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20일, 고용노동부가 두 건의 입법예고를 조용히 띄웠다. 근로기준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공고 제2026-407호)과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공고 제2026-408호). 의견 제출 마감은 9월 7일. 현재 당신의 취업규칙·임금명세서·출퇴근 기록 시스템이 이 개정안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면, 연말 이후 연속 과태료와 형사처벌 리스크를 동시에 안게 된다.
이번 개정은 단순 문구 손질이 아니다. 4시간 단시간 근로자의 휴게 면제 절차 신설(2026년 12월 9일 시행), 시간 단위 연차휴가 법제화(2027년 6월 10일 시행), 단기 육아휴직 및 배우자 관련 모성보호 제도 확대(일부 이미 시행 중) — 세 개의 물결이 올 연말과 내년 상반기에 연속으로 쏟아진다. 지금 준비하지 않으면 제도가 시행된 뒤에야 부랴부랴 취업규칙을 뜯어고쳐야 한다.
한 줄 요약: 2026년 8월 입법예고된 근로기준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은 연말~내년 상반기에 차례로 발효되므로, 지금 취업규칙·임금명세서·휴게절차 세 가지를 선제 정비해야 연속 과태료를 피할 수 있다.
법은 뭐라고 하나 — 조·항·호까지 정확히
핵심은 세 조문이다.
근로기준법 제54조 제1항·제2항(휴게): 사용자는 근로시간이 4시간인 경우에는 30분 이상의 휴게시간을 근로시간 도중에 주어야 한다. 2026년 개정으로 제2항이 신설됐다. “1일 근로시간이 4시간인 근로자가 명시적으로 요청하는 경우, 사용자는 휴게시간을 부여하지 않을 수 있다.” 시행일은 2026년 12월 9일. 위반 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제110조 제1호).
근로기준법 제60조 제7항(연차 시간 단위 사용): 사용자는 근로자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범위에서 시간 단위로 연차 유급휴가를 사용하려는 경우 이를 허용해야 한다. 시행일 2027년 6월 10일. 사용을 이유로 불이익 처우 시 500만 원 이하 벌금.
근로기준법 제48조 제2항(임금명세서): 사용자는 임금 지급 시 구성항목·계산방법·공제내역을 기재한 임금명세서를 서면(전자문서 포함)으로 교부해야 한다. 위반 시 1인·1회 기준으로 500만 원 이하 과태료가 누적 부과된다.
2026년 12월 9일
4시간 근로자 휴게 면제 신청제 시행
고용노동부 공고 제2026-407호
500만 원
임금명세서 미교부 1인 1회 과태료 상한 (누적 부과)
근로기준법 제116조 제1항 제2호
2027년 6월 10일
시간 단위 연차휴가 법제화 시행
근로기준법 제60조 제7항
판례·행정해석이 말하는 실무 기준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은 동의 없이 효력이 없다. 대법원 2012. 10. 25. 선고 2012다41045 판결은 “근로자에게 불리한 취업규칙의 변경은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에 따라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지 못하면 효력이 없다”고 명확히 했다. 휴게시간 면제 절차나 시간단위 연차 규정을 취업규칙에 신설·변경할 때, 그 내용이 기존 근로조건보다 불리하다고 판단되면 동의 절차를 밟아야 한다. 형식만 갖춘 동의는 인정되지 않는다는 점 — 대법원 2000. 9. 29. 선고 99다45376 판결이 “일부 유리·일부 불리가 혼재하면 전체적 관점에서 불이익변경으로 볼 수 있다”고 판시했다.
임금명세서 미교부는 건별·인별로 과태료가 쌓인다. 고용노동부 행정해석(근로기준정책과-1234, 2022. 1. 기준)은 “임금명세서 교부 의무는 근로자 1명에 대해 임금지급일마다 각각 발생하므로, 여러 달간 미교부한 경우 건별로 과태료가 누적된다”고 확인했다. 2024년 1월 변경된 행정해석에서는 14일 시정 기간이 부여되지만, 신고인이 즉각 처리를 요구하면 시정 기간 없이 바로 과태료를 부과한다. 솔직히 이 부분은 사업주가 안일하게 보는 경향이 있는데, 직원 10명에게 석 달간 미교부하면 산술적으로 1억 5천만 원까지 과태료가 쌓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사례 — 단시간 근로 사업장파트타임 직원 20명을 두고 있는 외식업 사업장 A. 매일 4시간 근무 후 30분 휴게를 부여해왔지만, 직원들은 휴게 없이 바로 퇴근하기를 원했다. 사용자는 묵시적으로 휴게 없이 퇴근하게 했다가 근로감독 시 제54조 위반으로 적발됐다. 2026년 12월 9일 이후라면 “근로자 명시적 신청 + 서면 절차”가 갖춰져 있어야 합법이다. 묵시적 합의는 여전히 위반이다.
단계별 대응 가이드 — 지금 해야 할 것부터
Step 1 — 지금 당장 (9월 중): 임금명세서 교부 현황 점검
- 매월 임금지급일에 전 직원에게 서면·이메일·HR 시스템으로 임금명세서 교부 중인가?
- 명세서에 ① 근로일수·시간, ② 기본급·연장·야간·휴일수당 항목별 금액, ③ 공제항목(4대보험료, 세금)이 기재되어 있는가?
