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 설립신고증을 받은 것으로 끝이 아니다. 신고증 교부 이후 첫 30일 안에 조합원 명부 관리, 사용자 통보, 단체교섭 요구 서면 발송까지 마쳐야 노조가 실질적으로 작동한다. 창립총회 소집 방식이 잘못됐거나 규약에 쟁의행위 찬반투표 조항 하나가 빠졌다면, 설립신고증을 받고도 법적 분쟁에 휘말린다. 이 가이드는 첫 발의 모임부터 첫 단체교섭 요구서 발송까지 전 과정을 체크리스트로 정리한 것이다.
한 줄 요약: 노조 설립신고증 교부는 출발점일 뿐, 첫 30일 안에 조합원 명부 관리 + 사용자 통보 + 단체교섭 요구 서면 발송까지 마쳐야 노조가 실질적으로 작동한다. 규약 필수기재 16항목 누락이 가장 흔한 함정이고, 단체교섭 요구는 반드시 서면으로 해야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의 근거가 된다.
설립신고증 받은 날, 이것을 모르면 첫 달이 사라진다
새로 설립된 노동조합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신고증을 받은 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사용자가 단체교섭을 거부해도 서면 요구서 없이는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하기 어렵고, 조합원 명부를 공개 관리하다가 나중에 사용자가 이를 이용해 불이익 처우를 내리는 사례도 있다. 노조법상 보호는 설립신고증 교부 시점부터 발생하지만, 그 보호를 실제로 받으려면 설립 후 30일 안에 해야 할 일들이 있다.
사업주 입장에서는, 회사 내에 노조 설립 움직임이 있을 때 어떤 행동이 부당노동행위가 되는지 미리 알아야 한다. 설립 단계에서 조합원에게 탈퇴를 권유하거나 설립 주도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위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 제81조 위반으로 형사처벌 대상이다.
법은 뭐라고 하나
노조법 제10조 제1항은 노동조합을 설립하려는 자는 ①명칭, ②주된 사무소 소재지, ③조합원 수, ④임원의 성명·주소, ⑤소속 연합단체 명칭을 기재한 설립신고서에 규약을 첨부하여 관할 행정관청에 제출하도록 규정한다. 이것이 신고주의 원칙이다. 별도 인가 없이 신고만으로 설립되며, 행정관청은 적법한 신고서 접수 시 3일 이내에 신고증을 교부해야 한다(제12조 제1항).
노조법 제29조의2 제1항은 단체협약이 있는 경우 그 유효기간 만료일 3개월 전부터 사용자에게 교섭을 요구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단체협약이 없는 신규 노조는 설립신고증 교부 직후부터 언제든지 교섭을 요구할 수 있다. 요구는 반드시 서면으로 하되, 노동조합 명칭·대표자·조합원 수 등을 기재해야 한다(같은 조 제2항, 시행령 제14조의2 제1항).
3일
설립신고서 접수 후 신고증 교부 기한
노조법 제12조 제1항
16항목
규약 필수기재사항 수 — 누락 시 보완 요구
노조법 제11조
2인+
창립총회 최소 발기인 수 — 임원 선출 가능
실무 기준 (노조법상 별도 제한 없음)
판례와 행정해석이 말하는 실무 기준
1. 대법원 2020. 9. 3. 선고 2016두32992 전원합의체 — ‘법외노조 통보’는 법률 근거 없으면 무효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사건에서 대법원은 이미 적법하게 설립된 노동조합을 법외노조로 통보하는 행위는 헌법상 법률유보원칙에 반한다고 선언했다. 해직 교원의 조합원 자격을 규약에서 허용했다는 이유로 법외노조 통보를 내린 것은 법률이 아닌 시행령(제9조 제2항)에 근거한 것으로, 그 시행령 자체가 무효라고 판시했다. 이 판결의 실무적 의미는 명확하다. 설립 이후 규약 내용을 이유로 노조 지위를 박탈하는 것은 법적 근거가 없으면 불가능하다. 설립신고 단계에서도 결격사유가 외형에 명백히 드러나는 경우에만 반려가 가능하다.
