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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세 미만 비율 50.7% — 포트폴리오 커리어 시대, 인력 피라미드가 무너진다

30세 미만 비율 50.7% — IT 공룡이 마주한 인력 구조의 전환점

인포시스(Infosys)의 2026 회계연도 보고서가 흥미로운 숫자를 내놨다. 전체 32만 8,594명의 직원 가운데 30세 이하가 16만 6,636명, 비율로 50.7%. 1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불과 전년도(FY25)에 53%였던 수치가 2.3%p 내려앉았다. 반대편인 31~50세 구간은 45.7%로 15년 내 최고치를 찍었다. 전통적으로 ‘피라미드형’ 인력 구조를 유지하던 IT 서비스 업계에서, 그 밑변이 줄어들고 있다.

이건 인포시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솔직히 말하면, 지금 글로벌 노동시장 전체가 ‘젊은 인재의 이탈’이라는 같은 문제를 들여다보고 있다. 문제는 단순히 이직이 아니다. 젊은 세대가 아예 ‘한 조직에서 경력을 쌓는다’는 전제 자체를 버리기 시작했다. 포트폴리오 커리어(Portfolio Career)라는 이름으로.

한 줄 요약: 젊은 인력이 단일 고용주를 떠나 복수 소득원(포트폴리오 커리어)으로 이동하면서, 기업 인력 구조가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 — HR은 채용·유지 전략을 전면 재설계해야 한다.

숫자가 보여주는 전환의 규모

이 흐름이 일시적 유행인지, 구조적 전환인지는 데이터를 보면 답이 나온다.

57%

2026년 이직 계획 중인 Z세대 미국 근로자

AllWork.Space / 2025.12

40%+

복수 소득원을 보유한 글로벌 전문직

SHRM / 2026

38%

창업을 고려 중인 2025~26 졸업생

ZipRecruiter Graduate Report / 2026

6%

‘리더십 직책 도달’이 목표라고 답한 Z세대

Deloitte Gen Z Survey / 2026

개인적으로는 마지막 숫자가 가장 충격적이다. 22,500명을 대상으로 한 딜로이트 글로벌 서베이에서, Z세대와 밀레니얼 가운데 ‘리더 자리에 오르는 것’을 커리어 목표 1순위로 꼽은 비율이 고작 6%. 과거 세대가 당연하게 여겼던 승진 사다리가, 이 세대에게는 사다리가 아니라 ‘옵션 중 하나’일 뿐이다.

포트폴리오 커리어 — 왜 ‘한 직장’을 거부하는가

포트폴리오 커리어란, 한 명의 전문가가 프리랜싱·긱 워크·자영업·프랙셔널(fractional) 임원 등 여러 소득원을 병행하는 경력 구조를 뜻한다. OECD는 2030년까지 전체 전문직의 절반이 이 형태를 취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ZipRecruiter의 2026 졸업생 보고서(3,000명 조사)를 보면, 졸업 후 단일 기업 취업만 고려하는 비율이 현저히 낮다. 38%가 창업을, 32.5%가 긱 워크를, 28%가 프리랜싱을 검토 중이다. 이건 좀 의외인 게, 실제로 2025년 졸업생의 77%가 졸업 3개월 내 일자리를 확보했다. 전년의 63.3%보다 높아진 수치다. 일자리가 없어서 다른 길을 가는 게 아니라, 있어도 선택하지 않는 것이다.

배경을 좀 더 뜯어보면 재정적 압박도 크다. 딜로이트 조사에서 Z세대의 55%, 밀레니얼의 52%가 결혼·창업·학업 같은 주요 인생 결정을 재정적 이유로 미루고 있다고 답했다. 주거비 부담이 커리어 선택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도 과반이었다. ‘안정적 한 회사’보다 ‘여러 소득원으로 리스크 분산’이라는 논리가 이들에겐 더 합리적으로 느껴지는 셈이다.

사례 — 인포시스의 인력 구조 역전인포시스는 FY26에 순증 인력이 5,016명에 그쳤다. 30세 이하 비율은 50.7%로 처음으로 과반 언저리까지 떨어졌고, 31~50세 구간이 45.7%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채용 둔화, 초급 업무의 자동화, 그리고 젊은 인재의 IT 서비스 기피가 복합 작용한 결과다. 한때 ’20대 개발자 군단’으로 불리던 인도 IT 기업들이 이제 중장년 중심 조직으로 전환되고 있다.

입사 자체가 줄고 있다 — 엔트리 레벨의 소멸

이 흐름에 기름을 붓는 구조적 요인이 있다. 엔트리 레벨 일자리 자체가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내 전체 구인 공고 중 초급직 비중은 2023년 44%에서 2026년 3월 38.6%로 줄었다. 반면 지원자 수는 오히려 공고 당 22% 늘었다. 좁아진 문 앞에 더 많은 사람이 줄을 서는 구조다.