- 전자문서로 교부하는 경우 수신 확인이 기록에 남는가?
Step 2 — 10~11월: 취업규칙에 휴게 면제 절차 조항 신설
- 상시 10인 이상 사업장은 취업규칙에 “1일 4시간 근로자 휴게 면제 신청 절차” 조항을 신설한다 (근로기준법 제93조 제1호 연계).
- 신설이 기존 근로자에게 유리한 내용(선택권 부여)이면 의견 청취로 족하지만, 운영 방식에 따라 불이익변경 소지가 있으므로 과반수 동의 절차를 밟는 것이 안전하다.
- 신설 조항 신고: 관할 지방고용노동관서에 변경 취업규칙 신고 (근로기준법 제93조 말미).
Step 3 — 11~12월: 휴게 면제 신청 서식·절차 정비 (시행일 전 완료)
- 근로자가 “휴게 면제를 명시적으로 신청”하는 서식 마련 (구두·구두 아님, 반드시 서면).
- 면제 신청은 근로자 의사에 따른 것이어야 하므로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면제를 강요할 수 없다는 점을 취업규칙에 명시한다.
- 반차(4시간) 사용 시에도 동일하게 적용 여부를 내부 지침으로 확정한다.
- 출퇴근 기록 시스템에서 “휴게 없이 퇴근” 케이스를 별도로 분류·저장한다.
Step 4 — 2026년 말~2027년 초: 시간단위 연차 규정 선제 준비
- 대통령령이 확정되면 시간 단위(몇 시간 단위인지), 연간 사용 한도를 취업규칙 연차 조항에 즉시 반영한다 (시행일 2027년 6월 10일).
- HR 시스템(근태·급여)에서 시간 단위 연차 처리가 가능한지 IT 부서와 사전 점검한다.
- 시간단위 연차를 이유로 불이익을 주면 500만 원 이하 벌금임을 관리자 교육에 포함한다.
자주 하는 실수 — 현장에서 뒤집힌 사례
개인적으로는 가장 위험하다고 보는 실수가 “취업규칙을 고쳤지만 신고를 안 했다”는 케이스다. 근로기준법 제93조는 취업규칙 작성·변경 후 관할 관서에 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신고를 안 했다고 취업규칙 자체가 무효가 되는 건 아니지만, 근로감독 시 과태료 대상이 되고 추후 분쟁에서 절차적 결함으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두 번째 실수는 “동의서만 받으면 된다”는 오해다. 대법원 2012다41045 판결은 명확히 “회의 방식에 의한 집단적 의사결정”을 요구한다. 개별 서명 취합은 원칙적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단, 전체 근로자 과반수가 서명하고 그 과정에서 집단적 토의 기회가 있었음이 입증되면 예외적으로 인정된 사례가 있다. 이 부분은 이건 좀 회색지대라서 분쟁이 생기면 결국 법원이 판단한다.
세 번째 — 임금명세서를 PDF로 만들어 카카오톡 단체방에 뿌리는 사업장들이 있다. 형식은 되지만, 수신 확인 기록이 없으면 근로자가 “받지 못했다”고 주장할 경우 사용자가 교부를 입증하기 어렵다. 이메일 자동 발송 + 수신확인 시스템 또는 HR SaaS 플랫폼을 쓰는 것이 훨씬 안전하다.
지금 이 글을 읽고도 안 하면 생기는 일
제도가 시행된 뒤 근로자 한 명이 근로감독을 신청하면, 임금명세서 누락 건수 × 인원수 × 과태료, 취업규칙 미신고 과태료, 휴게시간 위반 시 형사처벌이 동시에 터진다. 연말 직전까지 버티다가 감독관 방문 이후 취업규칙을 급히 바꿔봤자, 그 시점까지의 위반은 소급해서 처벌받는다. 선제 정비가 사후 수습보다 비용도 리스크도 압도적으로 낮다는 것 — 이게 핵심이다.
💡 실무 시사점: 2026년 8월 입법예고된 근로기준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의 의견 제출 마감은 9월 7일이다. HR 담당자는 지금 당장 임금명세서 교부 현황 → 취업규칙 신설 조항 → 휴게 면제 신청 서식 순으로 점검하고, 12월 9일 시행 전에 체계를 완성해야 한다. 시간단위 연차는 대통령령 확정 직후 바로 시스템에 반영할 수 있도록 IT 부서와 지금 사전 협의를 시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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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링크
- 고용노동부, 「근로기준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 입법예고 (공고 제2026-407호) (2026)
- 고용노동부, 「근로기준법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 입법예고 (공고 제2026-408호) (2026)
- 법률신문(대륙아주), 근로기준법 개정, 4시간 근무 시 휴게시간 선택권 및 시간 단위 연차휴가 도입 (2026)
- 법률신문(화우), 2026년 하반기 노동관계법 무엇이 바뀌나 (2026)
- KDI 경제교육·정보센터, 「근로기준법 시행령·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 입법예고 (2026)
- 노동닷컴, 임금명세서 미교부에 대한 과태료 산정 기준 — 행정해석 (2022)
- 법무법인 지평, 2026년 달라지는 노동 관련 법 제도 (2026)
작성: 서재홍 | NO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