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CK

실무 문서 가이드

0 / 0 섹션 완료

상여금이 통상임금이 되는 순간 — 정기성·일률성·고정성 판정례 비교 5선

명절 상여금, 분기 상여금, 근속 상여금 — 이것들이 통상임금이냐 아니냐에 따라 연장근로수당 계산액이 수십만 원씩 달라진다. 2024년 12월 19일 대법원 전원합의체(2023다302838)는 이 논쟁에 11년 만에 다시 칼을 댔다. 결론부터 말하면, 재직조건이 붙어 있어도 상여금은 이제 통상임금이다.

“재직자에게만 준다”고 써 있었다 — 2013년 대법원의 선택

통상임금이란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을 계산할 때 기준이 되는 임금이다(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6호). 문제는 어떤 임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하느냐 — 이 질문이 2013년 이전까지 수백 건의 소송을 만들어냈다.

대법원은 2013년 12월 18일 전원합의체 판결(2012다89399)에서 통상임금의 3요건을 확정했다.

  • 정기성 — 일정한 주기마다 지급될 것
  • 일률성 — 모든 근로자 또는 일정한 조건의 근로자에게 동일하게 지급될 것
  • 고정성 — 근로자가 소정근로를 제공하면 당연히 지급될 것이 확정되어 있을 것

세 번째 요건 ‘고정성’이 핵심이었다.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에 “지급일 현재 재직 중인 자에게 한함”이라는 문구가 있으면, 대법원은 고정성이 없다고 봤다. 퇴직할지 모르는 돈은 확정된 임금이 아니라는 논리였다. 이 한 줄 문구 때문에 수십 년간 지급해온 명절 상여금, 분기 상여금이 통상임금에서 빠졌다.

자동차 공장에서 먼저 터진 소송 — 판정례 ①②

2013년 전합 판결 직후 제조업 사업장에서 소송이 쏟아졌다. 대부분이 자동차·부품 제조사였다.

창원지방법원 2014가합2587,2594,2600(병합) (2017.2.17)

자동차 부품 제조사 근로자들이 제기한 집단 소송이다. 쟁점은 세 가지였다. 근속수당·체력단련수당·가족수당 본인분·정기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하는지 여부. 법원은 이 사건에서 네 항목 모두 통상임금으로 인정했다.

판단 근거는 명확했다. 근속수당은 근속연수에 따라 전 직원에게 정기 지급되어 정기성·일률성이 인정됐다. 가족수당 본인분은 가족 수와 무관하게 전원 지급되어 일률성을 충족했다. 정기 상여금은 분기마다 지급일 기준 재직자 조건이 있었지만, 퇴직 후 정산 규정이 있었던 점에서 고정성도 갖춘 것으로 봤다. 회사는 통상임금 재산정에 따른 미지급 법정수당을 전액 지급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창원지방법원 2015가합2478 (2017.7.6)

같은 지역의 유사한 구조의 자동차 부품사 사건. 단체협약의 통상임금 합의 조항을 둘러싼 노동조합 총회 결의 유효성 다툼도 함께 문제 됐다. 법원은 총회 결의를 유효로 보면서, 통상임금 재산정에 따른 미지급 임금 28,776,109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부분 인용(partial) 결정이었지만, 통상임금 확대 인정 부분은 명확했다.

11년 만에 뒤집힌 기준 — 판정례 ③ (2024년 전합)

법학계와 노동 현장에서 2013년 판결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핵심은 이랬다. “고정성 요건은 법령에 없다. 재직 조건은 상여금의 지급 방식일 뿐, 소정근로의 대가라는 본질을 바꾸지 않는다.”

대법원은 2024년 12월 19일 전원합의체 판결(2023다302838)에서 마침내 방향을 틀었다.

핵심 변경 내용:

  • 통상임금 요건에서 고정성을 폐기했다
  • 새 기준은 소정근로 대가성 + 정기성 + 일률성 3요건
  • 재직조건부 상여금: 지급일에 재직 중인 자에게만 준다고 해도 통상임금
  • 근무일수 조건부 상여금: 일정 일수 이상 근무자에게만 준다고 해도 통상임금

대법원은 고정성 개념이 “법령상 근거 없이 통상임금 범위를 축소시켜 연장근로 억제라는 근로기준법 취지에 반한다”고 명시했다. 11년간 수천 건의 소송에서 기업을 보호해준 ‘고정성’이라는 방패가 사라졌다.

그래도 안 되는 것이 있다 — 판정례 ④ (2025년 후속 판결)

2024년 전합 이후 실무에서 즉각 나온 질문이 있었다. “그러면 성과급도 통상임금인가?”

