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 미만 연소자를 고용할 때 지켜야 할 핵심 규정은 세 가지다. 취직인허증(15세 미만), 근로시간 상한(1일 7시간·주 35시간), 야간·휴일근로 제한(오후 10시~오전 6시). 이 세 가지를 위반하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자정 넘어 퇴근시킨 사장, 법정에서 진 이유
2018년 여름, 제주도의 한 음식점. 사장은 고등학교 1학년 A 군(만 16세)을 오후 5시부터 자정 넘어까지 매일 일 시켰다. 연장근로수당은 없었고, 고용노동부장관의 야간근로 인가도 받지 않았다. 재판에서 사장은 “A 군이 먼저 하겠다고 했고, 용돈이 필요하다고 해서 허락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항변은 법정에서 단 한 줄도 통하지 않았다.
제주지방법원은 2019년 1월 28일, 근로기준법 제70조 제2항(연소자 야간·휴일근로 제한) 위반과 제69조(연소자 근로시간 초과) 위반을 모두 인정하고 사장에게 벌금형을 선고했다(제주지법 2018고단977). 판결 이유는 명확했다. 연소자의 야간근로는 본인 동의만으로는 부족하다. 반드시 고용노동부장관의 인가까지 받아야 한다.
여름방학이 시작된다. 편의점, 카페, 음식점마다 청소년 아르바이트 지원이 쏟아진다. 이 사건이 왜 중요한지, 같은 실수를 반복한 사례 4건을 판결을 근거로 짚어 본다.
연소자 보호 규정, 3개 선이 그어지는 곳
근로기준법은 18세 미만 연소자에게 일반 근로자와 다른 기준을 적용한다. 핵심 규정은 세 가지다.
- 최저 고용 연령 (제64조): 15세 미만은 원칙적으로 고용 불가. 단, 고용노동부장관이 발급한 취직인허증이 있으면 13세 이상부터 허용된다. 중학교 재학 중인 18세 미만도 취직인허증 대상이다.
- 근로시간 상한 (제69조): 1일 7시간, 1주 35시간이 법정 상한. 당사자 합의나 단체협약이 있으면 1일 1시간·1주 5시간 한도 내에서 연장 가능하지만, 이 경우에도 1일 8시간·1주 40시간을 절대 초과할 수 없다.
- 야간·휴일근로 제한 (제70조): 오후 10시~오전 6시 사이, 그리고 휴일에는 원칙적으로 근로시킬 수 없다. 예외는 딱 하나다. 연소자 본인의 동의 그리고 고용노동부장관의 인가를 모두 받아야 한다. 친권자의 동의만으로는 부족하다.
이 규정들은 당사자 합의로도 배제할 수 없는 강행규정이다. 위반 시 제110조 또는 제114조에 따라 형사처벌을 받는다. 사업주가 몰랐다고 해서 처벌이 면제되지 않는다.
이긴 쪽과 진 쪽 — 판정례 4선 비교
다음 4개 사례는 연소자 보호 규정 위반이 실제 처벌 또는 손해배상으로 이어진 경우다. 사업주의 항변이 어떻게 기각됐는지, 무엇을 갖추었다면 결과가 달랐는지를 나란히 보여 준다.
| 사례 | 위반 유형 | 사업주 항변 | 법원 판단 | 결과 | 면책 가능 요건 |
|---|---|---|---|---|---|
| 사례 1 제주지법 2018고단977 (2019.1.28.) |
야간근로(22시 이후) 반복 + 1일 7시간 초과 근기법 제69조·제70조 제2항 |
청소년이 먼저 하겠다고 했다 | 연소자 동의만으로 야간근로 불가. 고용노동부장관 인가 없으면 위법 | 벌금형 확정 | 연소자 동의 + 고용노동부장관 인가 둘 다 취득 |
| 사례 2 인천지방법원 2023년 손해배상 판결 |
야간·휴일근로 중 교통사고 사망 근기법 제66조·제70조 위반 |
친권자(부모)도 알고 동의했다 | 친권자 동의는 법정 예외 요건이 아님. 장관 인가 미취득으로 위법 근로 상태 인정 → 손해배상 책임 성립 | 손해배상 청구 인용 | 장관 인가 취득 + 연소자 증명서 비치(제66조) |
| 사례 3 수원지방법원 (2020) |
15세 미만 중학생 취직인허증 없이 고용 근기법 제64조·제66조·제67조 위반 |
중학생도 일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 취직인허증 미발급 상태에서 고용은 절대 불가. 신체·정신적으로 미성숙한 연소자 보호 규정 위반 — 엄벌 필요 판시 | 벌금형 (감경 없음) | 고용 전 취직인허증 원본 확인 및 사본 보관 |
| 사례 4 연소자 증명서 미비치 패턴 근기법 제66조·제67조 |
가족관계증명서·친권자동의서 미수령 연령확인 절차 생략 |
주민등록번호로 나이를 확인했다 | 서면 비치 의무는 별도 법정 의무. 전산 확인으로 갈음 불가. 제66조 위반으로 즉시 시정 명령 → 불이행 시 형사처벌 | 과태료 또는 형사처벌 | 가족관계증명서·친권자 동의서 원본 수령 후 근무기간 내내 비치 |
승패를 가른 핵심 — 3종 세트를 하나라도 빠뜨리면 진다
네 사례를 관통하는 공통점이 있다. 사업주 모두 나름의 근거를 들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야간근로 인가는 장관 권한이다. 친권자의 동의, 청소년 본인의 동의, 구두 합의 — 이 중 어느 것도 고용노동부장관의 인가를 대신할 수 없다. 인가 없이 오후 10시를 넘겨 일 시킨 순간, 동의 여부와 무관하게 위법 상태가 된다. 사례 1의 사장이 사전에 관할 고용노동청에 야간근로 인가를 신청해 받아 놓았다면 결과가 달랐을 수 있다.
