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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6명 중 1명이 사라졌다 — ‘AI 대수평화’ 시대의 도래

2022년 5월부터 2025년 5월까지 3년간, 미국 상장기업의 관리자 인원이 6.1% 줄었다. 같은 기간 관리자 1인당 실무자 비율은 3.3명에서 5.8명으로 거의 두 배 가까이 벌어졌다. 채용 공고에서도 변화는 선명하다. 중간관리직 포지션은 2022년 4월부터 2024년 10월 사이 40% 이상 감소했다. Fortune이 이 흐름에 이름을 붙였다 — “대수평화(The Great Flattening)”.

이건 단순한 구조조정이 아니다. AI가 보고서를 읽고, 데이터를 분석하고, 조직 계층 간 정보를 번역하는 일을 대신하면서, 중간관리자가 수행하던 핵심 기능 자체가 소멸하고 있다. 그리고 이 여파는 중간관리자에 그치지 않는다. 2026년 6월, Uber는 HR 부서 인력을 23% 감축했다. 관리하는 사람이 줄면, 관리를 돕는 부서도 줄어드는 것이 논리적 귀결이다.

한 줄 요약: AI가 조직의 수직 계층을 압축하면서 중간관리자뿐 아니라 HR 기능 자체의 존재 이유가 재정의되고 있다 — ‘대수평화’ 시대, HR의 새 역할은 무엇인가.

숫자로 읽는 대수평화

6.1%

미국 상장기업 관리자 인원 감소율 (2022~2025, 3년간)

Fortune / Revelio Labs, 2025

20%

2026년까지 AI로 조직 수평화를 추진할 기업 비율 — 이 중 중간관리직 절반 이상 제거 예상

Gartner, 2024

149,935

2026년 상반기 미국 테크 업계 감원 규모 — 전년 동기 대비 44% 빠른 속도

TechTimes, 2026.6

40%

2026년 5월 미국 기업 감원 중 AI를 공식 사유로 명시한 비율 — 3개월 연속 1위

Challenger, Gray & Christmas, 2026.5

솔직히, 이 숫자들을 처음 모아놓고 보면 좀 놀랍다. “AI가 일자리를 대체한다”는 이야기는 이미 수년째 들어왔지만, 관리자 계층이 체계적으로 축소되는 흐름이 이렇게 데이터로 확인되기 시작한 건 2025~2026년이 처음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변화의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고 느낀다.

Uber 사례가 보여주는 구조적 전환

사례 — Uber HR 부서 23% 감축2026년 6월 3일, Uber는 People Division(HR·채용·인재관리·노사관계 담당) 인력을 23% 줄였다. 전체 임직원 34,000명의 “1% 미만”이라고 발표했지만, 실제로는 약 340명 규모다. 배경이 흥미하다. 5월 11일 최고인사책임자(CPO) Nikki Krishnamurthy가 사임한 뒤, Jill Hazelbaker가 HR·안전운영·기업커뮤니케이션을 통합 관장하는 ‘대통합’ 체제로 전환했다. Hazelbaker는 내부 메모에서 “조직이 복잡하고 파편화됐다. 중복 업무, 불명확한 소유권, 사업부와 동떨어진 팀”을 감축 이유로 꼽았다. 흥미로운 건, Uber가 2026년 AI 예산을 4개월 만에 소진했다는 보도(The Information)가 같은 주에 나왔다는 점이다. 회사는 “AI와 무관하다”고 부인했지만, 타이밍은 의미심장하다.

Uber 사례를 단독 사건으로 보면 안 된다. 이건 더 큰 패턴의 일부다. Meta, Amazon, Google, Intel은 이미 관리직 인력을 대폭 줄였고, Block(구 Square)은 2026년 2월 전체 인력의 40%인 4,000명을 한꺼번에 감원했다. McKinsey조차 글로벌 인력의 약 10%(3,000~4,000명)를 줄이고 있다. 컨설팅 업계에서 AI가 주니어 리서치와 백오피스 업무에 필요한 시간을 크게 단축시켰기 때문이다.