2. 서울행정법원 2008. 12. 2. 선고 2008구합32744 — 독립 교섭능력 없는 기존 지부는 복수노조가 아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기업별 단위노동조합 설립신고를 하자, 행정청이 기존 전국언론노동조합 방통심의위 지부와의 복수노조를 이유로 반려했다. 법원은 기존 지부가 독립적인 단체교섭 능력 및 단체협약 체결능력을 갖추지 못했으므로 복수노조 금지 규정이 적용될 수 없다고 판시하며 반려처분을 위법으로 봤다. 새 노조가 설립신고 반려를 당했을 때, 기존 단체가 진정한 독립 노조인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는 실무 기준이다.
3. 고용노동부 행정해석 노조68107-611 (2001. 5. 28.) — 조직형태는 자유롭게 설계 가능
고용노동부는 서로 다른 법인에 속한 두 회사의 근로자들이 하나의 노동조합을 설립할 수 있는지에 대해 “근로자들은 자유로이 노동조합의 조직형태를 선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기업별·지역별·직종별·산업별 분류는 조직형태를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유형화한 것일 뿐이다. 스타트업·중소기업에서 같은 업종의 여러 사업장 근로자들이 함께 노조를 만들 때 법적 근거로 활용할 수 있는 해석이다.
실무 포인트 — 규약에서 가장 자주 빠지는 3가지 ① 쟁의행위 찬반투표 결과의 공개·투표용지 보존·열람 ② 임원 선출 절차 ③ 회계감사 절차. 이 세 항목 중 하나라도 누락되면 노조법 제11조 위반으로 보완 요구가 들어옵니다. 표준 규약 템플릿에서 시작하더라도 이 3개 영역은 반드시 검수하세요.
주의 —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 위험 영역 회사 내부에서 노조 설립 움직임이 감지될 때 ① 설립 주도자에게 인사상 불이익 ② 조합원 탈퇴 권유 ③ 회사 자금·시설 지원으로 어용 노조 만들기 — 이 세 가지가 노조법 제81조 위반의 대표 유형입니다. 형사처벌까지 이어지므로, 노무 라인은 사전 위험 매뉴얼을 준비해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창립총회부터 단체교섭까지 — 5단계 실무 가이드
Step 1. 발기인 모임과 창립총회 준비 (D-14 ~ D-1)
노동조합 설립에 필요한 최소 인원에 대한 법적 제한은 없다. 실무상 2인 이상의 발기인이 있어야 창립총회를 개최하고 임원을 선출할 수 있다. 창립총회 소집 시에는 총회 개최 통지 방법을 규약으로 정하기 전이므로, 참여할 예정인 조합원 전원에게 구두 또는 문자로 일시·장소를 알리는 것이 안전하다.
- 발기인 2인 이상 구성
- 창립총회 일시·장소 사전 통지 (전원에게)
- 규약 초안 작성 — 필수기재사항 16항목 누락 여부 확인
- 임원 후보자 사전 확인 (대표자·부대표·사무국장 등)
- 초기업노조 vs 기업별노조 선택 결정
초기업노조 vs 기업별노조 선택 기준: 단일 사업장 근로자만 가입하면 기업별노조, 여러 회사 근로자가 함께하면 초기업노조(산별·지역별·직종별)다. 초기업노조는 조합원 수가 빠르게 늘어 교섭력이 높지만, 단체교섭 대표 결정 절차가 복잡해진다. 기업별노조는 해당 사용자와 직접 교섭하는 구조로 신속하다.
Step 2. 창립총회 개최 — 규약 채택 + 임원 선출 (D-Day)
창립총회는 규약 제정과 임원 선출의 두 가지 사항을 의결해야 한다. 의결정족수에 대한 노조법의 명시적 기준은 없으나, 규약 제정은 일반적으로 출석 조합원 과반수 찬성이 필요하다. 회의록은 반드시 작성하고 서명·날인한다.
- 창립총회 회의록 작성 (일시·참석자·의결 사항·표결 결과)
- 규약 제정 — 노조법 제11조 필수기재사항 16항목 전부 포함 확인
- 임원 선출 (대표자 포함, 임기 규약에 기재)
- 조합원 명부 작성 (이름·소속·연락처)
규약에서 가장 자주 빠지는 3가지: ①쟁의행위 찬반투표 결과의 공개·투표용지 보존·열람에 관한 사항 ②대표자와 임원의 규약 위반에 대한 탄핵 조항 ③임원 및 대의원 선거절차 조항. 이 세 가지가 없으면 행정관청에서 보완 요구를 받는다.