최근 졸업생 실업률도 5.6%로 올랐다(2022년 10월 대비 1.7%p 상승). 전체 실업률 4.2%보다 뚜렷하게 높다. 취업에 성공한 졸업생 중에서도 ‘자신의 이상적 커리어 경로 위에 있다’고 답한 비율은 25%에 불과했다.

이건 핵심이다. 기업이 채용을 늘려도 젊은 인재가 ‘원하는 형태의 일’을 찾지 못하면 결국 이탈한다. AI와 자동화가 초급 업무를 흡수하면서, 기업은 경력직 중심으로 채용 구조를 바꾸고 있고, 신입 입장에서는 진입로 자체가 좁아진다. 이 간극이 포트폴리오 커리어로의 이동을 가속화한다.

82%의 경영진이 인정한 ‘단일 경력’의 종말

프랙셔널 워크(Fractional Work) 시장도 급팽창 중이다. 미국 기업의 25%가 이미 프랙셔널 인력(파트타임 임원·전문가)을 활용하고 있으며, 2027년까지 중견기업의 30% 이상이 최소 1명의 프랙셔널 임원을 보유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영진 82%는 “평생 한 커리어 경로를 따르는 시대는 끝났다”고 인정했다.

이 흐름은 단순히 ‘사람이 빠져나간다’는 문제가 아니다. 조직이 인재를 확보하고 유지하는 방식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신호다. 이건 좀 거칠게 말하면, HR이 20년간 써온 ‘채용 → 온보딩 → 승진 → 리텐션’ 파이프라인이 이 세대에게는 작동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딜로이트 서베이에서 Z세대의 74%가 업무에 AI를 활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들은 조직보다 빠르게 기술을 습득하고 있다고 느끼며, 그 기술을 한 조직에 묶어둘 이유를 찾지 못한다. Z세대의 52%가 이미 프리랜싱에 참여하고 있다는 수치는, ‘정규직 중심 인력 계획’의 유효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조직이 재설계해야 할 것들

그렇다면 이 전환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아쉽다, 솔직히 단순한 답은 없다. 하지만 데이터가 가리키는 방향은 꽤 분명하다.

먼저, 채용 구조의 유연화다. 정규직 일변도에서 프랙셔널·프로젝트 기반 계약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인력 모델로 전환해야 한다. 미국에서 프랙셔널 채용이 68% 성장한 건, 기업들이 이미 이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증거다.

다음으로, 경력 경로의 재정의. 딜로이트 데이터가 보여주듯 Z세대의 75%가 빠른 승진보다 ‘점진적 성장’이나 ‘수평 이동’을 선호한다. 조직 내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경험할 수 있는 내부 이동성(Internal Mobility)을 높이는 게, 외부 포트폴리오 커리어의 매력을 상쇄하는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의미’ 설계. Fortune 보도에 따르면 Z세대의 58%가 자신의 직장을 ‘시추에이션십(situationship)’으로 규정했다 — 진지한 관계가 아니라 상황적 관계. 이 세대에게 조직에 머물 이유를 만들려면, 급여와 복리후생 너머의 ‘일의 의미’를 설계해야 한다. Z세대의 70%가 자발적으로 매주 새로운 스킬을 학습하고 있다는 건, 성장 기회가 곧 리텐션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인력 피라미드가 무너진 후의 풍경

인포시스의 숫자로 돌아가보자. 30세 이하 50.7%, 31~50세 45.7%. 피라미드가 아니라 항아리형에 가까운 구조다. 이건 인도 IT 업계만의 현상이 아니라, 저출생과 커리어 가치관 변화가 겹치는 모든 산업에서 재현될 가능성이 높은 패턴이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생산연령인구가 매년 줄고 있고, 2026년 취업자 증가 전망은 17만 명으로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여기에 젊은 세대의 포트폴리오 커리어 지향이 더해지면, 국내 기업의 인력 피라미드 역시 빠르게 역전될 수 있다.

결국 질문은 이것이다. 당신의 조직은 ‘사람이 떠나지 않는 회사’를 만들려 하는가, 아니면 ‘떠나도 돌아오고 싶은 회사’를 만들려 하는가. 포트폴리오 커리어 시대에 전자는 점점 불가능해진다. 후자를 설계하는 것이 HR의 다음 과제다.

💡 실무 시사점: 정규직 일변도 채용을 프랙셔널·프로젝트 기반 하이브리드 모델로 전환하고, 내부 이동성(수평 경력 경로)을 설계해 포트폴리오 커리어의 매력을 조직 안에서 충족시켜야 한다. Z세대 인력 확보의 키워드는 ‘승진’이 아니라 ‘성장 경험의 밀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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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링크

작성: 서재홍 | NO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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