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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가구 824만, 지방은 일자리도 사라진다 — 인구 지형 변화가 던지는 고용 과제

5,182만 명. 2025년 11월 1일 기준 대한민국 총인구다. 전년 대비 고작 1만 명(0.02%) 늘었다. 그런데 이 숫자보다 더 주목해야 할 데이터가 있다. 1인가구 824만, 전체 가구의 36.6%. 고령인구 비중 20.7%로 사상 처음 20%를 돌파. 수도권에 전체 인구의 50.9%가 몰려 있고, 17개 시도 중 10곳은 인구가 줄었다.

솔직히, 이 숫자들을 한꺼번에 놓고 보면 꽤 충격적이다. 인구 구조의 변화가 단순한 통계 이슈가 아니라 지역 노동시장의 존폐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데이터처의 인구주택총조사, 한국노동연구원(KLI)의 지방소멸대응기금 고용영향평가, 그리고 KLI 노동리뷰의 여성고용정책 분석까지—세 편의 보고서가 공통으로 가리키는 방향은 하나다. 지역 고용 생태계가 무너지고 있고, 기존 처방은 잘 듣지 않고 있다는 것.

한 줄 요약: 인구 절벽이 지역 노동시장을 무너뜨리고 있지만, 연간 1조 원을 쏟아부은 지방소멸대응기금은 ‘좋은 일자리’는 만들지 못했고 여성·청년은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숫자가 말하는 인구 지형의 현주소

2025년 등록센서스 결과를 뜯어보면, 한국 사회의 구조 변화가 이미 임계점을 넘었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824만가구

1인가구 수 — 전체 가구의 36.6%, 역대 최고치

국가데이터처, 2025 인구주택총조사

20.7%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 — 사상 최초 20% 돌파

국가데이터처, 2025 인구주택총조사

172만호

전국 빈집 수 — 전체 주택의 8.5%

국가데이터처, 2025 인구주택총조사

50만 원격차

수도권-비수도권 평균임금 차이 (346만 vs 296만)

민주노동연구원, 2025

서울의 1인가구 비중은 40.5%에 달한다. 평균 가구원 수는 2.16명으로 떨어졌다. 외국인 인구는 211만 명(4.1%)으로 매년 늘고 있는데, 이건 생산연령인구 감소를 외국인 노동력으로 메우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노령화지수는 205.2—유소년 100명당 고령자가 205명이라는 뜻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숫자 하나만으로도 향후 10년간 지역 노동시장이 어떤 방향으로 갈지 충분히 예측 가능하다고 본다.

1조 원을 쏟아부었는데, 좋은 일자리는 어디에

정부는 인구감소지역 89곳과 관심지역 18곳에 연간 1조 원 규모의 지방소멸대응기금을 투입해왔다. KLI 고용영향평가브리프(제52호)가 이 기금의 실제 효과를 분석했는데, 결과가 이건 좀 아쉽다.

기금 투입 지역의 전체 고용률은 평균 0.61%포인트 올랐고, 지역당 약 370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겼다. 언뜻 보면 긍정적이다. 그런데 고용의 질을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상용직(정규직) 고용률은 오히려 1.22%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임시·일용직은 0.49%포인트, 자영업은 1.34%포인트 올랐다. 기금으로 만들어진 일자리 대부분이 불안정 고용이라는 얘기다.

사례 — 인구감소지역 기금 집행 실태인구감소지역 기초지자체의 평균 기금 배분액은 64억 원이었지만, 실제 집행액은 33억 원에 그쳤다. 집행률 약 51%. 절반 가까운 예산이 제대로 쓰이지도 못한 셈이다. 65세 이상 고령층의 임시·일용직과 자영업 고용률이 0.4%포인트 오른 반면, 청년층(15~34세) 고용률은 거의 변화가 없었다. 기금의 인구 유출 억제 효과도 제한적이어서 다른 시도로의 전출이 12.4% 줄었을 뿐, 새로운 인구 유입은 미미한 수준이었다.

핵심이다—돈을 투입하는 것만으로는 지역의 고용 생태계가 살아나지 않는다. 특히 청년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가 없으면 아무리 기금을 쏟아도 사람은 떠난다. 지방소멸대응기금이 ‘소멸 속도를 늦추는 것’조차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여성 고용, 지역 격차라는 이중 벽

KLI 노동리뷰 7월호는 여성 고용의 지역 격차 문제를 정면으로 다뤘다. 수도권 여성 노동자는 565만 명(비중 46.9%)인데 비수도권은 477만 명(46.1%)이다. 숫자 차이만 보면 크지 않아 보이지만, 임금과 고용 안정성에서 격차가 뚜렷하게 벌어진다.

수도권 평균임금 346만 원 대비 비수도권은 296만 원. 그 격차가 50만 원인데, 2021년에는 39만 원이었다. 4년 사이 11만 원이나 더 벌어졌다. 1년 미만 단기 근속 노동자 비율의 개선 폭도 수도권이 3.2%포인트 줄어든 반면 비수도권은 0.8%포인트 감소에 그쳤다. 비수도권 여성 노동자의 고용 불안정성이 상대적으로 훨씬 심각하다는 뜻이다.

여기에 통근 범위의 문제가 겹친다. 비수도권 여성의 노동시장 접근성은 수도권에 비해 구조적으로 제한적이다. 돌봄 부담이 여전히 여성에게 집중되는 상황에서, 통근 가능 범위가 좁을수록 선택할 수 있는 일자리의 수와 질이 모두 떨어진다. KLI는 이 문제에 대해 전국 단위의 획일적 정책이 아닌 지역 맞춤형 여성고용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지역 고용, 결국 질문은 바뀌어야 한다

‘얼마나 투입했느냐’에서 ‘어떤 일자리를 만들었느냐’로 질문이 바뀌어야 한다. 지방소멸대응기금의 교훈은 명확하다. 상용직 고용은 줄고 임시직과 자영업만 늘었다면, 그건 기금이 지역의 고용 체질을 바꾸지 못했다는 증거다.

동시에, 인구 구조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는 현실을 정책의 전제로 받아들여야 한다. 1인가구 36.6%, 고령인구 20.7%의 시대에 가족 단위를 전제로 설계된 고용·복지 인프라는 갈수록 작동하지 않을 것이다. 비수도권 여성의 고용 접근성 문제도 교통·돌봄·근무형태를 함께 풀어야 하는 복합 과제다.

어쩌면 우리가 정말 고민해야 할 건 이런 질문일지 모른다. “10년 후에도 이 지역에서 사람들이 일하며 살 수 있을까?” 그 답을 내놓지 못하는 한, 매년 1조 원의 기금은 고용 통계 위의 숫자 놀음으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 실무 시사점: 인구감소지역 사업장의 HR 담당자는 채용 전략을 근본적으로 재설계해야 한다. 원격·하이브리드 근무 확대, 고령 인력 재교육 프로그램 도입, 지역 내 여성 인력풀 활용을 위한 유연근무제 고도화가 시급하다. 지방소멸대응기금 연계 사업에 참여할 때도 단기 인건비 보전이 아닌, 상용직 전환으로 이어지는 설계를 요구해야 한다.

#지방소멸 #인구감소지역 #1인가구 #여성고용 #지역고용격차 #고령화

참고 링크

작성: 서재홍 | NO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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