Step 3. 설립신고서 제출 및 신고증 수령 (D+1 ~ D+3)
설립신고서는 고용노동부 노동포털(labor.moel.go.kr)에서 온라인 또는 방문 제출이 가능하다. 첨부 서류는 규약 1부와 창립총회 회의록이다. 관할 행정관청은 노조 조직 범위에 따라 다르다.
- 단일 시·군·구 범위 노조 → 시장·군수·구청장에게 제출
- 2개 이상 시·도에 걸치는 노조 →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제출
- 설립신고서 + 규약 + 창립총회 회의록 첨부 확인
- 보완 요구 기간(20일) 내 추가 서류 제출 준비
- 신고증 수령 확인 (접수일로부터 3일 이내 교부)
Step 4. 신고증 수령 후 첫 30일 체크리스트
설립신고증을 받은 순간부터 노조법상 모든 보호가 시작된다. 이 보호를 실제로 활성화하려면 다음 사항을 즉시 처리해야 한다.
- 사용자에게 설립 사실 통보 — 설립신고증 사본을 등기우편 또는 내용증명으로 발송. 발송 날짜가 이후 부당노동행위 시점 계산의 기준이 된다.
- 조합원 명부 비공개 관리 — 사용자가 명부 제출을 요구해도 거부 가능. 명부 열람권은 조합원에게만 있다.
- 노조 사무실 또는 연락처 확보 — 단체교섭 요구 서면에 수신 주소가 필요하다.
- 조합비 징수 방법 결정 — 체크오프(급여에서 공제)는 사용자와 서면 합의 필요. 자발적 계좌이체도 가능.
- 타임오프(근로시간 면제) 한도 확인 — 조합원 수에 따라 노조법상 면제 한도가 다르다.
- 게시판·시설 사용 합의서 작성 — 단체협약 체결 전까지는 사용자와 별도 사용 합의가 필요하다.
Step 5. 첫 단체교섭 요구 서면 발송
신규 노조는 설립신고증 교부 직후부터 사용자에게 단체교섭을 요구할 수 있다(기존 단체협약이 없는 경우). 교섭 요구는 반드시 서면으로 하되, 노조법 시행령 제14조의2 제1항에 따라 다음 사항을 기재한다.
- 노동조합의 명칭 및 대표자 성명
- 교섭 요구일 현재 종사근로자인 조합원 수
- 교섭 요구 사항의 개요
- 내용증명 또는 등기우편으로 발송 — 발송일 증거 보존 필수
사용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교섭을 거부하거나 해태(방치)하면 노조법 제81조 제1항 제3호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이 경우 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할 수 있다.
자주 하는 실수 — 이렇게 하면 뒤집힌다
실수 1. 이익대표자를 조합원으로 포함
인사·경영 결정에 관여하는 직원(인사팀장, 부서장 등 이익대표자)을 조합원으로 포함하면 노조법 제2조 제4호 가목의 결격사유로 설립신고 반려 대상이 된다. 규약 작성 시 조합원 가입 자격을 “이익대표자를 제외한 근로자”로 명시해야 한다.
실수 2. 창립총회 없이 서면 결의만으로 설립
노조법 제16조는 규약의 제정·변경, 임원의 선거를 총회의 의결 사항으로 규정한다. 서면 결의만으로 이를 대체하면 행정관청이 보완을 요구하거나, 나중에 설립 절차 하자를 이유로 법적 분쟁이 생긴다. 반드시 실제 대면(또는 화상) 창립총회를 개최해야 한다.
실수 3. 단체교섭 요구를 구두로만
구두로 교섭을 요청했다가 사용자가 거부해도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이 어렵다. 노조법 시행령 제14조의2는 교섭 요구를 반드시 서면으로 하도록 규정한다. 또한 요구서에 조합원 수가 기재돼 있어야 교섭창구단일화 절차에서 과반수 노조 지위 확인도 가능하다.
