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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75%의 역할이 바뀐다 — 이미 시작된 에이전틱 조직 실험

직원 75%의 역할이 바뀐다 — 이미 시작된 ‘에이전틱 조직’ 실험

2,580명. 글로벌 DevOps 기업 GitLab의 전체 직원 수다. 이 회사가 2026년 5월, 관리 계층을 최대 3단계 없애고 R&D 조직을 60개 소규모 독립팀으로 쪼개겠다고 선언했다. CEO 빌 스테이플스는 “소프트웨어는 기계가 만들고, 사람은 방향을 잡는다”고 못 박았다. 발표 직후 주가는 7% 빠졌지만, 회사는 6월 1일까지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겠다는 일정을 철회하지 않았다.

같은 시기 맥킨지는 The State of Organizations 2026 보고서에서 한 가지 숫자를 제시했다. 현재 기업 역할의 75%가 AI 에이전트 통합에 맞춰 재설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기술 역량뿐 아니라 사회·정서적 역량, 고차원 인지 역량까지 포함한 ‘스킬 믹스’를 통째로 바꾸라는 주문이다.

솔직히, 이 두 소식을 나란히 놓고 보면 이건 단순한 트렌드가 아니다. 조직 설계의 기본 문법 자체가 뒤집히고 있다.

한 줄 요약: AI 에이전트가 업무의 파트너가 되면서, ‘관리 계층 축소 → 역할 재설계 → 리스킬링’이라는 3단 변환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HR은 채용·평가·육성 시스템 전체를 다시 짜야 하는 시점에 서 있다.

관리 계층 3개가 사라진 자리에 남은 것

GitLab의 구조조정을 들여다보면, 단순한 인력 감축과는 결이 다르다. 핵심은 관리 계층 제거독립 팀 단위의 재편이 동시에 일어난다는 점이다.

기존에 하나의 의사결정이 거쳐야 했던 계층이 3단계 줄어들면, 승인·리뷰·워크플로 전환 같은 중간 관리 업무를 AI 에이전트가 대신 처리하게 된다. GitLab은 이미 내부적으로 AI 에이전트가 “계획, 코딩, 리뷰, 배포, 수리”까지 수행하는 체계를 구축 중이라고 밝혔다. 리더는 더 이상 보고를 취합하는 사람이 아니라, 에이전트의 산출물을 검증하고 방향을 조율하는 사람이 되는 셈이다.

개인적으로는, 여기서 주목할 건 GitLab이 동시에 운영 국가를 30%까지 줄이겠다고 한 부분이다. 조직 구조만 바꾸는 게 아니라, 사업 포트폴리오의 지리적 범위까지 재조정하고 있다. 이건 “효율화”라는 말로는 다 담기지 않는, 사업 모델 자체의 전환이다.

75%

AI 시대에 재설계가 필요한 기존 직무 비율

McKinsey, State of Organizations 2026

3단계

GitLab이 제거한 최대 관리 계층 수

People Matters, 2026.5

60개 팀

GitLab R&D 독립 운영 단위 (기존 대비 약 2배)

People Matters, 2026.5

55%

AI 도입으로 기하급수적 생산성 향상을 기대하는 기업 비율

McKinsey, 2026

맥킨지가 제시한 6대 전환, 핵심은 ‘사람 시스템’

맥킨지는 에이전틱 조직으로의 전환을 위해 6가지 구조적 전환을 제안했다. 기술 도입 자체보다 조직과 사람 시스템의 재설계에 방점을 찍었다는 점이 이 프레임워크의 핵심이다.

여섯 가지 전환을 관통하는 맥락을 정리하면 이렇다. 우선 업무 자체를 AI-퍼스트로 재구성해야 한다. 기존 프로세스에 AI를 얹는 방식이 아니라, 처음부터 사람과 에이전트가 협업하는 워크플로를 설계하라는 뜻이다. 이어서 리더의 역할이 바뀌어야 한다. 전사적 변화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리더십 역량을 재정의해야 하며, 모든 구성원의 역할과 프로필도 함께 재설계되어야 한다.

그다음이 이건 좀 어렵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조직 문화를 ‘지속적 재발명(continuous reinvention)’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AI 활용 능력을 넘어서 끊임없이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문화를 내재화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조직 구조를 가치 창출 중심으로 재편하고, 인사관리 프로세스 자체를 AI 전환의 엔진으로 탈바꿈시켜야 한다.

이 프레임워크에서 특히 눈에 띄는 건 새로운 직무 프로필의 등장이다. 에이전트 오케스트레이터(agent orchestrator)는 AI 에이전트 워크플로를 설계하고 관리하는 역할이다. 하이브리드 매니저(hybrid manager)는 사람과 에이전트가 섞인 팀을 이끈다. AI 코치는 직원들이 일상 업무에 AI를 통합하도록 돕는다.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존재하지 않던 직함들이다.