대법원은 2025년 3월 13일 판결(2024다234604)에서 재직조건부 상여금의 통상임금 해당을 재확인하면서, 동시에 상여금과 성과급의 경계를 명확히 했다. 이 판결은 \”재직조건이 부가되어 있다는 사정만으로 통상임금성이 부정되지 않는다\”는 전합 법리를 재확인한 사건이지만, 판결 내에서 성과급의 구분 원칙도 함께 확인했다. 개인 성과평가 결과에 연동된 인센티브는 소정근로의 대가가 아니므로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유는 ‘소정근로 대가성’에 있었다. 통상임금이 되려면 소정근로시간 동안 제공하기로 약정한 근로의 대가여야 한다. 그런데 개인별 평가 등급에 따라 지급액이 달라지는 성과급은 “소정근로를 넘어선 추가적인 기여”에 대한 보상이어서 소정근로 대가성이 없다고 봤다.

정리하면 이렇다.

  • 재직 조건이 있어도 → 통상임금
  • 근무일수 조건이 있어도 → 통상임금
  • 개인 성과평가 연동 → 통상임금
  • 영업실적 달성 연동 → 통상임금

2013년 전합 이전 판례로 되돌아간 것 — 판정례 ⑤

사실 2013년 이전에도 대법원은 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되는 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봤다(대법원 1996다42250 등). 명절 상여금, 하계 상여금, 생산장려 상여금 등이 상당수 인정됐다. 2013년 전합이 ‘고정성’이라는 새 요건을 추가하면서 이들을 다시 밖으로 밀어냈고, 2024년 전합이 그 요건을 제거하면서 원래 위치로 돌려놓은 것이다.

실무적으로 중요한 것은 대상 임금의 성격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점이다.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 “재직자에 한함”이라고 써놓은 상여금은 2013년 이후 통상임금 계산에서 빠져 있었다. 2024년 판결 이후 이 금액이 다시 통상임금에 포함되면, 소급 3년치 법정수당 차액이 발생한다.

실무에서 주목할 포인트

체크리스트: 이 항목들을 먼저 확인하라

  • 단체협약·취업규칙에 “지급일 재직자에 한함” 문구가 있는 상여금 → 이제 통상임금 포함 대상
  • 분기·반기·연간 단위로 지급되는 정기 상여금 → 통상임금 포함 여부 재검토 필요
  • 명절 상여금(설·추석): 특정 명절 지급 방식이어도 정기성 인정 가능
  • 근속수당·가족수당(본인분): 기존 판례에서도 대부분 통상임금 인정
  • 개인 KPI·성과평가 연동 인센티브: 소정근로 대가성 없어 통상임금 제외 유지
  • 소급 청구 시효: 임금채권 소멸시효 3년(근기법 제49조) → 2024년 12월 19일 이전 3년치

사용자 대응 포인트

  • 통상임금 재산정 후 연장·야간·휴일수당 차액 규모 즉시 산출
  • 소급 리스크 최소화 위해 법정수당 자율 정산 검토
  • 성과급 설계 시 ‘소정근로 대가’ 성격 배제 — 평가 연동, 재량 지급 방식으로 구성
  • 단체교섭에서 통상임금 범위 명확화: 구체적 항목 열거 방식 권고

한 줄 정리

2024년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고정성’을 버렸다. 재직 조건이 붙어 있어도 정기적·일률적으로 주는 상여금은 이제 통상임금이다 — 연장수당 계산을 다시 해야 할 사업장이 수만 곳이다.

자주 묻는 질문

Q. 재직자에게만 지급한다고 써있는 상여금도 통상임금인가요?

2024년 12월 19일 대법원 전원합의체(2023다302838) 이후에는 통상임금에 해당합니다. 고정성 요건이 폐기되어 재직조건이 있어도 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되면 통상임금으로 봅니다.

Q. 개인 성과급도 통상임금에 포함되나요?

포함되지 않습니다. 2025년 3월 대법원(2024다234604)은 개인 성과평가 결과에 연동된 인센티브는 소정근로의 대가가 아니라 추가 기여에 대한 보상이어서 통상임금 요건인 소정근로 대가성이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Q. 통상임금 변경으로 소급 청구가 가능한가요? 기간은?

가능합니다. 임금채권 소멸시효는 3년(근로기준법 제49조)이므로, 2024년 12월 판결 이후 3년 이내 발생한 미지급 법정수당 차액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Q. 명절 상여금(설·추석)은 통상임금인가요?

원칙적으로 통상임금에 해당합니다. 설·추석 각 1회씩 정기 지급되면 정기성이 인정되며, 재직조건이 있더라도 2024년 전합 이후에는 통상임금 제외 사유가 되지 않습니다.

Q. 2013년 판결 당시 ‘통상임금 아님’으로 처리한 상여금을 지금 소급 청구할 수 있나요?

소멸시효 3년 이내 기간에 대해서는 청구가 가능합니다. 다만 2024년 이전 기간에 대해서는 당시 판례 기준으로 사용자가 신의칙 항변을 제기할 수 있어 소송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ON THIS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