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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용직 근로자의 퇴직금 — 매일 계약했어도 계속근로로 인정된 판정례 4선

2년간 매일 나갔는데 퇴직금 0원? 법원 판단은 달랐다

전남의 한 도자기 공장. A씨는 2016년 3월 21일부터 2018년 3월 초까지 약 2년간 매월 20일씩 꼬박꼬박 출근했다. 사무국장이 시키는 대로 생산 업무를 맡았고, 그날그날 작업일지를 썼다. 근로계약서에는 언제나 ‘일용직’이라 적혀 있었다. 그러다 2018년 3월 어느 날, 이사 중 한 명에게 “그만두라”는 말을 들었다. A씨가 퇴직금을 요구하자 회사는 딱 잘라 거절했다. “일용직은 퇴직금 대상이 아니다.”

광주지방법원은 2021년 1월, 회사의 항소를 기각했다. A씨가 받아야 할 금액은 퇴직금 약 638만 원에 해고예고수당 351만 원, 합계 988만 원이었다(사건번호 2020나359). 계약서에 일용직이라 써 있어도 실질이 계속근로이면 퇴직금은 발생한다 — 이것이 이 판결의 핵심이다.

일용직 근로자는 퇴직금을 받을 수 없다는 생각은 현장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하지만 법원과 노동위원회의 판정례는 다른 이야기를 한다. 어떤 사건은 퇴직금을 인정하고, 어떤 사건은 부정한다. 그 경계선을 판정례 4선으로 살펴본다.

일용직 퇴직금, 법의 출발점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조 제1항은 계속근로기간 1년 미만이거나 4주 평균 1주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근로자를 퇴직급여 적용 대상에서 제외한다. 일용직을 별도로 배제하는 조항은 없다. 다시 말해, 계약서에 ‘일용직’이라 적혀 있어도 계속근로가 1년 이상이면 퇴직금 지급 의무가 생긴다.

대법원은 1995년 전원합의체 판결(93다26168)에서 이 원칙을 확립했다. 근로계약이 갱신되거나 반복 체결된 경우, 그 기간을 합산해 계속근로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후 2006년(2004다29736), 2010년(2010다58490) 판결에서도 같은 법리를 재확인했다. 문제는 ‘어떤 상황에서 계속근로가 인정되고, 어떤 상황에서 인정되지 않는가’다.

판정례 4선 — 이긴 사건과 진 사건

아래 표는 계속근로를 인정해 퇴직금을 지급한 사건 2건과, 인정하지 않아 퇴직금을 부정한 사건 2건을 비교한 것이다.

구분 사건①
광주지법 2015나9895
사건②
광주지법 2020나359
사건③
노동위 2022(익명)
사건④
노동위 2024(익명)
업종 건설 현장 도자기 공장 비건설 일용직 건설 현장
근무 기간 2009.8.5 ~ 2011.7.29
(약 2년)
2016.3.21 ~ 2018.3.3
(약 2년)
6개월간
187일 중 112일 근무
불특정 기간,
일당 17만원 계약
공백 기간 3회, 최대 30일
(현장 사정)
매월 20일 근무,
공백 미확인
비교적 잦은 비근무일 계속근로 보장
입증자료 없음
계약서 형식 현장별 별도 계약 일용직 기재 매번 단기계약서
작성
인력소개소
소개 경유
지시·감독 동일 사용자 지휘 사무국장 직접 지시
작업일지 작성
불분명 소개소 통한 간접
판정 결과 계속근로 인정
퇴직금 648만 원
계속근로 인정
퇴직금 638만 원
+ 해고예고수당 351만 원
계속근로 부정
해고 부존재
계속근로 부정
해고 부존재

승패를 가른 4가지 기준

① 공백기간의 이유가 있었는가

건설현장 사건(2015나9895)에서 회사는 총 3번의 공백기간을 근거로 퇴직금 지급을 거부했다. 가장 긴 공백도 30일이었다. 법원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공사 현장 진행 상황에 따라 근로 제공이 어려웠다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판결은 “계절적 요인이나 업무 성격에 기인한 공백은 근로관계의 계속성을 끊지 않는다”는 대법원 법리(2004다29736)를 적용했다. 반면 계속근로가 부정된 사건들에서는 공백의 원인이 업무 특성이 아닌, 구조적으로 고용 연속성이 없었다는 점이 드러났다.