둘째, 취직인허증은 사업주가 직접 확인해야 한다. 15세 미만을 고용할 때 취직인허증 원본을 직접 확인하고 사본을 비치해야 한다. 몰랐다는 항변이 통하지 않는 이유는 사업주에게 적극적인 확인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취직인허증이 없는 상태에서 고용하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 벌금이 그대로 적용된다.
셋째, 연소자 증명서 비치는 별도 법정 의무다. 근로기준법 제66조는 사업주에게 연령증명서(가족관계증명서)와 친권자 동의서를 사업장에 비치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주민등록번호 확인이나 학생증 제시는 이 의무를 대체하지 못한다. 사례 2에서 사업주가 손해배상을 물게 된 데에는 증명서 비치 의무(제66조) 위반이 위법 근로 상태를 구성하는 근거로 작용했다.
연소자 고용 전 사업주 체크리스트
- 연령 확인: 가족관계증명서 원본으로 실제 생년월일 확인. 만 15세 미만이면 취직인허증 원본 추가 확인.
- 서류 비치: 가족관계증명서 사본 + 친권자(법정대리인) 동의서 원본을 근무기간 동안 사업장에 보관(근기법 제66조·제67조).
- 근로시간 설계: 1일 7시간·1주 35시간 이내로 근무 스케줄 편성. 초과가 불가피하면 서면 합의 후 1일 최대 8시간·1주 40시간 한도 확인.
- 야간근로 원칙 금지: 오후 10시 이후 근무 스케줄 편성 전에 반드시 관할 고용노동청에 야간근로 인가 신청. 인가서 없이는 절대 편성 금지.
- 임금 직접 지급: 미성년자 임금은 부모가 아닌 본인에게 직접 지급(근기법 제68조 강행규정). 부모 통장으로 이체하면 위법.
현장에서 가장 많이 보는 실수는 야간근로 인가 절차를 몰라서 건너뛰는 경우다. 청소년이 “괜찮아요, 저 늦게까지 할 수 있어요”라고 해도 장관 인가가 없으면 오후 10시 이후 한 시간이라도 일 시키는 순간 위법이 되고, 그 사실은 근로감독관 조사에서 반드시 드러난다. 특히 여름방학 시즌에 음식점·편의점에서 단기 고용을 늘릴 때 이 부분을 놓치는 경우가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자주 묻는 질문
Q. 청소년 본인이 야간에 일하겠다고 하면 합법인가요?
아닙니다. 연소자 본인의 동의만으로는 부족하고, 반드시 고용노동부장관의 인가를 받아야 합니다. 인가 없이는 본인 동의가 있어도 오후 10시 이후 근무는 위법입니다.
Q. 부모가 동의서에 서명하면 야간근로를 시킬 수 있나요?
아닙니다. 친권자 동의서는 근로계약 체결 시 필요한 서류이지, 야간근로 허용 근거가 되지 않습니다. 야간근로는 장관 인가를 별도로 받아야 합니다.
Q. 중학생은 아르바이트가 아예 안 되나요?
15세 미만 또는 중학교 재학 중인 18세 미만은 원칙적으로 고용 불가입니다. 다만 고용노동부장관이 발급하는 취직인허증을 받으면 13세 이상부터 가능합니다. 취직인허증 없이 고용하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 벌금입니다.
Q. 연소자 근로시간이 1주 35시간인데, 초과하면 어떻게 되나요?
당사자 서면 합의가 있으면 1주 5시간 한도 내에서 연장 가능합니다. 합의 없이 35시간을 초과하거나, 합의 있더라도 40시간을 초과하면 근기법 제69조 위반으로 형사처벌 대상입니다.
Q. 연소자 증명서를 비치하지 않으면 처벌받나요?
근기법 제66조 위반으로 즉시 시정 명령을 받습니다. 시정하지 않으면 범죄로 인지됩니다. 가족관계증명서 사본과 친권자 동의서 원본을 근무기간 내내 사업장에 보관해야 합니다.
한 줄 정리: 청소년을 고용할 때는 취직인허증·연소자 증명서·야간근로 인가 세 가지를 미리 갖춰야 하고, 이 중 하나라도 빠지면 당사자 동의와 무관하게 사업주가 형사처벌 또는 손해배상 책임을 진다.
작성: 서재홍 | NO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