실수 4. 신고증 수령 후 사용자 통보를 미룸
설립신고증을 받았지만 사용자에게 즉시 통보하지 않으면, 그 이후 발생하는 사용자의 조합원 불이익 처우가 부당노동행위인지를 다툴 때 인과관계 입증이 어려워진다. 대법원 2020. 9. 3. 선고 2016두32992 전원합의체 판결에서도 노조의 법적 지위가 공식 확인되는 시점이 판단 기준으로 작용했다.
실무에서 주목할 포인트
- 신고주의 원칙: 노동조합 설립은 인가가 아닌 신고다. 행정관청은 결격사유가 없는 한 반려할 수 없고, 3일 이내에 신고증을 교부해야 할 의무가 있다.
- 해고된 조합원 지위: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한 조합원은 중앙노동위원회 재심판정이 있을 때까지 조합원 자격이 유지된다(노조법 제2조 제4호 단서). 규약에 이를 명시해도 설립신고 반려 사유가 되지 않는다.
- 복수노조 사업장: 같은 사업장에 이미 노조가 있어도 새 노조를 설립할 수 있다. 단 단체교섭 요구 시 교섭창구단일화 절차(노조법 제29조의2)를 거쳐야 한다.
- 2026년 3월 개정법: 결격사유 중 ‘근로자가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는 경우'(구 제2조 제4호 라목)가 삭제됐다. 이에 따라 실업자·해고자의 조합원 가입 허용을 이유로 설립신고를 반려할 수 없게 됐다.
단체교섭 요구서 문안 예시
신규 노동조합이 사용자에게 발송하는 단체교섭 요구서의 핵심 문안이다.
[단체교섭 요구서]
수신: ○○주식회사 대표이사 ○○○ 귀중
발신: ○○노동조합 위원장 ○○○저희 노동조합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9조의2에 따라 귀사에 단체교섭을 요구합니다.
1. 노동조합 명칭: ○○노동조합
2. 대표자: 위원장 ○○○
3. 조합원 수(교섭 요구일 현재 종사근로자인 조합원): ○명
4. 교섭 요구 사항: 임금 및 근로조건 전반에 관한 단체협약 체결귀사가 정당한 이유 없이 교섭을 거부하거나 해태할 경우, 노조법 제81조 제1항 제3호에 따른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진행할 예정임을 알려드립니다.
20__. __. __.
○○노동조합 위원장 ○○○ (인)
💡 시사점:
① 설립신고증은 출발점. 30일 안에 조합원 명부 관리 + 사용자 통보 + 서면 단체교섭 요구까지 마쳐야 보호가 실효를 갖는다.
② 규약이 절반이다. 16항목 누락 없이, 특히 쟁의행위 찬반투표·임원선출·회계감사 3개 영역은 별도 검수.
③ 사용자도 위험 라인을 안다. 설립 단계 부당노동행위(노조법 제81조)는 형사처벌. 인사·노무 라인은 매뉴얼 사전 준비가 필수.
#노동조합설립#창립총회#단체교섭#규약필수기재#부당노동행위
자주 묻는 질문
Q. 설립신고증 없이도 노동조합 활동이 가능한가?
설립신고증이 없으면 노조법상 보호를 받지 못한다. 단체협약 체결 불가,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 불가, 노동쟁의 조정 신청 불가다. 설립신고는 가능한 한 빨리 마쳐야 한다.
Q. 규약에 없는 사항을 나중에 추가할 수 있나?
가능하다. 규약 변경은 총회 의결 사항이며, 변경 후 15일 이내에 행정관청에 설립신고사항 변경신고를 해야 한다(노조법 제13조 제1항).
Q. 사용자가 단체교섭 요구서를 수령하지 않으면?
내용증명으로 발송하면 발송일로부터 효력이 인정된다. 수령 거부 사실이 기록에 남아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에서 유리한 증거가 된다.
Q. 조합원 수가 몇 명이어야 단체교섭이 가능한가?
법에 최소 인원 규정은 없다. 조합원 1명도 법적으로 단체교섭을 요구할 수 있다. 다만 복수노조 사업장에서 단독 교섭대표가 되려면 과반수 노조 지위를 얻어야 한다.
Q. 초기업노조 가입 후 별도 기업별 교섭도 가능한가?
가능하다. 교섭단위는 원칙적으로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이므로, 초기업노조 소속이라도 해당 사업장 단위 교섭대표노조 결정에 참여한다.
작성: 서재홍 | NO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