② 지시·감독 구조와 작업일지

도자기 공장 사건(2020나359)에서 A씨가 이긴 결정적인 증거는 두 가지였다. 사무국장이 매일 업무를 지시했다는 사실, 그리고 매 근무 시 작업일지를 직접 작성했다는 사실이다. 법원은 이를 근거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계속근로”라고 판단했다. 일용직이라는 계약서 명칭보다 실질적인 지휘·명령 관계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③ 계약서를 매번 새로 썼는가

계속근로가 부정된 노동위원회 사건(2022)에서 가장 불리하게 작용한 것은 매번 단기근로계약서를 다시 작성했다는 사실이었다. 6개월 동안 187일 중 실제 112일만 근무하고, 매 근무마다 별도 계약서가 있었다. 노동위원회는 이를 “1일 단위 계약이 반복된 것”으로 보고 계속근로를 인정하지 않았다. 계약서가 아예 없거나 장기 계약서인 경우와 달리, 반복 갱신을 명시적으로 할 수 없는 구조였다는 점이 핵심이다.

④ 인력소개소 경유 여부

2024년 건설현장 사건에서는 인력소개소의 소개를 통해 현장에 투입된 구조가 결정적이었다. 이 경우 근로자는 사용자와 직접 고용 관계를 형성하지 않거나, 현장마다 소개소를 통해 새로 연결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계속근로 보장을 인정할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건설근로자 퇴직공제부금이 납부되어 있더라도 이것이 계속근로를 입증하지는 않는다는 점도 확인됐다.

실무 체크리스트

근로자가 챙겨야 할 것

  • 작업일지·출근부·문자 — 매일 누가 어떤 지시를 했는지 기록이 있으면 계속근로 입증에 직접 활용된다
  • 급여 이체 내역 — 동일 사업자에서 반복적으로 이체된 기록은 계속 고용 관계의 증거다
  • 사용자 발급 확인서 — 도자기 공장 사건에서 이사장이 자필로 작성한 ‘고용 사실확인서’가 결정적이었다. 사용자가 고용 사실을 인정한 문서는 보존해야 한다

사용자가 주의해야 할 것

  • ‘일용직’ 명칭만으로 퇴직금 면제되지 않는다 — 계약서 형식이 아닌 실질 관계로 판단한다
  • 매번 근로계약서 작성이 계속근로 부정의 유일한 방패가 아니다 — 지시·감독 구조가 동일하면 효과가 없다
  • 건설근로자 퇴직공제부금 납부는 일반 퇴직금 지급 의무와 별개다 — 두 가지가 중복 적용될 수 있다
  • 소정근로시간은 실근로시간이 아닌 계약상 정해진 시간으로 산정한다 — 실제 출근일이 적다는 이유로 15시간 미만이라 주장하기 어렵다(2015나9895 참고)
💼 위너스 인사이트
실무에서 일용직 퇴직금 분쟁을 다뤄보면, 사업주 측은 대부분 계약서의 ‘일용직’ 표기와 공백기간을 방어 논리로 내세우는데 — 실제로는 지시를 준 대화 기록이나 작업일지 한 장이 그 논리를 한 번에 뒤집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근로자 측은 2년을 일했어도 정작 사용자가 직접 지휘했다는 증거를 확보하지 못해 패소하기도 한다. 계속근로 여부는 계약서가 아닌 현장 사실관계 싸움이다.

자주 묻는 질문

Q. 일용직 근로계약서를 매번 새로 써도 퇴직금이 발생할 수 있나요?

네. 계약서 형식보다 실질적인 지시·감독 관계와 근무 계속성이 더 중요합니다. 동일한 사용자 아래 반복 근무가 1년 이상이면 퇴직금 지급 의무가 발생합니다.

Q. 공사 현장 특성상 중간에 쉰 기간이 있는데, 계속근로가 끊기나요?

아닙니다. 공백기간이 전체 기간에 비해 길지 않고 현장 사정·계절적 요인 등 합리적 이유가 있으면 계속근로의 계속성이 유지됩니다(광주지법 2015나9895 참고).

Q. 건설근로자 퇴직공제부금을 냈으면 별도 퇴직금이 없는 건가요?

퇴직공제부금은 계속근로 인정 여부와 별개입니다. 두 제도가 중복 적용될 수 있으므로, 계속근로가 인정되면 퇴직공제부금과 별도로 일반 퇴직금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Q. 인력소개소를 통해 일한 경우엔 퇴직금을 받기 어렵나요?

인력소개소를 통한 경우 계속근로 입증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다만, 실질적으로 동일한 사업주의 지휘를 받으며 장기간 근무했다면 계속근로가 인정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Q. 일용직 퇴직금 청구 시효는 얼마인가요?

퇴직금 채권의 소멸시효는 3년입니다. 퇴직일로부터 3년 이내에 청구해야 하며, 노동청 진정이나 소송을 통해 시효를 중단시킬 수 있습니다.

한 줄 정리: 계약서에 ‘일용직’이라 써도, 실질이 계속근로이면 퇴직금은 발생한다.

작성: 서재홍 | NO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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