는 노동위원회가 금전보상명령 신청을 수용하거나 거부한 실제 판정례를 비교한 것이다.
| 구분 | 수용된 사례① 2018부해OOO (2018.6.26.) |
수용된 사례② 2020부해OOO (2021.2.22.) |
거부된 사례① 2025부해OOO (2025.4.4.) |
거부된 사례② 2022부해OOO (2023.2.7.) |
|---|---|---|---|---|
| 해고 유형 |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 (요건 미충족) | 무단결근 사유 해고 (사유 불인정) | 서면 미통지 해고 (절차 위반) | 권고사직 형식, 실질 해고 |
| 사용자 복직 명령 | 구제신청 후 출근 지시 | 복직 명령 있었음 | 복직 명령 + 임금상당액 전액 지급 | 복직 명령 + 불이익 없겠다 약속 |
| 노동위 판단 근거 | 금전보상 신청 이후 출근 지시는 진정성 없음 | 복직 명령이 구제신청 대응 방편에 불과 | 원직복직 명령 + 임금상당액 전액 지급 → 구제 목적 달성 | 복직 명령 이전에 취지 변경 시도, 그러나 복직 명령이 먼저 이루어짐 |
| 금전보상명령 | 수용 (금전보상 지급) | 수용 (금전보상 지급) | 거부 (구제이익 없음) | 거부 (구제이익 없음) |
| 핵심 포인트 | 금전보상 신청 후 출근 지시 = 진정성 부정 | 복직 의사의 진정성 불인정 | 임금상당액 전액 지급이 결정타 | 복직 명령 시점의 선후관계가 핵심 |
승패를 가른 3가지 기준
첫째 — 복직 명령의 진정성
사용자가 복직 명령을 내렸다고 해서 자동으로 구제이익이 사라지지 않는다. 노동위원회는 복직 의사가 진정한지를 별도로 심사한다. 2020부해OOO(2021.2.22.)에서 사용자는 구제신청 이후 복직 명령을 내렸지만, 노동위는 “구제신청에 대응하려는 방편에 불과하다”고 판단해 구제이익을 인정했다. 단순히 서류 한 장 보낸다고 해결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반면 2022부해OOO(2023.2.7.)에서는 사용자가 복직 명령과 함께 “복직 이후 차별대우와 불이익 처분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거듭 강조하고, 여러 차례 근로자에게 연락했음에도 근로자가 응하지 않았다. 노동위는 이를 진정성 있는 복직 의사로 보았고, 구제이익이 없다고 판정했다.
둘째 — 임금상당액의 완전한 지급 여부
구제이익 소멸에 임금상당액 지급은 필수 조건이다. ‘일부’ 지급은 부족하다. 2025부해OOO(2025.5.8.) 판정은 사용자가 2025년 3월 말까지의 임금을 지급했지만 판정일까지의 임금을 전부 지급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구제이익을 인정했다. 원직복직 명령을 내렸다 해도 해고 첫날부터 판정일까지의 임금이 전액 지급되지 않으면 구제이익이 남아 있다고 본 것이다.
셋째 — 당사자 간 고용관계 유지 가능성
금전보상명령 신청이 있을 때 노동위는 단순히 원직복직 대신 돈을 주는 방식이 합당한지를 판단한다. 2021부해OOO(2021.10.7.)에서 노동위는 부당해고를 인정하면서 “당사자 간 고용관계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점을 별도의 이유로 들어 금전보상명령 신청을 수용했다. 이 기준은 단순히 근로자의 의사만이 아니라, 복직 자체가 현실적으로 가능한지도 따진다는 의미다.
실무 체크리스트
근로자 측 — 금전보상을 원한다면
- 구제신청 시 또는 판정 이전에 신청 취지를 ‘금전보상명령’으로 명확히 변경할 것. 판정 이후엔 취소나 변경이 불가하다.
- 사용자가 복직 명령을 보낸다면, 그것이 진정한 의사인지 아닌지를 다툴 수 있다. 복직 명령 직전에 신청 취지를 금전보상으로 변경했는지 여부도 중요하다.
- 임금상당액이 전액 지급되었는지 확인할 것. 판정일까지의 기간을 기준으로 계산해야 한다. 일부만 지급된 경우 구제이익이 남는다.
- 당사자 간 신뢰관계 훼손 여부, 복직 후 불이익 우려 등을 구체적으로 소명하면 금전보상 수용 가능성이 높아진다.
사용자 측 — 복직 명령으로 구제이익을 소멸시키려면
- 복직 명령은 진정성 있게 해야 한다. 내용증명만 반복 발송하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2025부해OOO, 2025.5.8.). 실질적인 신뢰 회복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
- 해고 첫날부터 판정일까지의 임금상당액을 전액 지급해야 한다. 일부 지급은 구제이익 소멸 효과가 없다.
- 근로자가 금전보상명령 신청 취지를 변경하기 전에 복직 명령이 이루어져야 시간적 선후관계가 유리해진다.
- 복직 명령 후 근로자가 응하지 않는 경우, 그 사실과 출근 독려 경위를 기록으로 남겨 두어야 한다.
현장에서 금전보상 사건을 다루다 보면 사용자 측이 가장 많이 놓치는 부분이 임금상당액의 ‘판정일 기준’ 전액 계산이다. 복직 명령을 내리고 해고 직후 2~3개월치만 입금하는 경우가 흔한데, 이 경우 판정이 6개월 뒤에 나오면 나머지 기간의 임금 미지급분이 구제이익으로 살아남아 결국 금전보상명령이 발령된다. 복직 의사가 있다면 복직 명령과 동시에 판정 예상일까지의 임금을 선제적으로 정산하는 것이 실질적인 리스크 차단 방법이다.
한 줄 정리
금전보상제도는 근로자가 선택하는 권리이지만, 사용자가 복직 명령과 임금상당액 전액을 진정성 있게 이행했다면 그 권리가 소멸한다. 반대로 사용자가 서류만 보내거나 임금을 일부만 지급하면 노동위는 금전보상명령을 수용한다. 핵심은 형식이 아닌 실질적 이행 여부다.
자주 묻는 질문
Q.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원직복직으로 냈다가 금전보상으로 바꿀 수 있나요?
판정이 내려지기 전까지는 신청 취지를 금전보상명령으로 변경할 수 있습니다. 단, 판정 이후에는 취소나 변경이 불가합니다(2023부해OOO, 2023.5.16. 판정).
Q. 임금상당액과 금전보상액은 어떻게 다른가요?
임금상당액은 해고 기간 동안 받았어야 할 임금 전액이고, 금전보상액은 노동위원회가 결정하는 실제 지급 금액으로 임금상당액 이상이 됩니다.
Q. 사용자가 복직을 통보하면 금전보상을 못 받나요?
복직 명령이 있다고 자동으로 금전보상 신청이 거부되지는 않습니다. 임금상당액 전액 지급 여부, 복직 의사의 진정성, 신뢰관계 회복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판단합니다.
Q. 금전보상명령을 받으면 얼마를 받을 수 있나요?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11조에 따라 해고기간의 임금상당액 이상이며, 노동위원회가 구체적인 금액을 결정합니다. 최소 기준은 해고 첫날부터 구제명령 시점까지의 임금 전액입니다.
Q. 사용자가 해고기간 임금을 일부만 지급했다면 구제이익이 있나요?
있습니다. 판정일까지의 임금상당액이 전액 지급되지 않으면 구제이익이 남아 있어 금전보상명령 신청이 수용될 수 있습니다(2025부해OOO, 2025.5.8. 판정).
작성: 서재홍 | NO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