왜 HR 부서가 타깃이 되는가

이건 좀 불편한 질문이다. HR이 감축 대상이 되는 이유는, HR의 전통적 업무 상당 부분이 AI의 핵심 역량과 정확히 겹치기 때문이다.

채용 프로세스의 이력서 스크리닝, 면접 일정 조율, 온보딩 문서 처리 — 이 모든 것이 이미 AI 에이전트로 대체 가능하다. 급여 계산, 근태 관리, 복리후생 안내 같은 운영 업무도 마찬가지다. 관리자 수가 줄면 성과 면담 횟수가 줄고, 승진 경로가 단순해지며, 인사위원회 운영 부담도 감소한다. 관리 대상이 축소되면 관리 인프라도 축소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Gartner의 예측대로 조직의 20%가 실제로 수평화를 추진한다면, 그 조직의 HR팀은 지금과 전혀 다른 형태가 될 수밖에 없다. 보고 체계가 3~4단계에서 1~2단계로 줄어들면, 중간관리자 대상 리더십 교육, 직급별 보상 설계, 승진 체계 관리라는 HR의 전통 영역 상당수가 존재 이유를 잃는다.

방향 감각을 잃은 조직의 경고

대수평화의 이면에는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쌓여 있다. 직원의 37%가 “방향 감각을 잃었다”고 답했고, 시니어 임원의 거의 절반이 “남은 조직을 제대로 관리할 수 있을지 확신이 없다”고 응답했다. 중간관리자가 담당하던 멘토링, 경력 개발 안내, 갈등 중재 기능이 사라지면서 생기는 공백이다.

아쉽다. 많은 기업이 ‘비용 절감’과 ‘구조 효율화’만 보고 중간관리자를 줄이면서, 그 역할이 조직에 기여하던 보이지 않는 가치 — 심리적 안전감 제공, 경영진과 현장의 번역자 역할, 주니어 인재 육성 — 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있다. Jack Dorsey(Block 창업자)와 Roelof Botha(Sequoia 파트너)가 “AI가 중간관리자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다”고 말했을 때, 그것은 기술적으로는 맞을 수 있다. 하지만 조직은 정보 전달 파이프라인만으로 굴러가지 않는다.

한국 HR이 주목해야 할 지점

한국의 생성형 AI 이용률은 2025년 하반기 기준 30.7%로, 상반기 대비 4.8%p 상승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증가 폭을 기록했다. 반면 “AI가 내 직무를 개선할 것”이라는 긍정 응답은 20% 미만에 머물렀다. 기술은 빠르게 도입하면서 그 영향에 대한 조직적 준비는 뒤처지고 있다는 뜻이다.

한국 기업의 위계 구조는 미국보다 층이 깊다. 사원-대리-과장-차장-부장-이사로 이어지는 직급 체계에 팀장-파트장-실장 같은 관리 포지션이 중첩된다. 이 구조에서 AI 기반 수평화가 시작되면, 그 충격파는 미국 이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일부 국내 IT·스타트업에서는 직급 단순화와 보고 체계 축소를 실험하고 있지만, 대기업과 공공 영역에서는 여전히 논의 초기 단계다.

핵심이다 — HR 부서는 이 변화의 실행자이자 대상이라는 이중적 위치에 놓여 있다. 조직 수평화를 설계하고 추진해야 하는 것은 HR이지만, 그 결과 HR 자신의 역할과 규모도 축소된다. 이 역설을 어떻게 풀어낼 것인가가, 향후 3~5년간 한국 HR 리더들의 핵심 과제가 될 것이다.

💡 실무 시사점: AI 대수평화는 단순히 ‘인원 감축’이 아니라 관리 계층 자체의 재설계를 의미한다. HR은 축소 대상이 아닌 전환의 설계자로 자리매김해야 하며, 중간관리자가 담당하던 멘토링·갈등 중재·경력 개발 기능을 어떤 형태로 존속시킬지가 조직 건강성의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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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링크

작성: 서재홍 | NO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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