한국 기업이 마주한 ‘블랙홀 현상’

글로벌 테크 기업의 이야기가 먼 나라 얘기처럼 들릴 수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도 비슷한 압력이 이미 작동하고 있다. HR인사이트 2026년 5월호는 AI 혁신 시대에 한국 조직이 직면한 세 가지 위험을 ‘블랙홀 현상’이라는 비유로 진단했다.

핵심 인재의 이탈, 조직문화의 독성화, 그리고 역량 저하(De-skilling)다. 특히 역량 저하는 아이러니한 문제다. AI가 반복 업무를 대체하면서 사람의 기본기가 퇴화하는 현상인데, 이건 AI 도입의 부작용이 아니라 AI 전환을 잘못 설계했을 때 나타나는 증상이다.

사례 — GitLab의 ‘빌더 중심’ 조직 재편GitLab CEO 빌 스테이플스는 “앞으로 깊은 기술 전문성이 시장에서 점점 더 희소하고 가치 있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관리직을 줄이면서 동시에 기술 전문가의 가치를 높이겠다는 메시지다. 개발자 플랫폼의 가격 모델도 “사용자당 월 수십 달러”에서 “수백, 나아가 수천 달러”로 전환될 것이라 예측했다. 이는 AI 에이전트가 투입될수록 플랫폼 단가가 올라가는 역설적 구조를 시사한다. 결국 비용 절감이 아니라, 가치 창출의 단위 자체가 바뀌는 것이다.

HR인사이트가 제시한 ‘스타플레이어 전략’은 이런 맥락에서 읽어야 한다. 핵심 인재를 차별적으로 육성하되, 그 기준이 기존의 성과 평가 지표가 아니라 AI 환경에서의 적응력과 방향 설정 능력으로 재설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환경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는 인재를 식별하고, 이들에게 자원을 집중하는 신인사 체제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에이전트 오케스트레이터, 정말 우리 회사에도 필요한가

아쉽다. 여기까지 읽고 나면 “결국 글로벌 컨설팅 펌의 프레임워크 아닌가”라는 반응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현장의 데이터는 다른 이야기를 한다.

맥킨지 조사에서 AI 도입 확대의 가장 큰 장벽으로 꼽힌 건 예산이나 인재 부족이 아니었다. 기존 시스템과의 통합이 1순위였고, 그다음이 변화에 대한 저항이었다. 이건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 설계와 변화 관리의 문제라는 뜻이다.

에이전트 오케스트레이터라는 직함이 한국 기업에 당장 필요한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그 역할이 담당하는 기능 — AI 워크플로 설계, 에이전트 산출물 품질 관리, 사람과 에이전트의 협업 프로토콜 정립 — 은 이미 누군가가 해야 하는 일이다. 직함을 만들든 기존 역할에 녹이든, 이 기능이 조직 어딘가에 존재해야 한다는 게 핵심이다.

GitLab처럼 한 번에 3계층을 없앨 수 있는 조직은 드물다. 그러나 한 계층의 역할을 재정의하고, 그 자리에 AI 에이전트와 협업하는 새로운 업무 방식을 실험하는 건 어느 조직에서든 시작할 수 있다. 맥킨지의 데이터가 말해주는 건 결국 이것이다 — 75%의 역할 재설계는 한꺼번에 일어나는 빅뱅이 아니라, 팀 단위의 반복적 실험이 축적되어 만들어지는 결과다.

지금 HR 담당자에게 던져야 할 질문

에이전틱 조직이라는 말이 거창하게 들릴 수 있다. 하지만 결국 실무에서의 출발점은 단순하다. “우리 팀에서 AI 에이전트가 가장 먼저 대체할 업무는 뭔가?” 그리고 “그 업무를 하던 사람은 어떤 역할로 전환시킬 것인가?”

GitLab은 관리자를 줄이고 빌더를 남겼다. 맥킨지는 역할의 75%를 재설계하라고 했다. 한국의 HR 현장에서는 핵심 인재 유출이라는 블랙홀이 이미 벌어지고 있다. 이 세 가지 흐름이 가리키는 방향은 같다 — 관리가 아니라 설계가 HR의 본업이 되는 시대가 왔다는 것.

여러분의 조직에서 ‘에이전트 오케스트레이터’는 지금 누가 하고 있는가? 아직 아무도 하지 않고 있다면, 바로 그 공백이 가장 시급한 HR 어젠다다.

💡 실무 시사점: AI 에이전트 시대의 조직 전환은 기술 도입이 아니라 역할 재설계에서 시작된다. 관리 계층 축소, 독립 팀 단위 운영, 새로운 직무(에이전트 오케스트레이터·하이브리드 매니저) 신설을 팀 단위로 실험해볼 것. 리스킬링은 기술 교육이 아니라 ‘사람+에이전트 협업 프로토콜’을 익히는 데 집중해야 한다.

#에이전틱조직 #AI조직혁신 #역할재설계 #관리계층축소 #리스킬링

참고 링크

작성: 서재홍 | NO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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